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우은진 기자
포클레인은 왜 손이 하나일까? 한 손만으로도 너끈히 무거운 짐을 들어 올릴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디사이플>의 현장이야기 코너는 이런 포클레인과 같다. 매달 제자훈련이라는 한 가지 주제로 잡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한계성을 갖지만, 그 하나가 가진 ‘진정성’이 <디사이플> 전체의 질감을 꽉 채우기 때문이다.
실제로 <디사이플>의 현장이야기 속 교회는 국제제자훈련원의 제자훈련 콘텐츠로 쌓이고, 제자훈련 사역을 움직이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현장이야기 속 교회들의 희로애락이 담긴 감동적인 훈련 이야기는 한 영혼 철학을 붙잡고 훈련하는 동역자들에게 큰 도전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장이야기 코너는 <디사이플> 여러 코너 중에서 가장 <디사이플>다운 코너다.
2003년 격월간 <평깨>에서 월간 <디사이플>로 재창간된 이후 가장 중요시된 코너가 바로 현장이야기다. 이 코너는 지난 2003년부터 160개 이상의 교회가 소개돼 제자훈련 모델 교회를 발굴하는 효자 코너가 됐다. 지금부터 <디사이플> 지령 200호를 맞아 가장 핫한 코너인 현장이야기의 지난 13년간의 공로와 의미를 평가해 보려 한다.
1호 삼산교회부터 200호 오산장로교회까지
<디사이플> 현장이야기에 1호로 소개된 교회는 바로 고성 삼산교회다. 고성 삼산교회는 지금도 제자훈련을 열심히 하는 교회로, 농어촌 지역 모델 교회 1호로 손꼽힌다.
이 교회를 담임하는 최학무 목사는 매년 농어촌 목회자 부부 제자훈련 지도자세미나를 개최하면서, 어려운 환경 가운데서도 제자훈련 목회를 하고 있는 목회자 부부들을 돕고 있다. 또 이번 지령 200호에 소개된 교회는 전통 교회에 제자훈련을 잘 접목한 오산장로교회다.
지령 200호까지 그동안 <디사이플> 현장이야기에 소개된 교회는 무려 160개 이상이다. <디사이플> 코너 중 ‘교회와 제자훈련’ 코너를 포함하면, 그 이상의 제자훈련 하는 교회들이 <디사이플>에 소개됐다. 교회의 유형도 전통 교회, 개척 교회, 해외 교회, 농촌 교회 등으로 다양하며, 교인 수도 수만 명이 모이는 대형 교회에서부터 50명 이하의 소형 교회까지 다양하다.
먼저 <디사이플> 취재진은 CAL세미나를 수료하고 제자훈련을 5년 이상 하고 있는 교회를 대상으로 사전 조사를 마친 후 취재에 들어간다. 때로는 CAL 프로파일로 현장이야기 대상 교회를 심층 분석해 장단점을 평가해 주고 대안을 제시해 주기도 한다.
그동안 <디사이플> 현장이야기에 소개된 교회들을 살펴보면, 사랑의교회와 남가주사랑의교회, 부산 호산나교회, 대전 새로남교회, 분당우리교회 등 제자훈련을 잘해 초대형 교회가 된 교회 출신의 부목사들이 다른 교회로 부임하거나 교회를 개척한 경우, 그 교회들이 대부분 제자훈련을 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랑의교회 부목사 출신이면서 제자훈련을 잘 일군 목회자로는 호산나교회 최홍준 원로목사, 새로남교회 오정호 목사, 장충교회 남창우 목사, 더사랑의교회 이인호 목사, 신일교회 이권희 목사,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 광주사랑의교회 박희석 목사, 송내사랑의교회 박명배 목사, 천안장로교회 김철수 목사, 전주사랑의교회 장관익 목사, 경산중앙교회 김종원 목사, 예안교회 오주환 목사 등이다.
또한 남가주사랑의교회 부목사 출신 중에는 부전교회 박성규 목사, 신부산교회 조정희 목사, 기쁨의교회 박진석 목사 등이며, 부산 호산나교회 부목사 출신으로는 대구 동흥교회 김무곤 목사, 대전 새로남교회 부목사 출신으로는 상도제일교회 조성민 목사, 화평교회 부목사 출신으로는 능곡교회 천세봉 목사, 분당우리교회 출신으로는 의왕우리교회 온기섭 목사 등이 있다.
실제로 <디사이플> 현장이야기에 소개된 교회 중에는 부목사 시절, 제자훈련 하는 교회에서 훈련을 잘 배운 사람이 담임목사가 됐을 경우, 자신의 새로운 목회지에 제자훈련 사역의 모판을 잘 이식해 교회를 건강하게 꾸리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제자훈련, 어떤 유형의 교회에서도 가능하다!
