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김명호 목사_ 국제제자훈련원 대표
제자훈련을 이끄는 목회자에게 가장 큰 유혹 중 하나가 성공에 대한 조급함이다. 한 사람 사역에 집중한다고 하지만 교회가 성장해야 한다는 강박감으로 인해 진정한 제자훈련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다른 교회가 어떤 방법으로 성장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까다롭게 굴지 말고 성경적인 방법이 아닐지라도 목회에 도입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래된 이야기다. 한 남자 집사가 옥한흠 목사에게 물었다. “옥 목사님, 계속 이런 식으로 할겁니까?” 개척 초기에 제자훈련을 하느라 소수의 사람들을 놓고 씨름하고 있는 담임목사가 답답하게 보였던 것 같다. 당시 서초동 주변에는 40여 개의 개척 교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들은 유명 강사와 연예인들을 불러서 집회를 했다. 동네 곳곳에 포스터와 플래카드를 걸고 유인물을 나눠주면서 교회를 알렸다. 어떤 교회는 1년도 채 안되어 400명을 넘어서고 있었다.
그런데 옥 목사는 이런 집회에는 관심이 없었다. 개척할 때 모여든 보잘것없어 보이는 몇몇 사람들을 데리고 제자훈련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렇게 목회하는 담임목사가 답답하게 보였을 것이다. “계속 이런 식으로 할겁니까?” 그의 질문에 옥 목사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저는 이 길로 갑니다!”
제자훈련 사역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제자들이 변화된 것은 훈련이 아니라 오순절 성령의 능력을 받을 때 변화된 것이라고 하면서 실패한 제자훈련을 왜 해야 되느냐고 묻는다. 정말 예수님의 제자훈련은 실패한 것인가? 오늘 우리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역사를 왜곡되게 가르치는 이들의 도전 앞에서 우리의 믿음의 도를 더욱 분명하게 드러내야 한다.
어떤 사람은 평신도를 골치 아프게 왜 깨우느냐고 반문한다. 그래서 목회자의 영성이 깊다느니 카리스마가 대단하다는 말로 교인들을 깔아뭉개는 우민화 목회를 주장한다. 어떤 사람은 제자훈련의 몇몇 지도자들의 인격적 결함을 이야기하면서 이제는 제자훈련이 용도 폐기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지도자에게 문제가 있다면 그는 분명히 회개하고 돌이켜야 한다. 그러나 제자훈련 사역은 어떤 한 사람의 전유물이나 한 교회의 사역이 아니다. 전국 방방곡곡에 이미 제자훈련을 통해서 건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교회와 목회자들이 수없이 많다. 미국과 브라질을 비롯한 전 세계 곳곳에서 제자 삼는 사역을 하고 있는 동지들이 얼마나 많은가?
지금도 교회마다 제자 삼는 사역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사역자들의 자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땀과 눈물을 흘리고 있는지 모른다. 제자 삼는 사역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고 있는 교회들도 너무 많다. CAL세미나 등록이 시작되면 부교역자들에게 할당된 숫자는 1분만에 동이 나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누구를 위해서 이 사역이 멈춰서야 하는가?
이제 국제제자훈련원의 사역은 한 지역 교회의 사역이 아니다. 한 교회의 흥망성쇠에 따라 멈추고 폐기할 수 있는 사역이 아니다. 한국 교회와 세계 교회를 위한 사역이며 함께 힘을 합해 이뤄가야 할 사역이다. 제자훈련을 소개하는 CAL세미나도 도시와 농어촌, 개척 교회와 전통 교회, 그리고 소형 교회와 중형, 대형 교회의 규모에 따라 다양한 목회 현장을 보여주면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제는 같은 목회 철학과 비전을 가진 목회자와 교회들이 거룩한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필요하면 사역도, 재정적인 부담도 함께 나눠지고 의사결정에 참여해 힘을 합해야 한다. 이제 하나님 나라의 관점으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멈춰서는 안된다. 누가 뭐라고 해도 우리는 이 길을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