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18년 05월

기획1 - 신앙 계승이냐 단절이냐?

기획 오정호 목사_ 새로남교회

아이들의 이름은 내일이 아닌 오늘
역사를 논할 때 많은 이들이 선(線)의 역사와 점(點)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선의 역사는 이어짐 곧 계승을 의미한다. 점의 역사는 단절을 의미한다. 안타깝게도 역사의 교훈은 선의 역사보다 점의 역사가 적지 않음을 보여 준다.
우리는 구속사(Salvation History)를 이야기할 때, 창세기 1장부터 요한계시록 22장까지 명백히 흐르는 은혜로우신 하나님의 구원의 손길을 경험할 수 있다.
구약과 신약의 일관성 있는 메시지와 그림자와 실체로서의 교훈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구원의 깊고도 오묘함은 하나님의 자녀로서 자긍심을 한껏 키워 준다. 그렇기에 구원은 감사이며 감탄이다.
이 감격으로 우리는 다음 세대를 향한 책무에 대해 눈을 열고 귀를 기울이게 된다.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며 그의 모든 은택을 잊지 말지어다 그가 네 모든 죄악을 사하시며 네 모든 병을 고치시며 네 생명을 파멸에서 속량하시고 인자와 긍휼로 관을 씌우시며 좋은 것으로 네 소원을 만족하게 하사 네 청춘을 독수리같이 새롭게 하시는도다”(시 103:2~5).
신앙의 세대 계승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가진 가브리엘라 미스트랄(Gavriela Mistral)은 신앙 교육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많은 것들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이들의 뼈는 단단해지고 있고, 피는 만들어지고 있으며, 감각은 발달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우리는 ‘내일’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들의 이름은 ‘오늘’입니다.”
내일을 향한 오늘의 결단이야말로 오늘의 사명이며, 내일을 열어 갈 수 있는 유일한 방책이다.


영적 조기교육의 필요성
한미준21(한국 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과 한국갤럽의 공동연구 결과, 최초의 신앙 시기를 묻는 질문에 모태 신앙(20.7%)과 초등학교(29.9%)의 합계가 50.6%였고, 중학교(6.9%), 고등학교(6.7%) 순이었다. 즉 모태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가 64.2%인 것이다. 모태 신앙부터 고등학교까지의 통계 수치를 보면, 신앙의 조기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할 수 있다. 우리가 늘 입에 달고 다니지만 제대로 실천하지 않는 성경 구절인 잠언 22장 6절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진리다.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이는 처음부터 어른으로 태어나지 않는다. 주님의 형상을 따라 태어난 어린 생명은 말씀과 부모와 교회의 돌봄 가운데 지속적으로 성장한다. 인생의 결정적 시기에 맞춤형으로 영적 자양분이 공급되지 않으면 누구든지 미래를 긍정적으로 열어 가기가 매우 어렵다.
“우리 아들들은 어리다가 장성한 나무들과 같으며 우리 딸들은 궁전의 양식대로 아름답게 다듬은 모퉁잇돌들과 같으며”(시 144:12).


예수께서 친히 본을 보여 주심
다음 세대 교육의 야전 교본(Field Manual)은 주님의 말씀이다. 말씀을 통해 알려진 대로 우리 예수님께서는 친히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셨을 뿐 아니라, 아이들을 매우 사랑하셨다. 생명 구원과 교육의 최고 전문가이신 예수님께서 의도적으로 보여 주신 교육 현장은 우리에게 통찰력과 분별력을 제공한다.
예수님 당시 아이들을 무시하는 문화가 아이들의 가치를 평가 절하할 때, 주님께서는 분명히 기성세대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으시고, 아이들이야말로 교육의 최우선순위라는 사실을 친히 보이시며 후세에 따르게 하셨다.
“사람들이 예수께서 만져 주심을 바라고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오매 제자들이 꾸짖거늘 예수께서 보시고 노하시어 이르시되 어린아이들이 내게 오는 것을 용납하고 금하지 말라 하나님의 나라가 이런 자의 것이니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누구든지 하나님의 나라를 어린아이와 같이 받들지 않는 자는 결단코 그곳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하시고 그 어린아이들을 안고 그들 위에 안수하시고 축복하시니라”(막 10:13~16).
무릇 예수님의 제자 된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께서 보여 주신 원리를 따라 영적 조기교육에 집중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라 생각한다.


