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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박정근 목사(영안교회)
댈러스신학교에 9년째 머물던 어느 날 친구가 책 한 권을 전해 주었다. 『평신도를 깨운다』였다. 책을 읽으며 받았던 충격과 감동을 난 지금도 잊을 수 없다. ‘한국에도 이런 목회자가 있었구나. 도대체 이 교회는 어떤 교회일까?’ 다음해 영안교회에 부임하자마자 난 CAL세미나에 참석하였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토록 뵙고 싶었던 그분을 멀리서 뵐 수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15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틈틈이 만날 때마다 관심 가져주시고, 귀찮은 질문에 일일이 답해 주시고, 바쁜 시간을 내어 부흥회도 와 주시고, 그렇게 목사님은 내 인생과 목회에 멘토가 되어주셨다. 같은 교단도 아니건만 제자훈련에 목숨을 걸었다는 그 한 가지 사실만으로 그분은 과분한 사랑을 내게 부어주셨다. 그리고 난 그분의 격려와 도움으로 그토록 원하던 ‘평신도를 사역자로 세우는 교회’를 세울 수 있었다.
이제 그분이 홀연히 떠나시고 나니 새삼 그분의 소중함이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 그분은 내게 목회의 핵심인 ‘한 영혼에 집중하는 법’을 삶으로 가르쳐주셨다. 그 많은 성도들, 그 많은 교단의 일들, 그 짐의 무게를 어찌 상상할 수 있으랴? 그러나 놀랍게도 그분은 그 많은 일들 속에서도 언제나 한 영혼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으셨다.
수년 전 우리 교단의 젊은 목회자 20여 부부는 경주 현대호텔에서 수양회를 가졌다. 아침 식사 시간에 식당에서 우연히 막 은퇴하신 그분과 마주쳤다. 교단의 미래를 꿈꾸는 젊은 목회자들이 모였다는 소식을 접하시고는 아침 일정을 기어이 조정하셔서 두 시간이 넘도록 우리를 만나주셨다. 그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