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12년 04월

특집1 - 부활절 특별 메시지

특집 옥한흠 목사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이 글은 2004년 4월 11일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부활절연합예배 때 故 은보 옥한흠 목사가 <한국교회여, 다시 일어나라>라는 주제로 전했던 설교문(마 28:18~20)을 정리한 것입니다.

오늘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죄와 사망의 권세를 이기고 부활하신 날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가지신 만유의 주가 되셨습니다. 우주 만물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보다 더 높은 분, 더 영광스러운 분, 더 능력 있는 분은 없습니다. 이 시간 우리는 이처럼 권세 있고 영광스러운 만유의 주 예수 그리스도를 경배하고 증거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부활의 주님이 이 자리에 임재하고 계십니다.
그는 오늘도 세상을 사랑하십니다. 그래서 교회를 통하여 가난한 자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십니다. 병든 자를 치료하십니다. 악한 영에게 눌린 자를 풀어 주십니다. 누구든지 믿기만 하면 모든 죄를 사하여 주시고 영생을 주십니다. 절망에 빠진 자를 건져 주십니다. 악을 반드시 심판하십니다. 역사를 주관하십니다. 조금 있으면 사탄과 그 무리들을 영원히 음부에 던지실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가 완성되면 자기 백성으로부터 경배와 찬양을 받으시며 영원히 통치하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죄와 죽음으로 인해 허무와 절망에 빠진 이 세상에서 유일한 소망은 예수 그리스도뿐입니다.
위대한 순교자 본 회퍼는 예수님이 부활하심으로 우리가 가지게 된 소망을 두고 말하기를 “실로 인류는 낡은 것 가운데 살고 있으나 이미 낡은 것을 넘어섰다. 죽음의 세계에 살고 있으나 이미 죽음을 넘어섰다. 죄의 세계에 살고 있으나 이미 죄를 넘어섰다”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세상에서도 이런 황홀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고로 예수만이 인류의 소망입니다. 예수님만이 절망을 소망으로 바꾸어 주십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우리와 우리 후손들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이것은 소망스러운 기회이기도 하고, 불안한 위기이기도 합니다. 지금 놀라운 정치 개혁이 진행되고 있고,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습니다. 또 나라의 중심을 잡아 줄 리더십이 실종되었습니다. 법과 원칙이 잘 지켜 지지 않고 있습니다. 직장을 얻지 못한 많은 젊은이들이 삶의 의욕을 잃고 방황하고 있습니다. 단칸방에서 신음하고 있는 서민들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가정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청소년들 가운데 선과 악의 경계선을 지워버리는 도덕불감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분명히 위기의 징조입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나라의 앞날을 놓고 희망보다 불안을 더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이런 국가적 위기 앞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죽음을 정복하신 예수 그리스도만이 이 나라의 소망이요 해답이 되심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어떻게 보여줄 수 있습니까? 마태복음 28장 18~20절은 부활 후 제자들에게 다시 나타나신 예수님이 주신 말씀입니다. 그의 명령을 귀담아듣고 순종할 때 이 나라에도 소망이 심기어질 것입니다.

첫째로, 우리는 복음을 힘있게 증거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고 명령하시기 때문입니다. 제자를 삼기 위해 우리는 먼저 가야 합니다. ‘간다’는 말은 예수를 모르는 자들이나 거부하는 자들을 찾아가 복음을 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민족을 위시하여 온 세상이 구원받기를 원하십니다. 흔히들 지금은 전도가 잘 안 된다고 합니다. 그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됩니다. 듣든지 아니 듣든지 우리는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다시 한 번 백 년 전에 있었던 평양대부흥운동을 일으켜, 한반도 구석구석에서 거룩한 백성들이 쏟아져 나와야 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 기도하면서 열심히 전도해야 합니다.
공의가 물같이 흐르는 투명한 사회를 원합니까? 전도합시다. 서로 사랑하고 신뢰하며 서로를 위해 주는 따뜻한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까? 갈등과 대립의 고리를 풀고 민족 대화합을 이루는 밝은 사회가 되기를 꿈꾸십니까? 잘못된 법과 관행들을 바로 잡아 억울한 사람들이 생기지 않는 정의로운 나라가 되기를 소원합니까? 부익부 빈익빈의 망국적인 병이 사라지고, 가진 자나 못 가진 자나 모두가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자존심을 가지고 사람 대접받는 자랑스러운 나라가 되길 꿈꾸십니까? 예수를 전하십시오. 이 나라에는 국민의 80% 이상이 아직 예수를 믿지 않고 있습니다. 그들이 빠짐없이 예수를 믿을 때까지 열심히 예수를 증거합시다. 바로 여기에 이 나라의 소망이 있습니다.
 