교회학교 교역자에게도 예우를
내가 새로남교회에 부임할 때 교회 교육 현장인 교회학교는 여느 교회와 다름없었다. 지금도 그런 교회가 많지만 이전에는 교회학교가 장년부에 비해 잘되면 좋고, 못돼도 그만이라는 생각을 하는 이들이 많았다. 마치 교회 교육의 현장을 부업처럼 생각한 것이다. 교회학교를 바라볼 때 생명과 믿음의 세대 계승 관점이 아니라, 극단적으로 돈이 되느냐 안 되느냐의 생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교회 교육의 본질을 모독하는 것이다.
나는 교회 교육의 아마추어인 교육전도사들에게 교회학교를 맡기기보다 어느 정도 전문성을 갖춘 풀타임 교역자들에게 교회학교 교육을 맡겼다. 그 이유는 아이 개인이 매우 소중한 존재일 뿐 아니라, 특정한 이들에 의한 교육 현장이 돼서는 안 된다는 신념 때문이었다. 그 결과 세월이 흐르면서 교사 850명이 섬기는 교회학교를 이뤘다. 교회학교 교육은 거룩한 고집으로 지켜내지 않으면 외풍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새로남교회에서는 교구와 부서를 섬기는 교역자를 동일한 기준으로 예우한다. 어른의 생명이 소중하다면 아이들의 생명도 소중하며, 오히려 살아온 날이 많은 사람보다 살아갈 날이 많은 다음 세대를 위해 무게 중심을 두는 것은 합리적이며 신앙적이라 생각한다.


교회학교 뼈대를 세우는 제자훈련
많은 이들이 “제자훈련은 목회의 종합예술이다”, “제자훈련은 목회의 종합선물세트다”라고 말하곤 한다. 말하는 이들의 무게가 어느 단어에 놓여 있는가는 차이가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매우 타당한 말이다. 적어도 새로남교회에서는 제자훈련과 사역훈련을 수료한 이들 중 많은 이들이 교회학교 교사로 봉사한다. 소그룹 다락방 순장의 사명을 감당하는 영적 이중직인 셈이다.
교회학교에 새로 부임한 교역자들은 한결같이 교회학교 교사로서의 순장 역할에 주목한다. “새로남교회 교회학교 파워는 곳곳에 포진한 순장님들의 무게감과 섬김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정상적으로 제자훈련을 하면, 예수님처럼 다음 세대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혈육의 자녀가 소중하다면, 이웃의 영적 자녀도 마땅히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새로남교회 교회학교의 오늘은 과거의 평신도훈련으로 준비된 교우들을 통해 그 기초가 마련됐다. 교회학교 교사라는 어려운 직분을 자원해 감당하는 교회학교 교사들의 헌신과 희생에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한다.


