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14년 06월

기획6 * 김연주 집사(대구 푸른초장교회) 인터뷰

기획 방선주 기자

“로마서 8장 암송, 말씀과 삶의 연합을 돕는다”


작년 12월 대구·경북지역에서 제자, 사역훈련 연합 수료식이 있었다. 사역반 수료자들이 한목소리로 로마서 8장을 암송하는 시간은 암송하는 이들에게도, 듣는 이들에게도 큰 은혜의 시간이었다. 푸른초장교회 김연주 집사는 사역반 1·2학기, 연합 수료식까지 로마서 8장을 3번 암송하며 “삶 속에서 복음이 더 선명해졌다”고 고백했다. 암송을 통해 삶 가운데 어떤 은혜가 있었는지 김연주 집사를 만나 들어 봤다.


사역반 초기에 로마서 8장을 외우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는가?
제자훈련을 받을 때는 매주 암송을 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암송에 대한 부담감이 컸었다. 하지만 암송을 하면서 받는 은혜가 부담감보다 더 큰 것을 알게 된 후, 두려움이 점차 사라졌다. 그래서 사역훈련을 받을 때는 기쁨으로 암송하게 됐다. 사역훈련을 시작하기 전, 양육 입학식에서 로마서 8장 1절부터 8절까지를 먼저 암송하고 훈련을 시작한 것도 부담감을 없애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물론 로마서 8장 전체를 암송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로마서 8장 암송을 하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사역훈련을 하면서 매주 로마서 8장 암송시험을 보는데, 소리 내서 시험을 보기도 하고, 종이에 써서 시험을 보기도 한다. 한번은 암송에 대한 동기 부여를 위해 쪽지시험 점수를 공개한 적이 있었다. 열심히 공부했지만 조사를 쓰지 않아서 한 개를 틀렸다. 조사 하나가 빠졌을 뿐인데 너무 철저하게 채점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해서 채점한 집사님에게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만점을 받은 한 명이 목사님께 칭찬을 받자 더욱 섭섭했다. 하지만 다음날 큐티를 하는 중에 하나님께서 상한 마음을 위로해 주실 뿐만 아니라, 성경 안에서 한 개의 조사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셨다. 하나님께서 자신의 뜻을 빈틈없이 정확하게 말씀하시기 위해 조사를 사용하신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후로는 암송을 하면서 조사 하나에도 집중하게 되고 말씀 앞에 겸손한 자세로 나아가게 됐다. 

 

로마서 8장을 외웠던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사역훈련을 시작하면서 목사님께서 개인별로 로마서 8장 본문을 갖고 책을 만들게 하셨다. 개역개정뿐만 아니라 공동번역, 표준새번역, 새번역, 개역한글, 우리말성경, 영어, 쉬운성경, GNB 등 여러 버전의 성경으로 책을 만들었다. 8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7장을 먼저 알아야 한다는 목사님의 말에 따라 7장을 먼저 묵상한 뒤, 만든 책으로 8장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에 읽을 때는 모르는 단어의 뜻을 찾아 책에 메모하며 읽었고, 단어의 뜻을 파악한 후에는 문맥의 흐름을 생각하면서 읽었다. 읽다 보면 내용에 따라 단락이 나뉘기 때문에 각 단락의 주제를 생각하며 매일 1절부터 39절까지 반복적으로 읽었다. ‘암송을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하나님께서 무엇을 말씀하려고 하시는지 이해하려고 하면서 읽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말씀을 읽은 것이 암송하는 데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다른 분 중에는 듣는 성경을 통해 암송하는 분도 있었다.

 

로마서 8장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은 무엇인가?
먼저 7장을 묵상하며 탄식하는 바울의 모습에서 인간 본연의 연약함을 느끼고, 죄에서의 해방은 내 힘으로는 절대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8장에서는 그리스도와 연합해서 살아가는 것이 내 본연의 모습이며, 연합을 통해서만 진정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전에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불구하고 내 모습이 변하지 않았던 것은 내 힘과 열심을 의지하고, 사람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 세상에서의 싸움은 예수님께서 이미 이기신 싸움이기 때문에 넘어지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성령님을 의지해서 일어설 힘을 얻게 됐다. 전에는 말씀과 삶이 부딪히는 문제로 많이 고민했었는데, 로마서 8장을 묵상하며 어떻게 성화의 삶을 살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찾게 됐고, 말씀과 삶의 연합을 꾀할 수 있게 된 것은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말씀이 삶 속에 어떻게 적용됐는가?
훈련을 받고 암송을 통해 말씀을 내 것으로 만든 후에는 말씀에 삶을 비춰보며 하나님 중심으로 살기 위해 더 노력하게 됐다. 가정에서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5명의 아이들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고, 존재만으로도 감사하며 아이 한 명 한 명을 하나님께서 귀하게 써 주실 것을 믿고 맡기게 됐다. 또한, 세상을 어떻게 섬겨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새롭게 하게 됐다. 교회와 집만을 오가며 신앙생활 하는 것에서 만족하지 않고, 세상 속에서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것을 사모하게 된 것이다. 넷째 아이를 낳고 직장을 그만두면서 집에 있던 시간이 많았는데, 최근 지인의 소개로 음악 학원에서 차량 운전하는 일을 하게 됐다. 학생들과 학부형을 대할 때 예수님의 마음으로 대하고, 모든 것을 내 힘이 아닌 예수님의 힘으로 하게 해 달라고 항상 기도한다. 삶의 목표와 방향이 하나님 중심으로 달라지니, 일을 할 때도 분명한 정체성과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다.

 

암송을 힘들고 부담스럽게 느끼는 분들에게 조언을 해 준다면?
암송을 ‘외우는 것’으로만 생각하면 부담만 커질 수 있다. 암송을 하는 순간에는 육체적으로 힘들지라도 암송이 주는 유익이 더 크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그리스도인이 말씀을 모르고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구구단을 외우지 않고 수학 공부를 하는 것과 같다. 아이들에게는 구구단 공부를 꼭 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나는 정작 그리스도인으로서 당연히 알아야 할 말씀 공부를 하지 않는다면 신앙생활은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 말씀을 외우면 무엇보다도 고난에 대처하는 자세가 달라지는 것 같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암송을 하며 삶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은혜를 누리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