둘째로,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을 배우고 순종하는 제자가 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너희는 제자를 삼으라”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제자를 만들라는 말씀은 우리가 예수님을 배우고 따르고 순종하여 그를 닮는 작은 예수가 되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예수의 사랑이, 예수의 선하심이, 예수의 거룩함이, 예수의 희생이, 예수의 나라가, 예수의 권세가, 예수의 영광이 작은 예수 된 우리의 인격과 삶을 통해서 드러나게 하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감동을 받도록 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 교회 안에는 기독교를 자기의 욕망을 채우고 소원을 성취하고 구원을 받는 데 필요한 개인의 전용물처럼 생각하는 자들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그 결과 여기저기에서 썩는 냄새가 진동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정말 불행하고 위험한 현상입니다.
교회는 이 사회를 책임지고 거룩하게 만들어서 사람들이 하나님의 영광을 보게 할 소명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기우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교회는 숨어 있을 수도 없고 문을 닫아걸고 은거할 수도 없습니다. 주님이 뭐라고 하셨습니까?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예수의 제자 된 우리는 날마다 사람들 눈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들 앞에서 예수를 닮아가는 투명한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20세기 최대의 기독교 변증학자인 C. S. 루이스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교회는 오직 사람들을 그리스도께 이끌어 작은 그리스도를 만들기 위해 존재한다. 이 일을 하지 않는다면 건물도 성직자도 선교도 설교도 심지어 성경까지도 시간 낭비에 불과하다.”
한 사람의 말을 더 들어봅시다. 20세기의 위대한 성자요 지성인인 헨리 나우웬 교수의 말입니다. “우리들의 영적 생활에 있어서 커다란 도전은 우리 자신이 예수님과 같다고 주장할 수 있어야 하며, 또 우리가 오늘을 살고 있는, 살아 있는 예수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데 있습니다. 진정한 구원은 그리스도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말은 제자를 삼으라는 예수님의 명령에 비추어 볼 때 조금도 지나친 주장이 아닙니다. 
역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말을 들으면, 40년 가까이 남의 나라 종살이를 하다가 해방되자마자 동족끼리 피를 흘리는 참혹한 전쟁을 치른 국민이 반세기도 안 되어 잿더미 위에서 빈손으로 선진국들과 어깨를 겨눌 수 있는 부강한 나라를 일궈낸 경우는 우리나라 말고 또 없다고 합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위대한 선배들의 순교의 피를 보시고, 또 우리의 간절한 기도를 들으시고 허락하신 축복임에 틀림이 없다고 확신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그동안 하나님이 주신 복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 것 같습니다. 자가용을 굴리면서 세상 즐기는 재미에 맛을 들이기 시작하자,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예수를 닮는 제자가 되기보다 세상 사람을 닮아가는 이상한 존재가 되고 있습니다. 성경을 들고 교회를 드나드는 우리들을 향해 주변에서 무엇이라고 빈정거리는지 들어보았습니까? “믿는다고 하면서 다른 것이 뭐가 있어”라고 합니다. 이런 쓴소리를 들어야 하겠습니까? 이런 소리가 나오는 것은 일그러진 우리의 모습에서 살아계신 예수님을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남다른 감동을 받지 못한 것입니다.
언제까지 이런 모습으로 있어야 합니까? 하루 빨리 작은 예수, 살아 있는 예수의 이미지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입으로만 ‘주여 주여’ 하면서 주님의 말씀에 제대로 순종하지 못한 우리의 이중생활을 철저히 회개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돈돈’ 한다고 예수 믿는 우리까지 똑같이 ‘돈돈’ 해서 되겠습니까? 세상이 온통 거짓말한다고 해서 예수 믿는 우리마저 함부로 거짓말을 해서 되겠습니까?
‘세상이 다 그러는데 뭐’ 하면서 음란하고 더러운 문화를 용납해서 되겠습니까? 나 하나 잘살겠다고 가난한 이웃을 못 본 체해서 되겠습니까? 주님의 몸 된 교회를 함부로 찢고 나누어서 되겠습니까? 신문과 텔레비전에서 떠드는 말을 성경 말씀보다 더 앞세우면 되겠습니까? 우리들은 이런 세속주의를 용납하면 안 됩니다. 그것은 작은 예수의 모습이 아닙니다.
이 시간 성령께서 한국 교회를 불쌍히 여기사 회개의 영을 주시도록 기도합시다. 백 년 전 평양 장대현교회에 임하셨던 회개의 영을 달라고 간구합시다. 우리가 바로 회개하면 사람들이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서 예수의 제자 된 우리의 참 모습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회개만 하고 있으면 안 됩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사회 참여를 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작은 예수가 되어 사회 각 분야에 들어가 빛이 되고 소금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교회마다 가정마다 또 다른 작은 예수들을 부지런히 만들어서 청와대로, 국회로, 법원으로 보내야 합니다. 작은 예수 된 우리 자녀들이 기업도 하고, 교육도 하고, 문화도 장악하게 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 사회는 밝고 깨끗해질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이 나라는 소망을 가지고 힘차게 일어서게 될 것입니다.

