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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평깨 57 호

제54기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 참석자 인터뷰

2002년 12월 편집부

"좀 더 일찍 올 걸 하는 후회가 있습니다"

건강한 교회, 살아있는 교회를 세우는 것은 모든 목회자들의 소망이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교회를 건강하게 하며, 유기체적 조직으로써 살아 움직이는 교회가 되게 할 수 있는지를 아는 이 소망을 마음에 품고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가 지난 11월 18일부터 23일까지 열렸다. 전부 389명이 모인 이번 칼 세미나는 한국교회의 체질개선과 일선 목회자들의 영혼구원을 향한 몸부림의 단면을 볼 수 있는 자리였다.


▶ 박희천목사(부평 새생명 교회)

설교만으로는 주님을 향한 열정들이 모아지지 않았습니다. 힘들게 모여진 몇 사람은 본인의 열심은 있었지만 함께 일해나가는 방법들을 알지 못했고 불협화음이 있었거든요. 이런 부분들이 좀 속시원히 해결됐으면 했는데 이 세미나에 좀 더 일찍 올 걸 하는 후회가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제자반 오픈에 참석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제가 참석한 제자반에서 유언서를 써오라고 생활숙제를 내줬는데, 어느 집사님이 써온 유언서를 들으며 저 뿐만 아니라 거기에 참석한 많은 목회자들도 함께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감동적이었습니다. 제자훈련을 받는 성도들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면서 소그룹은 설교 그 이상의 위력이 있다는 사실을 절감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아직까지 소그룹을 인도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100% 자신할 수는 없지만 체험학교 등 이후 후속세미나들을 참석하면서 좀 더 확실한 밑그림을 그려볼 계획입니다. 그래서 이번 세미나를 통해 제가 받은 감동과 영감을 저희 교회에 알맞게 적용할 수 있도록 고민하는 숙제가 생겼습니다.

▶ 박종암 목사(예능교회)

그저 '평신도를 깨운다' 교재를 배우는 시간인가 했는데 논리적이고 자세한 가르침 뿐 아니라 현장을 공개하면서 지도해 주셔서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많은 수확을 얻고 갑니다. 한 동안 선교단체의 스피릿을 교회는 왜 수용할 수 없는가에 대해 많이 고민을 했었는데 이전에 알고 있다고 자부했던 교회론에 대해 새롭게 받아들이게 되면서 흐릿했던 확신이 명확해 졌다고 할까요. 옥 목사님 말씀에서 방법(skill)보다 신념(mind)을 공유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한국교회가 어떻게 가야 되는가에 대한 방향성과 각 교회가 다르지만 나름의 적용들로 목회의 토양이 개선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깁니다.



▶ 손귀목 목사(중앙아시아 K국 선교사)

안식년을 맞아 한국에 들어오는 기회에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세미나는 저에게 목회철학, 아니 선교철학이 정립되었다고 할까요? 하나님께서는 저를 강권하시어 영하 40도 이하로 내려가는 추운 날씨를 보이는 K국으로 보내셨습니다. 저에게 K국으로 "가서 제자 삼으라"고 명령하셨기 때문에 제가 할 일은 제자 삼는 것 말고는 다른 할 일이 없습니다. 한가지 소원이 있다면, 이처럼 선교의 본질을 먼저 깨닫고 현지에서 열심히 사역하는 선교사들이 그들의 경험을 공유하고 나누어 준다면 이제 새롭게 출발하는 저와 같은 사람에게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앞으로 국제제자훈련원에서 이 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 세계선교가 올바른 방향과 비전을 가지고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 강유택 목사(영국 뉴캐슬 한인교회)

영국교회는 지금 굉장한 침체기에 빠져 있습니다. 그래서 안타깝게도 많은 교회들이 카페나 서점, 심지어는 이슬람 사원이나 힌두교 사원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런 영적 침체는 비단 영국교회 뿐만의 것은 아닙니다. 영국에서 사역하는 한인교회를 비롯한 유럽 전역에서 사역하는 교회들이 침체된 교회를 다시 살려보려고 노력합니다만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저도 저희 교회의 영적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성경공부 모임을 개설하고, 사랑의교회 제자훈련 교재 '평신도를 깨운다'를 교재로 사용 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뭔가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에 안 것이지만, 삶의 변화에 초점이 맞춰진 제자훈련 교재를 가지고 지식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성경공부 교재로 사용한 것이 넌센스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 교재를 쓰신 옥목사님께서 도대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를 알고 싶어서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세미나는 옥 목사님의 광인론과 여러가지 강의를 통해 제자훈련이 성경이 말하는 본질적인 목회철학이라는 점을 확실히 깨닫게 되었습니다. 교회를 깨우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어떤 사역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목회자의 목회철학이 바로서야 한다는 것이지요. 미주지역 뿐만 아니라 유럽에도 CAL-NET이 조직되어, 저와 같이 교회가 영적 침체에 빠져 돌파구를 찾는 목회자들을 도와줄 수 있는 큰 힘이 되리라고 믿습니다. 나아가 한인교회 뿐만 아니라 영국교회에도 그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