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오정현 원장_ 국제제자훈련원
최근 내 마음에 도전을 주고, 깊은 생각을 하게 한 대화가 있다. 디지털 혁명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한 직분자가 이렇게 얘기했다. “너무 깊은 세계를 보니 제 눈이 멀고 싶습니다. 안 봤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은 요즘 구글의 모토가 되고 있는 ‘Don’t be evil’과 통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는 목회자에게 전혀 예기치 않았던 숙제를 던져 줬다. 코로나19 사태는 개인의 보호라는 명목 아래 정보 전체주의(Information Totalitarianism)의 민낯을 드러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어느덧 ‘빅 데이터’와 모든 ‘알고리즘’에 의해서 사람들의 생각이 전부 장악되고 있다. 소위 딥 마인드(Deep Mind), 딥 프레임(Deep Frame)이다. 이런 것으로 개인의 행동과 사고마저 장악된 상태에서 하나님의 교회는 어떻게 행해야 하는가?
특별히 젊은이들의 뇌 회로가 바뀌고 있다. 우리도 모르게 그렇게 되고 있다. 사람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거대한 4차 산업혁명의 시스템이 가속화되면서, 초지능이 장난을 치듯 세상을 다루는 시대가 됐다.
우리가 아는 ‘조직신학적 상황’은 다음과 같다. 하나님은 무한하시고 완전하시며, 인간은 유한하고 불완전하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 4차 산업혁명의 급류 속에서, 세상은 가상 세계나 기계의 무한한 가능성(Infinite Possibility)으로 하나님 나라, 신의 형상에 도전하고 있다. 디지털 변혁(Digital Transformation)의 시대에 교회는 성령으로, 생명 사역으로, 말씀의 절대적인 능력으로 어떻게 이겨 낼 것인가? 초월적 가상 세계를 어떻게 복음의 영향력과 생명의 사역으로 이겨 낼 것인가?
아브라함 카이퍼의 영역 주권을 다시 생각한다. “삶의 모든 영역에서 그리스도가 왕이 되게 하라”는 그의 선언은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권력의 정보 전체주의가 필요악처럼 현실화되는 이때에, 한국 교회가 세상을 이길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아브라함 카이퍼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선언문이 있다. “만물을 통치하시는 그리스도께서 인류가 존재하는 모든 삶의 영역들 중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영역은 단 한 평도 없다.” 쉽게 말해서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이 엄청난 우주 속에 하나님이 통치하지 않으시는 곳은, 즉 우주 속의 단 한 치도 하나님의 통치와 주권에서 벗어나는 곳은 없다는 뜻이다. 아브라함 카이퍼는 인간이 숨 쉬는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세상을 변혁시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한국 교회가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고,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중요한 것은 실효성 있는 사역이다. 어떻게 하면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교회적으로, 개인적으로 말씀의 능력이 유효화되고 실체화될 수 있을 것인가?
교회는 디지털 혁명의 시대에 어떻게 해서든 일상에서 하나님께서 일하실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일하실 공간을 어떻게 내어 드리고, 그분께 집중하며 마음을 모을 수 있는가? 한국 교회가 다음 여섯 가지의 토대를 철저하게 구축한다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큰 길을 열어 주실 것이다. 첫째, 성경의 절대적 권위, 둘째,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 셋째, 성령의 능력과 주권, 넷째, 거룩한 공교회의 중요성, 다섯째, 세계선교의 절박성, 여섯째, 평신도 사역의 소중성이다. 시대가 어떻게 변화하든지 그리스도인으로서 이 여섯 가지를 놓치지 않고 붙잡을 때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일하심을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