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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평깨 55 호

멘토에 의해 세워져가는 공동체 - 인천계산교회 청년부

2002년 12월 편집부


한국의 청년 대학생 중 89.1퍼센트가 불신자'라는 통계는 가슴아픈 청년목회의 현장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주는 한국 교회의 현실이다. 그러나 그 어렵다는 청년목회의 부흥을 일구어낸 현장이 있다. 불과 3년여 만에 5배가 넘게 성장한 계산교회의 청년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혹자는 교회 주변에 인천교대와 경인여대가 있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많이 모일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대학가를 끼고도 청년부가 부흥되지 않는 교회가 어디 한 둘인가? 계산교회 청년부가 무슨 이유로 이렇게 부흥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찾아보기 위해 예배당에 들어섰을 때, 기자는 그들이 드리는 예배의 모습에서 그 이유를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열정적으로 예배에 반응하는 청년들의 모습도 그러했지만, 무엇보다도 청년들에게 복음의 진리를 강하게 선포하면서도 확실한 동기부여를 일으키는 설교를 듣는 순간 기자 역시 무언가를 다짐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 5명의 멘토가 세운 130명의 공동체

현재 청년부를 담당하고 있는 이윤호 강도사는 부임 당시 "당신 정말 예수 믿는 것 맞습니까?"라는 질문을 1년 동안 설교 시간과 각종 모임에서 반복해서 던져야만 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이 강도사의 눈에 비친 청년들의 모습은 형식적인 신앙 그 자체였기 때문에 교회에 오랫동안 출석했기 때문에 자신은 예수 믿는 성도라고 생각하는 착각을 깨트릴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이 강도사는 고목나무가 꽃을 피우듯 매너리즘에 빠진 청년들이 자라갈 수 있는 토양은 제자훈련 밖에 없다는 확신을 가지고 청년들에게 훈련에 자원할 것을 제시했다. 그리고 전체 26명의 청년부원들 중에 훈련을 받겠다는 5명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기본적인 양육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창세기 본문을 가지고 성경공부 형식의 훈련을 실시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자료를 찾기 위해 들른 서점에서 『제자훈련 셀프 스터디』라는 책을 읽으면서 '이런 책이 있는데도 제자훈련을 미룰 수 없다'는 확신이 들었고 결국 이 책을 가지고 5명과 함께 제자훈련을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 훈련을 시작했을 때는 자신의 구원에 대한 확신조차 불분명했던 청년들이었지만, '셀프 스터디'를 통해서 서서히 변해가는 그들을 보면서 이 강도사는 '하나님께서 이들을 통해 큰 일을 이루실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3년이 지난 지금, 이 5명의 훈련생들은 각각 6명의 리더와 2,30명의 지체를 책임지는 간사로 섬기고 있다. 리더 한 명 없이 26명이 모이던 청년부가 3년 만에 30여 명의 리더가 섬기며 130여 명의 지체들이 모이는 공동체로 살아나게 된 것이다.

▶ 멘토가 세워지는 공동체

그러나 계산교회 청년부가 숫적 증가보다 더욱 값지게 여기는 것은, 청년들 안에 살아난 열정과 영혼 구원에 대한 소망함이다. 제자훈련이 청년부 안에 정착하면서 제자훈련의 중요성이 자연스럽게 공유되어 훈련을 받기 위해 자원하는 청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일단 훈련을 받고 나면 청년들의 모습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영혼을 끌어안는 면이나 기독청년으로서의 삶에 대한 태도가 확연히 변하며,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스스로 전도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갖는 것이나 섬김과 헌신에 대해 적극적인 분위기가 청년부원들 전체에 확산되었다.

독특한 것은 제자훈련 인도자가 바로 제1기 훈련생이었던 5명의 간사들이라는 점이다. 계산교회 청년부에서는 5명의 간사들이 자신이 맡고 있는 지체들 가운데서 자원한 청년들을 대상으로 제자훈련을 실시한다. 훈련 과정은 현재 옥한흠 목사가 집필한 제자훈련 교재 3권을 이용하여 1년 동안 실시하는 제자훈련과 제자훈련 셀프 스터디를 가지고 실시하는 사역훈련으로 진행된다.

이 2년간의 훈련 기간동안 훈련생의 선배인 5명의 간사들은 제자훈련 인도자뿐만 아니라 후배의 영혼을 책임지는 멘토가 되어준다. 이런 훈련 과정을 통하여 계산교회 청년부에서는 선배가 후배를 책임져주는 분위기가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지도 교역자는 단지 전체에 대한 감독과 길잡이 역할 외에는 관여하는 일이 거의 없다. 청년들 스스로 훈련에 자원하고, 후배를 섬기는 일에 헌신하도록 지도하는 것을 통해 이 강도사는 5명의 간사들뿐만 아니라 청년부원 전체에게 또 다른 멘토인 셈이다.

▶ 미전도 종족의 멘토가 되려는 공동체

작년 여름, 계산교회 청년부는 필리핀 산지족인 뜨뜨반족을 대상으로 단기선교를 다녀왔다. 사실 이들은 이미 99년에 필리핀 단기선교를 실시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때는 참가자들 스스로 아무런 영적 준비도 안되어 있었고, 아무런 동기부여도 없었다. 하지만 작년에는 청년들 스스로 매우 중요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 즉, 뜨뜨반족에 교회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제자훈련을 통해 영혼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상태에서 실시한 단기선교는 확실히 달랐던 것이다. 청년들 스스로 뜨뜨반족과의 관계를 지속하면서 그들을 영적으로 책임지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개인별로 뜨뜨반족 청년들과 편지로 자주 연락하면서 그들과 영적인 교제를 나누었을 뿐만 아니라 그곳에 교회가 세워지기 위하여 기도하는 모습이 계속되었다. 그리고 뜨뜨반족 교회 건축을 위하여 선교헌금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뜨뜨반족 가운데 한 청년이 목회에 헌신하였다는 소식을 접하고, 올해부터는 새로 뜨뜨반족 목회자 지원 헌금까지 하고 있다. 단기선교에 참여했던 청년들은 어느새 뜨뜨반족의 멘토의 역할을 자원하고 있었던 것이다.


젊음에 허락되는 무한한 가능성을 온전히 주님께 드리기 위해 잠잠히 기도하고 준비하는 계산교회 청년들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은 기대하며 찾아가던 때와 다름없이 큰 도전과 뿌듯함을 한아름 안고 올 수 있었다. 자신의 영혼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 나아가 타민족의 영혼까지도 책임지려는 이들이 모인 계산교회 청년부의 미래는 분명하다.

멘토에 의해 세워져가는 공동체에 하나님의 사람들이 넘쳐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계산교회 청년 공동체에게 임한 이 놀라운 은혜가 한국교회 안에 가득하기를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