현장이야기에 소개된 교회 중에는 담임목사가 교회를 직접 개척해 제자훈련을 한 교회들이 꽤 많다. 광주 만남의교회, 울산서현교회, 대구 푸른초장교회, 목포 빛과소금교회, 늘샘교회, 일산동안교회, 목동 지구촌교회, 천안온누리교회, 청주 꿈이있는교회, 대전새중앙교회, 평택 대광교회, 화평교회, 인천 은혜의교회 등이 대표적인 교회다.
개척 교회 제자훈련의 경우, 시작부터 제자훈련 목회 철학을 담임목사가 의욕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초기에 훈련할 인재가 부족하다는 어려움을 공통적으로 안고 있다. 그런데도 전도를 한 축으로 붙잡은 채, 제자훈련을 한 개척 교회들은 계속해서 훈련생들을 배출하며 제자훈련으로 건강한 교회를 일구는 장점이 있었다.
또한 분란이 심한 전통 교회에 부임해 제자훈련을 잘 안착시킨 교회도 있다. 강남교회, 대전 새로남교회, 진해남부교회, 울산교회, 신일교회, 신부산교회, 남도교회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사실 제자훈련은 개척 교회에 더 적용하기 쉽지, 이미 시스템이 고착화된 기성 교회에 적용하기에는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교회들은 담임목사 특유의 리더십을 통해 전통 교회만이 갖는 어려움과 선입견을 뚫고, 제자훈련을 정착시켜 비슷한 상황에 처한 교회에 많은 노하우와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농어촌 교회에서도 제자훈련이 잘 정착될 수 있다는 모델을 보여 준 교회들도 있다. 군산 성산교회, 녹동중앙교회, 삼산교회, 완주 성광교회, 춘천 주향교회, 통영 한우리교회 등은 학력 수준이 낮은 농어촌 교회에서도 제자훈련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줬다.
이런 제자훈련 모델 교회들이 해외에서 열매 맺은 경우도 많았다. 브라질 아과비바교회, 호주 시드니실로암교회, 뉴욕 베이사이드장로교회, 샌디에고 한빛교회, 얼바인 디사이플교회, 넥스트사랑의교회, 필라델피아 양의문교회, 덴버 휄로쉽교회 등이 그 예로, 이민 사회 특유의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제자훈련을 하고 있는 교회들이다.
또한 두 번 이상 현장이야기에 소개된 교회도 있다. 광주사랑의교회, 하늘평안교회, 화평교회, 청주 꿈이있는교회 등이 그 예다. 이 교회들은 교회 전체 분위기가 말씀 중심에서 성령 중심으로 바뀌거나 교회 이름을 바꿔 새롭게 도약한 교회, 교회 사이즈가 배로 성장한 교회 등으로 한 번 더 현장이야기에서 조명할 필요성을 느껴 5년의 시차를 두고 소개했다.
반면, <디사이플> 현장이야기에 실렸지만 몇 년 후 제자훈련에서 셀로 사역을 전환하거나 아예 제자훈련을 중단한 교회도 있다. 이는 담임목사의 사역이 바뀌거나 담임목사의 사임, 은퇴 이후 후임목사가 제자훈련의 바통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한 경우로, 제자훈련 1세대 이후 같은 목회 철학을 가진 후임 목회자를 잘 세우는 문제가 제자훈련의 세대 계승에도 큰 관건임을 보여 줬다.
모델 교회 발굴의 터전인 현장이야기
현장이야기 코너에 소개된 교회 중에는 그동안 국제제자훈련원에서도 잘 몰랐던 교회들이 많았다. CAL세미나를 수료하고 나면, 참가한 목회자들이 개 교회로 돌아가 얼마만큼 오래 제자훈련을 하는지, 어떤 강도의 제자훈련을 하고 있는지 파악이 잘 안 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디사이플> 현장이야기 코너를 통해 전국 각지에 있는 제자훈련 하는 교회들을 밑바닥에서부터 찾아 나서다 보니, 하나둘씩 제자훈련을 잘하는 교회들을 발굴하게 됐다. 그런 교회 중에는 현재 한 지역의 대표적인 교회로 성장한 교회도 있고, 전혀 제자훈련을 할 것 같지 않은 의외의 교단에서 제자훈련이 잘 정착돼 있는 교회도 찾게 되곤 했다.
이렇게 현장이야기를 통해 세상에 제자훈련 스토리를 공개한 교회는 빛을 받고, 국제제자훈련원의 제자훈련 모델 교회로 선정됐다. 부산, 대구, 광주, 울산, 경기, 강원, 전북, 충청, 미국, 호주, 일본, 중국 등 각 지역의 모델 교회로 선정된 교회들은 각 지역을 대표하는 건강한 교회로 평가받기도 한다.
