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이권희 목사_ 신일교회
일전에 모 방송국에서 방영한 ‘왜 한국인은 영어를 못할까?’라는 기획 프로그램을 시청한 적이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 영어에 쏟아 붓는 돈이 1년에 수십억 원이 넘는다. 그리고 대부분 수십 년간 영어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못한다. 이런 고민에서 출발한 게 이 프로그램이었다. 영어 교육을 오래 받았음에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막상 외국인이 말을 걸어오면 피하고 본다.
대화를 하더라도 더듬거리며,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지 못한다. 모두 ‘영어 울렁증’을 갖고 있다. 대한민국의 영어 현실을 보면서 ‘살아 있고 실천 가능한 영어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런데 교회에 다니는 교인들에게도 영어 울렁증과 유사한 고민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전도’다. 그렇게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하고 복음을 들었지만 전도를 못한다. 교회 안에서 수십 년간 신앙생활을 하고, 장로, 권사, 집사 직분을 받았지만 한 명도 전도하지 못한 직분자들이 적지 않다. 목사나 평신도나 할 것 없이 모두 답답하다. 그러면 이 모습을 보시는 주님은 얼마나 답답해하실까?
가장 좋은 전도훈련의 기회, 제자훈련!
그렇다면 제자훈련을 받는 훈련생은 어떤가? ‘전도 울렁증’은 제자훈련생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제자훈련을 받아서 삶이 변화되었다고 하면서 전도를 못하는 것이다. 우리가 아는 대로 제자도는 ‘전적위탁’, ‘순종’, ‘증거’의 세 가지로 압축된다.
요즘 주변 목회자들 중에 제자훈련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 역시 재생산에 있다. 제자훈련을 해도 재생산이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 제자훈련을 해도 전도가 잘 안되고, 교회가 성장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어쩌면 제자훈련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제자훈련이 진짜 제자훈련이 되려면 복음 증거가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제자훈련이야말로 가장 좋은 전도훈련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제자훈련 중 ‘전도하는 제자’를 강조해야 한다. 제자훈련 중에 ‘전도하는 제자’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제자훈련 중 ‘전도하는 제자’를 강조하는 방안
1. 제자훈련의 궁극적인 목표가 ‘재생산’임을 반복하라!
훈련은 반복해야 한다. 제자훈련의 궁극적인 목표는 개인의 ‘변화’가 아니라 재생산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제자를 삼으라’고 명령하셨다. 그러므로 훈련생들은 또 다른 제자를 삼기 위해 노력한다.
제자훈련을 시키다 보면 나타나는 지속적인 현상이 있다. 훈련생들이 복음 전도에 사명감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너무 신기한 현상이다. 제자훈련생들 대부분이 전도에 열심을 낸다. 특히 ‘앞으로 비전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평생토록 복음 전도를 하겠다고 고백하는 훈련생을 보면,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하다.
나는 제자훈련 시간에 우리가 훈련받는 궁극적인 목표는 ‘재생산’임을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강조한다. 이렇게 강조하는 이유는 반복해야 교육이 되기 때문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반복할 수 있는 것이 실력이다. 반복할 수 있다는 것은 그것에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본인이 확신이 없으면 한두 번 얘기하다 그만둔다. 교역자가 제자훈련을 통해 복음 전도를 반복해야 한다. 그것은 그의 확신과 관심이며, 훈련생들은 그 사실을 금방 알아챈다.
2. 생활숙제를 통해 전도가 삶에 체득되도록 하라!
제자훈련에서 전도를 강조하려면 제자훈련을 시작할 때부터 전도 목표를 정해야 한다. 제자훈련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첫 시간까지 ‘자신만을 위해 매일 기도해줄 기도자 2명’을 적어
오도록 한다. 더불어 ‘1년 동안 전도할 태신자 적어오기’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매주 태신자들을 위해 기도하도록 한다. 목표가 있어야 달성할 의욕이 생기고, 전략이 생기는 것 아닌가?
목표를 세우는 게 세우지 않는 것보다는 낫지만 그냥 있으면 전도의 열매를 얻기가 어렵다. 전도 목표를 세운 후에는 목표에 따른 실행 지침을 줘야 한다. 나는 이것이 바로 제자훈련 생활숙제를 통해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왜 한국인이 영어를 못 하는 것일까?’ 바로 그 문제는 실전에 있다. 언어는 실제로 경험해야 한다. 삶으로 체득되어야 한다. 전도도 마찬가지다. 왜 전도를 못할까? 전도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제자훈련에서 생활숙제를 통해 전도를 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몇 가지 예를 소개하면 ‘태신자를 위해 매일 기도하고 소감문 써오기’, ‘만원(현금)으로 전도하고 소감문 써오기’, ‘새생명축제에 태신자 초대하기’ 등 생활에서 전도 가능한 숙제를 냄으로써 훈련생들이 전도를 직접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3. 새생명축제에 적극 참여하도록 하라!
제자훈련을 하는 교회는 반드시 ‘새새명축제’를 해야 한다. 요즘 대그룹 전도가 점점 힘들어진다. 신일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우리 교회는 앞으로도 ‘새생명축제’를 지속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런 전도의 기회를 줘야 그나마 성도들이 전도하기 때문이다.
매년 우리 교회에서는 ‘새생명축제’를 개최한다. 올해로 12번째를 맞는데 매년 3,000명 이상의 태신자가 작정된다. 청장년 1,000명이 출석하는 교회 규모에서 3,000여명의 태신자는 적지 않은 수이다. 그런데 신일교회가 새생명축제가 정착될 수 있었던 것은 제자훈련 덕택이다.
