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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강진상 목사_양산 평산교회
“아빠! 이게 사람 사는 거야?” 지금은 28사단에서 군목으로 사역하던 시절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 때 내게 던진 충격적인 말이었다. 교회를 개척할 당시 난시청 지역이라서 집에서는 TV를 볼 수 없었다. 그래서 2km 정도 떨어진 안동네 모세네 집에 가서 어린이 프로만 보고 오도록 했다. 그러나 그날따라 예정 시간보다 늦게 오기에 왜 늦었느냐고 묻자 눈을 부릅뜨고 “아빠! 이게 사람 사는 거야?”라고 항변하는 것이었다. 할말을 잃은 나는 책상 앞에 앉아 “하나님 너무 하십니다. 어린 자식의 마음에 이런 상처를 주게 하시다니요”라고 푸념을 했다.
나는 30대 초반에 안수집사가 되고 흔히 잘 나가던 세상살이를 접고 처와 두 자녀를 둔 만년에 신학을 시작했다. 전포중앙교회에서 교육전도사로 섬기다가 1988년 겁도 없이 수원지 보호구역이요, 그린벨트지역에서 비가 오면 상습적으로 침수되는 초라한 기와집을 보증금 10만 원, 월세 1만 원의 집을 임대해 교회 겸 사택으로 사용하며 교회를 개척했다. 단 한 명의 개척 멤버도 없이 두 부부와 어린 두 자녀(당시 아들 10세, 딸 7세)가 교인의 전부였다.
직접 집을 개조하고 수리하며 3월 28일 설립 예배를 드리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당시의 시찰장이셨던 손종칠 목사가 참석해 “교회가 어디야?”라고 묻기에 방문을 열어 보였다. 기가 막힌다는 듯이 나를 빤히 쳐다보던 그가 “강대상 밖으로 빼!”라고 말해 강대상을 마당에 놓고 설립예배를 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