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CK
발행인칼럼 국제제자훈련원 원장 오정현
1907년 한반도 전역과 중국까지 요원의 불길처럼 번져 갔던 평양 대부흥 운동의 열기는 1908년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급격하게 힘을 잃어 갔다. 평양 대부흥의 열기가 줄어들자, 당시 장로교와 감리교 6개 선교회는 힘을 결집해 전국적으로 백만 구령 운동을 시작했다.
특히, 평양 장대현교회에서 시작된 길선주 목사님의 새벽기도의 불씨는 백만 구령 운동을 본격적으로 발화시켰다. 이 새벽기도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교회의 민족적 에너지를 한데 응집시키는 구심점이 됐다.
어쩌면 이런 현상은 지금의 모습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1980년대에도 민족 복음화 운동이 들불처럼 전국 각지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한국 교회는 인터넷으로 시작되는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고, 한편으로 인구수의 절대 감소세가 뚜렷해지면서, 작금은 교회 내부에서조차 한국 교회의 미래에 대해 어둡게 바라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리스도인의 수가 10~15만 명이었던 때, 그보다 열 배에 가까운 수의 영혼을 구하자는 백만 구령 운동은 말도 안 되는 소리처럼 들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1910년에 전국적으로 불이 붙은 구령의 씨앗은 일본의 식민지 36년과 한국 전쟁을 지나서 1961년에 60만 명, 1980년도에는 533만 명 그리스도인으로 열매를 맺었다.
신앙이란 이렇게 이성과 합리를 바탕으로 해 바위로 계란을 깨뜨리는 것이 아니라, ‘믿음의 계란으로 세상의 바위를 치는 것’ 곧 영적 야성이다. 1974년 엑스플로대회라는 이름으로 여의도에서 100만 명이 모이는 전도대회를 계획했을 때, 상황상 불가능하다는 수십 가지 논리가 제기됐다. 그러나 결국 기도로 태산 같은 장애물들을 넘어섰다.
역사적으로 보면, 교회가 태동한 이후 주후 4세기까지 10년 주기로 50% 성장했다. 마가의 다락방에서 120명으로 시작된 교회는 350년 후 로마 제국 인구의 절반인 1,500만 명이 예수님을 믿고 그리스도인이 됐다.
앞으로 10년 후인 2033년은 예수님께서 승천하시고 이 땅에 교회가 탄생한 지 2,000주년이 되는 해다. 이제 믿음의 눈을 열어 1세기 교회의 야성과 전투적 교회상을 회복해 2033년에는 대한민국의 복음화율이 50%가 되는 은혜를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오늘 한국 교회에 필요한 것은 1910년의 백만 구령 운동의 영적인 기세를 이어받아, 이제 다시 이천만 구령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믿음의 계란으로 세상의 바위를 쳐서’ 사랑하는 이 민족을 그리스도께로 올려 드리기를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