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설교에 은혜 많이 받았습니다”
설교를 마친 목회자에게 성도들이 건네는 이 말 한마디는, 마치 시원한 청량음료와 같이 느껴진다. 성도들에게서 이 말을 많이 들으면 들을수록, 설교자는 자신의 설교가 성도들에게 꽤 의미있게 전달되었다고 믿는다.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은혜 받았다”는 사람은 많지만, 은혜 받은대로 사는 사람은 많지 않더라는 점이다. 만일 은혜받은 사람들이 그 받은 은혜대로만 살았더라도 이 땅이 좀 더 거룩해지고, 하나님의 나라가 좀 더 확장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 말 뒤에는 더 심각한 사실이 숨어있다. 그것은 성도들이 예의상 해주는 이 말에 목회자들 스스로 대단한 자부심을 느낀다는 사실이다. 즉, 자신이 대단한 설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성도들이 삶에는 아무런 변화도 나타나지 않는 설교에 말이다.

지난 1월 27, 28일 양일간 서울 사랑의교회 본당에서 진행된 새들백 설교세미나는 바로 이런 한국교회의 설교 매너리즘을 깨뜨리는 각성과 함께 성도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설교란 과연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는 귀한 자리였다.
강사로 섬긴 톰 할러데이 목사(새들백교회 수석 부목사 겸 설교담당 목사)와 케리 슈크 목사(우들랜즈 펠로우십교회 담임목사)는 “설교를 들은 성도들의 삶에 변화가 없는 것은 그들의 태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설교자가 삶을 변화시키는 설교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설교자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성경적인 설교란 정보(Information)를 전달하는데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항상 삶을 변화(transformation)시키는 설교이어야 한다”는 것과 “삶을 변화시키는 설교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설교의 대지를 결정하는 주체를 성경본문으로만 고정시키지 말고 변화시키려는 적용점이 대지를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은 한국 목회자들이 이제까지 갖고 있었던 설교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본문 중심적이면서도 철저히 현실의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또한 설교를 들은 성도들이 구체적인 행동을 결단할 수 있도록 하는 설교가 바로 “삶을 변화시키는 설교”인 것이다.

사실 세미나 당일 아침, 진행본부에서는 엄청나게 내리는 눈 때문에 걱정을 했다. 게다가 그 기간에 다른 곳에서도 꽤 인기있는 세미나들이 열렸기 때문에 과연 몇 명이나 참석할지 궁금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살을 에는듯한 추위 속에서도 1000여명의 목회자와 사모, 신학생들들로 세미나장은 뜨거운 열기가 가득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박대희 강도사(해오름교회 담임)는 “저는 이제까지 완전히 잘못된 설교를 하고 있었습니다. 설교시간에 성경에 있는 내용만 전달했지 성도들의 삶을 변화시킬만한 아무것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이제라도 이런 세미나에 참석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라며 세미나에 온 소감을 밝혔다.
옥한흠 목사는 세미나를 마치는 인사말을 통해 “한국교회 목회자들에게 너무나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시간을 좀 더 많은 목회자들이 들어서 한국교회 강단에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다음에 또 다시 이 세미나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이번 세미나에 대한 평가를 대신했다.
[참석자들의 소감]
▶ 행복한 교회 박 유니아 전도사
설교가 좋은 목사님들 많이 계시지만 성도들의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했던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분들의 설교는 심령을 꿰뚫는 통찰력은 있었지만 긍정적인 설교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수의 성도들이 명쾌하긴 하지만 다시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아프기 때문에 그대로 덮고 넘어가는 악순환이 있었단 사실이지요. 성도들의 삶에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긍정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참 중요하단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 광일교회 이재윤 전도사
설교에 대해 다시 한번 눈을 뜰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설교자를 위한 설교를 해주신 것 같네요. 청중을 위한 설교자, 청중과 함께 호흡하는 설교자로 거듭나야겠다는 마음입니다. 무엇보다 도전이 됐던 것은 목회자들을 calling 할 수 있는 새들백의 영성과 깊은 애정에 감사했습니다.

▶ 세명교회 김기선 목사
삶을 변화시키고, 목적이 이끄는 설교를 해야 한다는 것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내가 원하는 설교가 아닌 예수님이 원하시는 설교를 하고 싶습니다.

▶ 보개 중앙교회 조정연 목사
'대지에서 동사를 사용하라'는 말씀이 강하게 와 닿았습니다. 행동을 유발시키는 설교를 위해 자료수집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낍니다.

▶ 강릉 초당교회 정의석 목사
지금까지 설교 때문에 고민하던 부분들이 모두 공감이 됩니다. 또한 새들백교회 목회자들의 사명의식에 놀랐습니다. 한 편의 설교를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준비하고 사람들을 동원하고, 자료를 수집하는 그들의 모습이 강한 도전으로 다가옵니다. 특히 설교시간에 평신도들의 간증을 소개하는 모습은 설교시간이 목회자의 독점적인 영역이 아니라 어떻게든 한 영혼이 주님 앞에 나올 수 있을까 고민하는 자리로 연결이 된다는 것에 마음이 열렸습니다. 이제 한국적인 적용을 이끌어 내는 일이 숙제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