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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칼럼 오정현 원장_ 국제제자훈련원
말보다 실천이 중요하다는 말을 흔히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실천보다 중요한 것은 의식(意識)이다. 세상을 바꾸는 모든 혁명이나 실천은 반드시 의식에서 시작됐다. 아무리 전도를 강조하고, 증인의 삶의 중요성을 설파해도 이것이 의식화되지 못한 사람에게는 쇠귀에 경 읽기에 불과하다.
교회학교 교육이 참으로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증인의 삶은 대개 이때 결정된다고 본다. 건강한 의미에서 복음의 의식화 교육은 이 시기에 시작돼야 깊이 뿌리내릴 수 있다. 예수 믿는 집안의 초등학교 아이들을 유대인 아이들이나 심지어 모슬렘 아이들과 종교적으로 맞붙여 보면 과연 신앙적으로 이길 수 있는 아이가 몇이나 될까 싶다. 이유는 말하지 않아도 분명하다.
우리는 제자훈련을 할 때 사람의 지성이나 감성을 지나치게 대접하는 면이 있다. 혹시 이렇게 하면 강제적이지 않을까? 저렇게 하면 세뇌하는 것은 아닐까? 과도하게 우려하고 조심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제자훈련의 의식화를 뿌리내리지 못하게 하는 원인일 수도 있다.
복음의 의식화를 성경적으로 표현하면 이사야 6장 13절의 ‘거룩한 그루터기’라고 말할 수 있다. 세속의 칼날이 춤을 추고, 이로 인해 때로 가지들이 베임을 당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복음의 의식화가 내면 깊이 뿌리내린 사람은 그 속에 복음의 거룩한 그루터기가 있기 때문에 어떤 일이 있어도 흔들리거나 꿈쩍하지 않는다.
그러면 복음의 의식화는 무엇을 말하는가? 젊을 때부터 나는 세 가지에 관심을 가졌다. 첫째, 평생 흔들 수 있는 복음의 깃발이 있는가? 둘째, 평생 붙잡을 수 있는 복음의 소명이 있는가? 셋째, 평생 부를 사명의 노래가 있는가? 이것을 자녀들에게 어릴 때부터 심어 줘야 한다. 예수 믿고 나이 70세가 돼도 평생 부를 찬양조차 없는 사람이 교회 내에 있다는 것은 그 속에 건강한 복음의 의식화가 뿌리내리지 못했다는 뜻이요, 아울러 출석 교회의 사역 방향이나 훈련 궤도를 적극적으로 수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복음의 증인을 길러 내기 위해서는 훈련 방식도 중요하고, 실천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생각 속에 복음을 의식화시키고, 가슴 뜨거운 거룩한 혁명가로 만드는 것이다. 이것이 한국 교회가 민족 복음화라는 새로운 미래를 위해 붙잡아야 할 토대다. 세상의 역사 속에서도 의식화된 서너 사람으로 인해 국가와 민족의 운명이 바뀌었다면, 말씀으로 거듭난 거룩한 혁명가들이 세상을 바꾸는 것이야말로 하나님 나라의 산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제자훈련은 거룩한 의식 혁명이다. 그리고 이것은 할 수만 있으면 어릴 때부터 시작해야 하고, 스물이 넘기 전에 지축이 흔들려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복음의 거룩한 그루터기로 자리 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