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가장 주된 특성은 남에게 가르침을 받는 것보다 자기 스스로 깨우쳐서 확인된 지식을 더 중시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이제 일방향적인 연역적(deductive) 방법으로는 잘 변화되지 않는다. 현대인들은 자기 스스로 경험하거나 나눔 받지 않은 것은 실천하지 않으려 한다.
인터넷은 이러한 개인 자율의 시대 분위기를 증폭시키고 있다. 아날로그 시대를 지나 디지털 시대의 관건은 투명성과 네트워킹, 그리고 이미지다. 이 시대의 핵심 코드는 이제 IT(Information Technology)를 넘어서서 RT(Relation Technology)로 명명될 만큼 종합적이고도 상호 역동적인 관계성을 요구한다.
소그룹은 단순히 성경 공부하는 모임이 아니라 영적 변화의 산실이다. 진리를 많이 안다는 것과 진리대로 살아간다는 것은 다르다. 그러므로 교육이 아니라 훈련이 중요하며, 배운 대로 살게 하는 삶의 현장이 필요하다. 소그룹은 이런 삶의 훈련에 중요한 텃밭 역할을 한다.
교회가 커질수록 작은 단위들이 제대로 움직여야 한다. 단순히 ‘소그룹을 많이 가진 교회’가 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완전히 ‘소그룹적인 교회’ 또는 ‘소그룹의 교회’로 탈바꿈해야 한다. 이기주의, 실용주의를 넘어 심령과 심령이 통하는 데서 오는 삶의 진정한 변화를 추구하는 이 소그룹은 한때 반짝하고 마는 일과성 사역이 아니다. 생명력 있는 세포 조직과도 같이 재생산을 중시한 예수님의 제자훈련 방법이었다.
제자훈련하는 교회에서 소그룹의 핵심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소그룹 리더를 올바로 세워 그들이 목회자 고유의 사역으로 여기는 말씀 사역을 소그룹을 통해 공유케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목회자는 그들과 적어도 매주 한 번씩은 만나 소그룹 활동에 필요한 기술훈련을 제공하고, 귀납적 성경 공부와 함께 교회의 사역을 추진하는 목적의식, 즉 비전을 제시하고 격려해야 한다.
제자훈련하는 교회의 소그룹은 전인적인 양육의 장이다. 20세기 초부터 주일학교, 일대일 양육을 거쳐 소그룹으로 이어져 온 양육의 역사는 이제 영성 형성(Spiritual for-mation) 이론을 바탕으로 좀더 통전적인 시각에서 전인적인 성숙을 추구하고 있다. 소그룹에서도 단순히 말씀을 나누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찬양과 큐티 나눔, 삶의 간증, 귀납적 성경 공부, 말씀 요약, 합심 기도 등으로 그룹 다이나믹스가 통전적으로 한데 어우러져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전인적인 나눔은 소그룹 안에서 끝나지 않고 끊임없이 외부지향적이어야 건강해진다는 사실이다. 현재 우리 교회는 각 다락방 소그룹마다 중국의 미래 지도자들을 입양하여 섬기고 있다. 그리고 작년 한 해만도 다락방 중심으로 250여 명의 성인들이 단기선교 등 각종 선교사역 현장에 참여했다. 다락방 소그룹은 이제 교제나 양육 차원을 넘어 선교적 시각과 영적 승법 번식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소그룹을 잡아라. 거기에 미래 교회의 사활이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