이 교회들은 위치한 지역에서 제자훈련을 배우고 싶어 하는 교회들을 섬기는 중간다리 역할을 하면서, 실제적인 지역 교회의 롤모델이 되거나 지역 사회 안에서도 모범이 되는 선한 일들을 감당하고 있다.
CAL-NET 모임의 중심축으로 부상
현장이야기를 통해 모델 교회가 된 교회의 담임목사들은 각 지역 CAL-NET의 대표와 총무로 선임되기도 해 지역 교회 제자훈련 활성화를 위해 애쓴다. 이렇게 현장이야기를 통해 선정된 교회들은 서울 CAL-NET에 은평성결교회, 장충교회, 예능교회, 신일교회, 상도제일교회 등이며, 경기 CAL-NET에도 화평교회, 평택 대광교회, 송내사랑의교회, 더사랑의교회, 광주사랑의교회, 충정교회, 주사랑교회, 능곡중앙교회, 금광교회, 온사랑교회 등이 있다.
인천 CAL-NET에는 은혜의교회, 인천한뜻교회, 인천제자교회가 있으며, 대전·충청 CAL-NET에는 대전 새로남교회, 대전새중앙교회, 동심교회, 꿈이있는교회, 천안장로교회 등이 있다. 전북 CAL-NET에는 예안교회, 전주새중앙교회, 전주사랑의교회, 모자이크교회 등이 있으며, 광주·전남 CAL-NET에는 목포 빛과소금교회, 광주첨단교회, 광주반석교회, 만남의교회, 광주새순교회 등이 있다.
CAL-NET 모임이 가장 활발한 두 지역으로는 강원 CAL-NET과 대구·경북 CAL-NET을 꼽을 수 있다. 강원 CAL-NET에는 하늘평안교회, 춘천 주향교회, 새춘천교회, 강릉 강남교회 등이 있으며, 대구·경북 CAL-NET에는 북삼제일교회, 경산중앙교회, 대구동신교회, 영주교회, 범어교회, 대흥교회, 동흥교회, 아멘교회, 푸른초장교회, 기쁨의교회 등이 있다.
경남 CAL-NET에는 진해침례교회, 평산교회, 삼양교회, 고성 삼산교회 등이 있으며, 울산 CAL-NET에는 울산교회, 대영교회, 울산갈릴리교회, 울산남부교회 등이 있다. 부산 CAL-NET에는 영안교회, 부산 산성교회, 부산중앙교회, 부전교회, 신부산교회 등이 있으며, 제주 CAL-NET에는 제주서문교회, 제성교회, 제주예평교회 등이 있다.
해외 CAL-NET으로는 남미 CAL-NET의 브라질 아과비바교회, 미주 CAL-NET의 남가주사랑의교회, 뉴욕 베이사이드장로교회, 샌디에이고 한빛교회, 중국 CAL-NET의 상하이한인연합교회, 호주 CAL-NET의 시드니실로암교회, 뉴질랜드 CAL-NET의 오클랜드 한우리교회 등이 있다.
이렇게 국내외에 세워진 CAL-NET 조직의 시발은 바로 <디사이플> 현장이야기 교회들임을 알 수 있다. 지금도 현장이야기에 소개된 교회들 중 CAL-NET 회원 교회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는 교회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현장이야기 발굴은 200호 이후에도 진행형
<디사이플>은 200호 이후에도 전국 각지에서 남모르게 한 영혼 철학을 붙잡고 제자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교회 현장을 찾아 나설 것이다. 그러나 <디사이플> 현장이야기 코너에 교회가 소개되는 것을 모든 교회가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때로는 제자훈련이 정착되기까지 내부에서 교인들과 있었던 갈등이 노출돼 꺼리는 교회도 있었고, 우여곡절 끝에 힘겨운 제자훈련의 과정을 이겨 낸 교회도 있었다. 반면, 몇 십 명을 모아놓고 제자훈련 한 모 교회의 이야기는 전국의 많은 교회에 큰 도전이 되기도 했다.
제자훈련 이후 무슨 사역을 해야 할지, 전도는 어떻게 해야 할지, 전통적 구역 소그룹에서 귀납적 소그룹으로 어떻게 전환해야 할지 방법을 알지 못하는 교회들에게 <디사이플>의 현장이야기는 아직도 들려줄 이야기가 많다. 그만큼 책임감도 크다.
바라기는 200호 이후에도 숨은 제자훈련 고수들의 분투기를 <디사이플>에서 잘 찾아내 꼭 필요로 하는 독자들에게 전달했으면 싶다. 또한 그들의 현장이야기가 그들의 삶과 사역에도 큰 도전이 돼 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디사이플> 현장이야기가 200호 이후에도 힘차게 전진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