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2023년 10월

충만한 사역을 위하여 - 제2회 ‘10·23 한국 교회 섬김의 날’을 생각하며

발행인칼럼 국제제자훈련원 원장 오정현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사 40:31). 


젊었을 때 부친으로부터 반복적이자 지속적으로 받은 말씀이다. 1982년 내가 미국에 도착했을 때, 가진 것이 없었다. 곧 아이들도 생겼다. 학교를 다니면서 사역했기에 여러모로 힘겨웠다. 사역은 쌓여 가고, 영어로 히브리어, 헬라어를 배우는 것도 벅찼다. 그런데도 부친은 내게 계속 이사야 40장 27~31절의 말씀을 보내셨다. 그럴 때 얼마든지 “아버님은 지금 제 상황을 모르셔서 그렇습니다”라고 말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어떻게 이 구절이 어려웠던 시기에 내 삶을 일으키는 레마의 말씀으로 작동했을까? 그때 심중에 꽂힌 부분이 28절의 “하나님은 명철이 한이 없으시며”였다. 상황이 절망스럽고 죽을 것 같을 때라도 하나님께서 한 길을 막으시면 다른 길을 열어 주시는 것을 믿었고, 이것이 삶으로 체화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이후 내 사역의 중추가 된 ‘충만한 사역’의 초석이 됐다. 

사역을 하다 보면, 누구라도 막다른 골목에 처할 때가 있다. 전후좌우 어디에도 조금의 틈조차 보이지 않는 사면초가의 상황을 만날 때, 왜 어떤 사역자는 주저하지 않고 일어서는가? 충만한 사역을 하는 목회자는 ‘하나님의 충만하심’ 때문에 상황에 부정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충만한 사역을 하고 있는지를 어떻게 점검할 수 있을까? 충만한 사역이 무엇인지를 체감하기 위해서는 역으로 그 대척점에 있는 현상들을 살펴보면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제임스 패커가 이를 잘 표현했다. “하나님의 얼어붙은 백성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듣게 했던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부르는 찬양, 냉담한 형식주의, 폐쇄적인 삶, 상호 헌신의 부족은 목회자와 교인들이 함께 이루는 충만한 사역을 실현하기 위해 맞서야 할 것들이다.” 충만한 사역은 목양의 임계점을 돌파하는 사역이다. 상식적 신앙의 관성에 떠밀려 가는 냉담하고 형식적인 신자들을 일깨워 다시금 은혜의 새 길로 되돌리는 거룩한 동력이 될 것이다.

2023년 10월 23일은 제2회 ‘한국 교회 섬김의 날’이다. 이를 통해 한국 교회가 ‘하나님의 충만한 사역’을 경험하는 뜨거운 부흥의 현장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10·23 한국 교회 섬김의 날’ 등록자 수가 6,500명이 넘었다. 여전히 코로나의 그림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이것은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이며, ‘충만한 사역’은 결코 사람들에게서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임을 보여 주고 있다. 

충만한 사역을 견인하는 영적인 근력은 믿음의 모험에 있다. 말씀에 순종하지 않고서 어떻게 말씀의 능력을 경험할 수 있을까? ‘10·23 한국 교회 섬김의 날’이 말씀에 순종하는 믿음의 모험으로 충만한 현장이 되기를 기도한다. 작년 ‘9·26 한국 교회 섬김의 날’을 통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어려워진 한국 교회에 회복의 문이 열렸다면, 올해 제2회 ‘10·23 한국 교회 섬김의 날’을 통해 한국 교회에 회복을 넘어 뜨거운 부흥의 문이 열리기를 소원한다. 

동시에 ‘10·23 한국 교회 섬김의 날’은 오직 하나님의 영광과 주님의 피 값으로 세우신 교회를 위해 섬김의 수고를 다 하시는 모든 사역자들과 함께하며, 가슴에서 가슴으로 이어지는 영적 동지애의 물결이 시간마다, 현장마다 넘쳐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