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김건우 대표총무 _ 국제제자훈련원
지금 내가 걸어가고 있는 길이 진리의 길, 올바른 길임을 확신한다 해도 그 길을 홀로 걸어간다면 때로는 버거울 수밖에 없고, 그 무게와 고독감 때문에 어느 순간에는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도 모른다. 때문에 누군가와 함께 같은 마음으로 같은 곳을 바라보며 걸어갈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생에 주어진 하나님의 크고도 놀라운 선물 중 하나이다. 특별히 ‘제자훈련’을 목회철학으로 무장하고, 한 사람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세우고자 하는 일에 헌신된 목회자들에게 같은 비전을 가진 동역자의 존재는 천군만마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1987년 소박하게 시작한 문서선교
이번 월간 <디사이플> 2월호는 제자훈련 목회의 동역자로 격월간 <평신도를 깨운다>라는 이름으로 창간한 이후, 정확히 100호 째이다. 100호라는 숫자도 그렇지만, 1987년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었음을 감안하면, 이제 20세가 된 것이다. 때문에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고 감사할 것들을 감사하며, 동시에 냉정하게 평가하여 더 깊고 성숙한 모습으로 서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부담도 갖게 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단순한 소식지의 차원을 넘어서 목회자들에게 실제적인 정보와 도구를 제공함으로 제자훈련 목회에 구체적인 도움을 주고, 또 같은 고민을 가진 동역자들을 소개하고 나눔으로 외롭지 않게, 서로 격려를 주고받았다. 이처럼 이 사역을 감당할 수 있도록 섬기기 위해 소박하게 시작했던 격월간 <평신도를 깨운다>가 2003년 11월 제자훈련 전문잡지인 월간 <disciple>(이하 <디사이플>)이라는 제호로 출범하면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수많은 목회자와 수많은 현장들을 소개하고 나누면서 함께 가는 이 길의 동반자로서 여러 동역자들과 함께 할 수 있었음을 생각하면 정말 감사하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보다 성숙하고 성장한 모습으로 섬길 수 있을까를 하나님 앞에서 더욱 고민하게 된다.
월간 <디사이플>의 모태를 찾아 거슬러 올라가면, 1987년 6월 17일에 이르게 된다. 그날은 창간호 <평신도를 깨운다>가 첫 선을 보인 날이기 때문이다. 제자훈련 사역의 목회철학을 나누기 위해 옥한흠 목사의 저서 『평신도를 깨운다』 제목을 딴 격월간 매거진 <평신도를 깨운다>는 A5 사이즈로 제자훈련을 접목하려는 지도자들에게 지침서가 되어 주었으며, 1992년 여름 19호 발간까지 5년 가까이 목회현장을 두드리는 제자훈련의 소리를 감당했다.
초기였지만 최선을 다해 제작했고, 받아보는 목회자들에게 많은 격려를 받았던 기억이 새롭다. 당시는 아직 국제제자훈련원의 맨 파워가 충분하지 않았기에 두세 달에 한 번씩 발송될 때마다, 사랑의교회 순장반의 헌신이 큰 힘이 되었다. 생각해보면 세미나가 있을 때마다 사랑의교회 전 교역자와 순장들이 풀타임 사역자처럼 함께 뛰었던 시기였다.
제호 바뀌며 제자훈련 현장의 소리 담아
1992년 9월 헬라어로 <koinonia>(1호)가 CAL세미나를 수료한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탄생했다. 실제적인 정보와 소식을 줄 수 있는 회보의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같은 해 ‘지도자훈련원’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사역을 하게 되면서 ‘갈62모임’(갈 6:2)을 통해 세미나를 수료한 목회자들에게 제자훈련 목회 현장을 소개하고, 실제적인 고민들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이름이 바뀌는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세미나실’이라는 명패를 사무실에 걸고 있던 시대를 지나 ‘지도자훈련원’의 이름을 갖게 된 것은 훈련원의 정체성이 더욱 확립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1993년 초부터는 <코이노니아>라는 한글명으로 제호가 바뀌고, 제자훈련 교회, 좌담회 등의 기사가 사진과 함께 깔끔하게 편집됐다. 제자훈련의 장애에 부딪혀 포기한 동역자들을 돕기 위한 현장 진단이 소개되어 목회자들을 격려했다.
이후에 1995년 6월 <코이노니아>에는 <평신도를 깨운다>(21호)로 제호를 변경한다는 공고가 실리게 된다. 그동안 <코이노니아>가 CAL세미나 수료자들을 위한 정보 제공이 주 목적이었다면, <평신도를 깨운다>는 제자훈련 사역의 흐름 분석과 현장의 필요를 채우는 ‘제자훈련 현장의 소리’로 거듭나고자 했던 것이다.
새 포도주를 담기 위해 새 옷을 입은 것이다. 사실상 이 시기부터 이 사역이 좀더 전문적인 성격을 띠며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제자훈련의 진행과정과 접목과정에 필요한 주제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다루기 시작했고, 현장소개와 분석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동시에 사역도 확장되어 제자훈련 체험학교(당시에는 워크숍으로 불렸다.)가 서울과 지방에서 정기적으로 열려서 제자훈련을 시작하는 목회자들을 적극적으로 섬기기도 했다. 이후에 타블로이드 판형으로의 변화와 1997년 12월 가로로 <평신도를 깨운다> 제호가 변경되기는 했지만, 같은 맥락에서 보다 알차게 꾸미기 위해 최선을 다한 시기였다.
