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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평깨 56 호

생명력 있는 교회는 시스템 바로미터가 분명하다

2002년 12월 오정현 목사


"요강단지같이 냄새나는 인격이 하나님 나라의 금그릇으로!", "말 많은 사람에게 제자훈련을!" 이런 구호로 시작한 제자훈련이 어언 14년 동안 이어져왔다.

그간의 제자훈련 목회사역을 돌아보면서 한 가지 깨닫게 된 것이 있다. 사람은 적어도 3년 정도는 겪어보아야 알 수 있다는 사실이다. 교회가 한 사람을 양육하려면 적어도 3년의 시간은 들여야 한다.

우리 교회의 제자양육 시스템은 크게 새가족반, 새일꾼반, 제자반, 사역반으로 이뤄진다. 한 사람의 제자를 만들기 위해 이 시스템이 한 번 돌아가는 데 3년이 걸린다. 요즘 여러 교회들에서는 3, 4개월 정도로 제자훈련 사이클을 단축하여 실시하기도 한다.

단기훈련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겠지만, 사람을 온전히 변화시킨다는 측면에서 볼 때는 너무 성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 교회에서 적어도 10년은 집중적으로 목회할 작정이라면, 느긋하게 3년 정도의 사이클로 회전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짜놓는 것이 좋다.

또한 교회는 계속해서 그들 각자의 은사가 적재적소에서 발휘되도록 사역의 장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제자훈련만 시키고 은사대로 봉사케 하지 않으면 교회는 건강해질 수 없다.

반면 아무리 교회 안팎으로 은사에 따라 다양한 사역들이 활발하게 이뤄진다 해도, 제자훈련을 철저히 시키지 않고 사역에만 성도들을 투입한다면 교회의 건강에 치명적인 허점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늘 명심하고 조심해야 한다.

제자훈련에 힘쓰는 교회는 가슴이 뜨거운 교회로 세워나가야 한다. 평신도들을 가장 뜨겁게 만드는 것은 역시 귀납법적 성경 공부와 말씀을 생활에 적용케 하는 전인적인 소그룹을 통한 균형 잡힌 말씀훈련, 생활훈련이다.

훈련을 통해 심령이 치유되고, 거기서 눈물 흘리며 찬양하는 가운데 전체 교회의 체질과 분위기가 뜨겁게 변화되어간다. 뜨거운 은혜를 받게 하는 것이야말로 제자훈련 양육 과정 전반을 떠받쳐 주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교회 전체의 조직 또한 기능적인 조직이 아니라 생명력 있는 유기적인 조직을 갖춰 나가야 한다. 조직이란 것 자체가 덫이 되어 교회를 화석화시키고 생명력을 앗아가며 영적인 사역의 속도를 늦춘다면, 그것은 죽은 조직일 수밖에 없다.

한편 목회자는 말씀을 통해 영감 있는 예배를 또 하나의 축으로 삼아 교회의 생명력을 더해나가야 한다. 살아 있는 예배가 교회를 사랑으로 가득 차게 만들며, 성도들로 하여금 세상에 나가 그 말씀의 은혜를 나누고자 하는 관계 지향적 전도를 통해 적극적으로 복음의 열매를 맺게 하는 동력이 된다.

예수님은 살아 계신 구원자이시다. 그는 살아 있는 몸이요 교회의 머리가 되신다. 그분이 죽은 교회, 쇠퇴하는 교회의 머리가 될 수 있는가? 그분이 침체하는 교회의 머리가 될 수 있는가? 교회에 대해 좀더 큰 그림을 그려서 보자면 결코 그렇지 않다.

예수님은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이 되시므로 그의 몸인 교회는 생명을 주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생명력 있는 교회는 성장한다."라고 하신 그의 절대적인 약속은 진실이다.

교회가 잃어버린 세상에 생명을 가져오기 위하여 하나님과 연합하면 성장한다. 하나님은 교회가 성장하기를 원하시는가? 그렇다. 그는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이시다. 그의 아들은 생명을 주시는 구원자이시다. 성령은 생명을 주는 영이다(딛 3:5).

따라서 그의 몸인 교회는 머리되신 예수님의 생명의 속성을 드러내야만 한다. 한 영혼을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한 자로 세우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 있는 양육 시스템으로 접근해 보라.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변화되면 사랑의 능력이 나타난다.

변화가 일어나면 교회와 교역자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러면 교회는 성장한다. 살아 있는 교회는 쑥쑥 자라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