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세포조직 처럼 생명력있는 작은 그룹들이 교회를 형성한다. 이들 그룹을 통하여 성경공부와 제자훈련이 이루어지고 그 가운데 교인들은 철저히 무장된 신앙인으로 성장한다.
광주반석교회(최종원 목사)는 소그룹운동을 통한 교회운영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가동하고 있는 교회중 하나이다. 특히 이 지역에서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획기적인 시도들을 하고 있어 주목을 받는다.
소그룹의 기본 단위는 구역이다. 반석교회의 구역은 일주일에 한 차례 구역예배를 드리는 게 전부인 형식상의 조직이 아니다. 전도와 교제, 양육이 이루어지는 교회사역의 최전방이자 가장 중요한 핵심부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최 목사의 주일낮 설교가 그대로 소그룹 모임에서 교안이 된다. 말씀의 홍수속에서 헤매기보다 하나의 일관된 주제에 집중하는게 효과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주부 중심의 구역은 수요일 오전, 직장인들은 따로 주일 오후에 주일낮 설교 내용을 복습하고 심화, 적용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형태는 주일학교에도 똑같이 이어진다.
구역 위주로 교회가 움직이다 보니 구역장들에게 막대한 권한이 부여되어 있다. 심방이나 구역내 각종 사역들은 구역장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교역자들은 구역장의 위치와 역할을 존중해 그들의 요청이 있지않는 한 사역에 대해 간섭하지 않는다.
교역자들의 역할은 다른데 있다. 구역과는 별도로 지도자들을 양육하는 6개그룹과 초신자 성경공부 그룹을 인도하는 것이 이들의 몫이다. 대신 구역장에 대한 교육은 일주일에 3시간 가량씩 철저하게 이루어 진다.
소그룹운동이 교회에 정착하면서 적잖은 성과들이 나타났다. 제자훈련으로 동기부여를 받은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전도운동을 벌여 설립 8년만에 장년성도 600여명이 출석하는 교회로 성장한 것이다. 무슨 사안이 있을 때 교회 전체가 유기체처럼 함께 움직여 일을 해내는 모습도 이웃교회들의 부러움을 산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소득은 평신도들이 교회 사역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지도자 훈련을 받은 교인들은 은사에 따라 각 분야에 배치되고, 분명한 목적의식과 소명감을 갖고 사역에 임한다.
새가족위원회가 대표적인 경우다. 일대일로 12주간 교제를 갖고 신앙생활과 교회활동에 적응하게 이끌어주는 역할 역시 평신도들의 힘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교인간에 연륜이나 직분에 따른 계급의식은 교회에서 진작에 사라졌다. 심지어 남전도회나 여전도회 같은 별도의 조직조차 필요없을 정도가 됐다.
평신도와 사역자의 구분이 없어져야 한다며 최 목사는 이렇게 말한다. 『평신도에게 성경을 넘겨주는 것이 첫 번째 종교개혁이었다면 이제는 사역을 넘겨주는 제2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역자가 떠나도 평신도들이 중심이 되어 지속적으로 사역을 펼쳐갈 수 있는 교회를 이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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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기독신문(1998-08-05)에 실린 기사를 발췌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