지역 교회가 세운 기독학교
예배에 출석하는 성도의 숫자가 급격하게 늘어남에 따라 공간 확보를 위한 예배당 건축을 감행했다. 물론 그 출발이 주님께서 감동을 주신 것과 성도들의 전원 합의 때문이었다. 좋은 일일수록 마음이 하나가 돼야 한다. 특히 중직자들의 마음이 엇박자가 되면 반드시 탈이 나게 마련이다. 얼마나 많은 교회가 예배당을 건축하다가 시험에 드는지 모른다.
새로남교회는 민원 한 건 없이 예배당을 완성했고, 여세를 몰아 입당 이후 단기간에 헌당을 했다. 문제는 헌당 이후다. 헌당이 종착역이 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헌당 이후 성도들 특히 평신도지도자인 남녀 순장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다.
“헌당 이후 우리 교회가 집중해 인적·물적 투자를 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한목소리의 답이 나왔다. “다음 세대를 향한 투자입니다.” 그 결과 ‘새로남기독학교’가 역사에 등장한 것이다.
5년 전 학교 출발부터 지금 1학년에서 9학년까지 학생 441명과 전임 교직원 68명 그리고 수십 명의 강사를 교육 가족으로 하는 교육 현장의 사연을 몇 장의 글로써 다 표현할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가정과 교회와 학교가 영적 트라이앵글을 만들어 다음 세대를 집중적으로 치열하게 섬기지 않고서는 믿음의 다음 세대가 세워지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영적 세대가 이어지기를 원하시는 주님께서는 당대의 주님 경외함이 반드시 후대에도 이어지기를 간절히 원하시고 또한 명령하신다.
“우리가 이를 그들의 자손에게 숨기지 아니하고 여호와의 영예와 그의 능력과 그가 행하신 기이한 사적을 후대에 전하리로다 여호와께서 증거를 야곱에게 세우시며 법도를 이스라엘에게 정하시고 우리 조상들에게 명령하사 그들의 자손에게 알리라 하셨으니”(시 78:4~5).


새로운 도전, 기독학교의 계속된 도전
새로남기독학교의 비전선언문은 다음과 같다.
“성경적 가치관 위에 가정, 교회, 학교가 하나 된 통합교육을 실천하여, 세상을 변화시키는 탁월한 섬김의 리더를 세운다”(Dedicated to raising eminent servant leaders to transform the world through integrated education of family, church, and school based on biblical principles).
또한 새로남기독학교의 핵심 가치는 다음과 같다.
견고한 영성(Sound Spirituality), 기독의 인성(Christlike Character), 뛰어난 지성(Distinguished Intelligence), 국제적 역량(Global Competence), 섬기는 지도력(Servant Leadership)을 갖춘 기독교 인재를 양성하는 것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은혜로우신 주님께서 새로남기독학교를 시작하도록 하셨으니, 과정도 지키시고 열매도 풍성히 맺도록 주권적으로 인도하시리라 확신한다. 물론 주님의 뜻을 분별해 치열하게 순종하고, 생활로 적용하도록 애쓰는 것을 전제함이다. 나는 한 교회의 담임목사와 한 학교의 설립자로서 다음 세대를 향한 꿈을 소개함으로써 글을 맺고자 한다.


아이들의 미래를 꽃피게 하겠습니다. 아이들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품에 안겨 주신 최고의 선물입니다. 최대의 기대주입니다. 우리의 미래이며, 분신입니다.
이 소중한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할 때 아버지, 어머니의 마음은 때로는 설렘으로, 때로는 무거움으로 다가옵니다. 새로남기독학교는 이렇듯 소중한 아이들의 미래를 꽃피게 하겠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아이와 함께 그리고 사랑의 주님과 함께!
우리는 많은 것은 약속할 수 없지만, 몇 가지라도 분명하고 확실하게 이뤄 가겠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걷겠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아이들을 예수님의 마음으로 안아 주겠습니다. 축복하겠습니다. 존중하겠습니다.
하나님의 성품을 담고 있는 아이들의 지성을 계발하고 인격을 도야하며, 영성을 이끌어내어 균형 잡힌 인격으로 세워 가겠습니다.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결코 소홀하게 대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훗날 아이와 함께 감사하겠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미소를 짓겠습니다. 새로남기독학교를 만난 것이 “아이가 경험한 가장 놀라운 축복이었다고”, “학부모로서 감사와 뿌듯함의 이유였다고!”
우리 아이들과 새로남기독학교는 주님의 손길이 머무는 꿈동산이 될 것입니다. 평생 친구를 만나는 축복의 장소가 될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과 새로남기독학교는 대전시민과 우리나라의 자랑이 될 것입니다.






오정호 목사는 사분오열돼 갈등하는 대전 새로남교회에 부임해 오로지 제자훈련 목회 철학을 바탕으로 지난 30여 년간 한 길을 달려왔다. 현재 전국 CAL-NET 이사장이며, 교회갱신협의회 공동대표, 국제개발대학원 재단이사장, 총회 칼빈기념사업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