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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정명철 목사_ 대구 대흥교회
2020년 2월, 나는 대구 대흥교회 40여 명의 성도들과 함께 이스라엘 성지 순례 중이었다. 그곳에서 코로나19 관련 뉴스를 처음 들었다. 그리고 며칠 뒤 ‘신천지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라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소식에 교회가 걱정됐다. 담임목사인 내가 타국에 있으니 성도들은 안전한지, 예배는 잘 드려지고 있는지 등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순례 팀과 함께 교회를 위해 중보하며 비행기 경유지이자 여행 마지막 코스인 러시아로 향했다. 공항을 지나 모스크바 시내로 향하는데, 갑자기 경찰들이 집단을 이뤄 우리가 탄 버스를 세우더니 모두 내릴 것을 지시했다. 하늘에는 우리를 감시하는 드론 정찰기도 띄워져 있었다.
알고 보니 갑자기 발생한 코로나19 상황에 러시아 경찰들이 동양인인 우리를 중국인 관광객으로 오해하고 출동한 것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인천에 도착해 핸드폰을 켜자 부교역자들의 숨 가쁜 보고가 실시간으로 들어왔다.
대구가 심상치 않았다. 신천지 신도의 전도 활동으로 교회 주변에서 확진자가 발생했고, 방역 당국이 교회 인근을 둘러싸고 방역과 소독을 하고 있어 모두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대구 봉쇄령’이라는 유언비어까지 돌던 때였다.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다.
결국 내 목회 인생과 더불어 한국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비대면 예배’라는 것을 맞이했다. 처음 겪는 이 모든 상황에 담임목사로서 당혹스러웠다. 예배는 어떻게 해야 하며, 성도들의 마음은 어떻게 하나로 모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