제자훈련은 교회를 성장시킨다. 교회를 성장시키는 것은 당연히 ‘복음 전도’다. 영혼 구원과 제자훈련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옥한흠 목사도 생전 사랑의교회에서 제자훈련과 더불어 대각성전도집회에 생명을 거셨던 것으로 알고 있다.
신일교회는 수평이동이 아닌 초신자 전도로 지속적인 성장을 해왔다. 매년 200~300명이 등록하는데 초신자 전도가 60~65%이며, 수평이동은 35~40%이다. 신일교회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요인을 두 가지로 생각한다.
하나는 주변에 소문이 잘 났다. 또 하나는 성도들이 복음 전도에 열정적이기 때문이다. 그 핵심은 역시 ‘새생명축제’다. 매년 실시하는 새생명축제는 신일교회의 핵심사역이 되었다. 매년 가을에 열리는 새생명축제에 올인한다. 정말 열심히 전도한다. 담임목사가 다른 것은 몰라도 새생명축제에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사활을 건다. 물론 이에 힘들어하는 성도들도 있고,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그래도 순종하면서 이 사역을 해오고 있다.
이면에는 제자훈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제자훈련을 받은 성도들이 영혼 구원에 진력을 쏟는 것이다. 실제로 매년 새생명축제에서 전도를 제일 많이 한 이들이 제자훈련을 받은 이들이다. 또한 장로님들이 대부분 전도를 잘 하신다. 수년 동안 전도 1등을 하신 우리 교회 전도왕은 현재 시무장로이다. 나머지 당회원들도 새생명축제에 앞장선다.
무엇보다 제자훈련생들이 열심히 전도한다. 나는 새생명축제 기간이 다가오면 제자훈련 시간에 “여러분이 제자훈련을 받으면서 전도하지 않는다면 누가 전도하겠습니까? 이번 새생명축제에 제자훈련생 중에 전도왕이 나와야 합니다”라고 강조한다. 이렇게 하면 비록 전도왕은 나오지 않아도, 전도에 대한 거룩한 부담감을 가지면서 전도에 열심을 낸다. 결과적으로 제자훈련생 대부분이 전도를 하게 된다.
4. 제자훈련 교역자가 모범을 보이라!
흔히 양은 양이 낳는 것이라고 하면서, 목자인 목사는 전도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말한다. 이것은 전혀 성경적이지 않다. 복음서에서 예수님은 자신이 세상에 오신 목적이 복음 전도라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은 말로만 복음 전도를 강조한 것이 아니라 직접 전도를 통해 복음 전도의 모범을 보여주셨다.
목자이신 예수님이 직접 복음 전도를 보여주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제자훈련 지도자가 전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부끄럽지만 나는 직접 전도하려고 노력한다. 매주 수요일 전도지를 들고 나가서 전도한다.
성도들이나 나를 알아보는 이들이 “목사님이 직접 전도하세요?”라고 놀라는 얼굴로 질문한다. 내가 전도하는 것은 이렇게 해서라도 전도하기 위함이다. 새생명축제에도 반드시 태신자들을 초대한다. 그런데 이런 모습을 보면서 훈련생들이 도전을 받는 것 같다. 천 마디의 말보다 한 번 보여주는 것이 더 큰 교육효과를 낼 수도 있다.
5. 전도폭발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격려하라!
일전에 제자훈련을 하면서 훈련생들에게 “제자도의 핵심은 전적위탁, 섬김 그리고 증거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이 제자훈련을 하면서 증거하는 제자로 변화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훈련생들은 한결같이 제자훈련을 통해 직장이나 가정에서 복음을 전하고 싶지만 문제는 전도가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하고 물었더니 상당수가 복음에 대한 체계적인 훈련이 되어서 할 말이 없다는 것이다. 이때가 기회라고 생각하고,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 모두 전도폭발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두가 무언으로 함께 전도폭발훈련을 받기로 약속했다.
제자훈련을 받아서 삶이 변화되고 훌륭한 순장이 되어도 복음을 제대로 전하지 못한다면 늘 마음속에 ‘열등감’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마음이 없어서가 아니라 훈련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통로가 바로 ‘전도폭발훈련’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여타의 전도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좋지만 지금까지 임상으로 검증된 ‘전도폭발훈련’이 매우 유익하기에 우리 교회는 제자훈련 후 가능한 전도폭발훈련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렇듯 제자훈련의 열매는 역시 증인으로의 변화다. 제자훈련의 목적이 무엇인가? 일차적으로 자신의 삶이 변화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으로 끝난다면 2%가 부족한 것이다. 진정한 제자훈련의 열매는 전도로 이어져야 한다.
물론 자신이 훈련을 통해 변화되는 것이 제자훈련의 1차적인 목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변화가 자신에게만 해당되면 그것은 죽은 것이다. 변화된 성도는 자신의 삶의 영역에서 예수를 주로 고백하고, 삶에서 증인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제자훈련을 받은 훈련생에게 복음 전도는 마땅히 감당해야 할 몫이요, 사명이라 할 수 있다.
이권희 목사는 한국외국어대학교와 총신대학원, 탈봇신학교(Th. M.)와 풀러신학교(D. Min.)를 졸업했다. 현재 신일교회 담임목사, 교회갱신협의회 청년연구위원회 부위원장, OM선교회 이사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