2001년 9월, <평신도를 깨운다>는 또 한번의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평깨>로 제호가 축약 변경되었고, 보관이 가능하도록 중철과 타공을 했을 뿐 아니라 지면을 늘여 좀더 다양한 주제들을 깊고 알차게 다루기 시작한 것이다. 이 시기에 <평깨>는 50호를 맞이하게 되었는데, 이 특집호에는 옥한흠 목사의 제자훈련 사역 15년을 되돌아보는 특집기사가 실린바 있다.
어느덧 100호를 맞이했으니 세월의 흐름을 절감하게 된다. 물론 초기의 의욕만큼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자평을 해 본다. 그러나 한 호 한 호 발행하면서 내용과 구성에 있어 자리를 잡아가며 탄탄해지기 시작했다. <평깨>로의 변화 이후 발행을 거듭하면서 쌓아온 노하우와 경험들은 이후 맞이하게 되는 <디사이플>로의 변화에 발판이 되었다. 참으로 의미 있는 2년여의 시간이었다고 여겨진다.
월간 <디사이플>을 통해 목회본질·동역자를 얻다
2003년 11월 드디어 월간 <디사이플>의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옥한흠 목사의 사랑의교회 은퇴와 국제제자훈련원 사역센터 건립과 함께 격월간 매거진 <평깨>는 2003년 11월 <디사이플>로 제호를 변경하면서 월간지로의 획기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사실 월간지 발행은 오래전부터 준비하고 기도해왔던 일이긴 하지만, 어설프고 도움이 안 되는 또 하나의 문서가 되지 않아야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오랫동안 미루어왔던 일이었다.
이 역시도 옥한흠 목사의 목회철학이나 사역철학과 맞닿아 있었다. 의미 없는 사역의 확장이 아니라 알맹이가 있고, 구체적으로 사역적 차원에서의 준비와 사람의 준비가 되어 동역자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확신이 없으면 일을 벌이지 않는다는 것이 국제제자훈련원의 정신이기 때문이다.
월간지로 첫 테이프를 끊은 이후 <디사이플>은 제자훈련, 소그룹, 리더십, 현장이야기 등 현재의 콘텐츠가 자리 잡게 됐으며, 제자훈련 전문잡지로서 한국 교회 안에서 정체성을 굳히며 매월 갱신 중이다.
처음 <평신도를 깨운다>를 시작하던 그 순간부터 <디사이플>을 발행하고 있는 지금까지 늘 부족하다는 생각과 아쉬움은 떠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제자훈련원에 보내주시는 많은 분들의 격려과 권면들은 이 일에 헌신하고 있는 스태프들에게 얼마나 큰 격려가 되는지 모른다.
지금도 디사이플팀은 회의를 하고 발로 뛰면서 보다 알차고 무게가 있고, 또 독자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잡지를 만들고자 애쓰고 있다. 매월 좋은 필진을 찾고 소개할 현장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다.
겸손하게 원고 쓰기를 거절하는 분들을 설득하는 것이나, 매월 새로운 주제들을 찾아 반복되지 않게 다루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물론 제자훈련의 현장을 찾는 것은 더 어렵다. 그리고 현장에서 느낀 감동을 있는 그대로 다 다룰 수 없다는 아쉬움, 또 분석해서 글로 남긴다는 부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감사한 것은 목회자들을 만나고 현장을 방문하고 글을 쓰고 또한 다듬으면서 정작 우리들이 은혜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어떤 의미가 있는 일인지, 한 교회가 아름답고 든든하게 설 때,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세워진 평신도의 삶의 향기가 얼마나 향기롭고 아름다운지를 경험하면서 감사하게 되고 보람을 느낀다.
서두에서 나눈 것처럼 어떤 길을 혼자 걸어간다는 것은 참 외롭고 힘든 일이다. 월간 <디사이플>은 동역자들과 함께 걸어가는 동반자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소원하는 마음으로 매월 발행하고 있다. 그리고 <디사이플>을 통해 서로가 동역자로 맺어지기를 소원한다. 감사한 것은 <디사이플>을 발행하면서 여러 동역자들이 우리의 동반자임을 느끼게 되어 국제제자훈련원도 날마다 새 힘을 얻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제제자훈련원이 동역자들에게 얼마나 많은 사랑의 빚을 지고 있는지 말로 감사함을 다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지면을 빌어 다시 한번 동역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부족하지만 <디사이플>은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좋은 동반자로서 섬기기를 소원한다. <디사이플>을 위한 기도와 성원, 그리고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 든든한 동역자들이 없는 <디사이플>은 상상조차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건우 목사는 서울대와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사우스웨스턴신학대학교(Th. M)를 졸업했다. 현재 사랑의교회 부목사와 국제제자훈련원 대표총무로 섬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