셋째로, 우리는 부활하신 예수님의 약속을 믿고 선한 싸움을 싸워야 합니다
그래서 이 나라가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나라가 되게 해야 합니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가지신 부활의 주님은 이렇게 약속하셨기 때문입니다.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왜 이런 약속을 하셨겠습니까? 세상이 너무 악하여,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으라는 주님의 명령에 교회가 순종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선한 싸움을 싸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영적 전투는 지상 교회의 숙명입니다. 그러나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하게 싸워야 합니다. 주님이 함께하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승리자이십니다. “세상에서는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부활하신 예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개인은 물론 국가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수를 거부하는 사회는 지옥이 되고, 예수를 거부하는 인간은 사탄을 닮게 된다는 것은 세계 역사가 우리에게 남겨준 엄숙한 교훈입니다. 지금 한국 교회는 하나님의 존재를 잊어버린 교만한 세대가 나라를 주도하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됩니다.
지금 무서운 속도로 퍼지고 있는 반기독교적, 탈기독교적 사상과 싸워야 합니다. 교실에서 창조자 하나님이 설 땅을 조금도 허용하지 않으려는 오늘의 학교 교육, 그래서 학생들의 인간성을 점점 황폐화시키고 있는 죽은 교육을 먼 산의 불처럼 보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을 멸시하는 교만한 사람들이 문화를 주도하게 내버려두어서는 안 됩니다.
이제부터 진리로 무장하고 힘을 합하여 무신론적 가치관을 신봉하는 자들로부터 이 나라를 지켜야 합니다. 하나님을 멸시하는 교만한 인간들이 활개치는 사회에서는 아무도 행복할 수 없음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하늘과 땅의 권세를 가지신 부활의 주님이 오늘도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한국 교회여 다시 일어나서 이 나라를 복음화시킵시다. 한국 교회여 다시 일어나서 우리 모두 작은 예수가 됩시다. 한국 교회여 다시 일어나서 용기를 가지고 예수를 거부하는 어둠의 권세들을 대적합시다. 그래서 부활의 주님이 다스리는 거룩하고 아름다운 나라를 만듭시다. 
그러면 지금 우리가 직면한 국가적인 난관과 고통이 축복의 단비가 되는 은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주여 한국 교회를 새롭게 하시고 부흥시켜 주시옵소서. 주여 이 나라를 축복해 주시옵소서. 주여 북한에도 주의 나라가 임하게 하옵소서. 주여 한국 교회를 통하여 전 세계가 부활하신 주님의 영광을 보게 하여 주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