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2021년 06월

얼굴을 잃어버린 시대, 기쁨은 그리스도인의 사명이다

발행인칼럼 국제제자훈련원 원장 오정현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의 가장 큰 비극은 얼굴을 잃어버린 것이다. 일상의 뉴 노멀(New Normal)이 된 마스크 착용은 수천, 수만의 신경 조직으로 지극히 촘촘하게 엮어진 입술의 움직임을 가려 버렸다. 이로 인해 얼굴 표정만으로도 주고받던 소통의 대로가 끊어졌다. 지난해 동안 우울증이 급증했다는 통계는 이런 안타까운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종식이 생각보다 요원해지면서 동료와 이웃 간에 심화된 소통의 부재는 사회적 존재인 인간의 감정의 물줄기마저 메마르게 만들었다. 

이런 현실은 지독한 갈등으로 고통받는 우리 사회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작년 우리 사회의 갈등 비용은 최대 246조에 이른다. 상상을 뛰어넘는 수치다. 마스크로 얼굴의 절반이 가려지고, 비대면의 일상화로 빚어진 소통의 고갈은 그렇지 않아도 갈등의 소용돌이에 빠진 현대 사회에서 웃음이 사라지고 기쁨이 증발되게 했다. 

어느덧 표정을 잃은 채 우울감에 시달리는 우리 사회가 다시 미소 짓게 하려면 ‘복음의 기쁨’이 다시 회복돼야 한다. 죄로 깨어진 감정은 복음의 기쁨을 통해서만 근본적인 치유와 회복이 가능하다. 복음의 주인이시며 기쁨의 원천이신 예수님을 마음의 왕좌에 모셔야 비로소 우리의 감정은 온전해진다. 그럴 때 감정은 물론이요, 기쁨의 유통자로서 이웃의 상처 난 감정을 회복시키는 삶을 살 수 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고 보혈의 역사, 생명의 역사에 눈이 열릴 때 감정이 치유되기 시작하고, 그 중심에 기쁨이 샘솟는다. 복음으로 영혼의 거듭남을 경험할 때, 고백하는 말이 있다. “꽃도 어제 본 꽃이 아니고, 공기도 어제 맡았던 공기가 아니며, 태양도 어제 뜬 태양이 아니다.” 

이때 ‘주의 사랑 비칠 때에 기쁨 오네 근심 걱정 물러가고 기쁨 오네’라는 찬송이 절로 흘러나오는 이유는 치유된 감정과 감정의 온전함이 내면에서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는 에덴동산 시절 감정의 온전함을 이 땅에서도 맛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강단에서 찬양을 하면서 덩실덩실 뛸 때가 있다. 은혜의 물줄기가 영혼에 부어지면서 감정에 치유가 일어나고, 기쁨이 회복되기 때문이다. 동시에 함께 찬양하는 성도들의 모습에서도 신령한 기쁨이 공동체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목도한다.

휴대 전화가 아무리 좋아도 배터리가 방전되면 쓸 수 없다. 우리가 성경적인 지식으로 머리와 가슴을 채운다고 해도, 시시때때로 복음의 기쁨으로 충전되지 않으면 코로나 블루로 얼굴을 잃어버린 세상에 기쁨으로 맞설 수가 없다. 갈등으로 고통하는 사회가 웃음을 회복하려면, 먼저 복음의 기쁨으로 치유된 온전한 감정의 고봉으로 올라가야 한다. 마스크로 얼굴이 가려지고 웃음을 찾을 수 없는 이 시대에 기쁨을 유통하는 일은 그리스도인이 전심전력으로 붙잡아야 할 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