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2013년 09월

꺼져가는 불씨를 다시 살리려면

발행인칼럼 김명호 목사_ 국제제자훈련원 대표

1995년 대비 2005년도의 통계청 조사를 보면 한국 교회 교인의 수는 876만 명에서 862만 명으로 10년 사이에 14만 명이 줄었다. 전체 인구 대비 비율이 20%에서 18%로 낮아졌다. 그런데 단순하게 교회가 양적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문제는 아니다. 한국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한국 사회에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올해 1월에 한목협이 발표한 ‘한국인의 종교생활에 관한 의식 조사 결과’를 보면, 비종교인이 천주교를 신뢰한다는 응답이 26.2%로 가장 많았다. 불교를 신뢰한다는 응답이 23.5%, 기독교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18.9%로 그 뒤를 따랐다. 신뢰도가 낮은 이유를 물어본 결과는 ‘이단이 많아서’ 10.7%, ‘이기주의 때문에’ 10.5%, ‘목사와 교인의 언행불일치 때문에’ 9.4%, ‘헌금을 강요하기 때문에’ 9.1%, ‘목회자의 사리사욕 때문에’ 6.6%였다.
기독교인의 말과 행동에 대한 비기독교인의 신뢰도는 19.8%, 목회자의 설교와 행동에 대한 신뢰도는 23.6%에 불과했다. 또한 “종교를 믿을 의사는 있으나 기독교로 개종할 의향이 없다”라고 응답한 응답자들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 ‘상업적이라서’ 19.5%, ‘믿음이 안 가서·신뢰도가 떨어져서’ 12.2%, ‘자기중심적이라서’ 11.3%,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모습이 싫어서’ 8.1%의 순으로 답변이 나왔다. 이것은 한국교회가 불신자들의 눈에 어떻게 보이고 있는지를 반증한다.
감신대 이원규 교수는 “가장 우선적인 책임은 목회자에게 있다”고 분석하면서 “교회 지도자들의 영적, 도덕적 수준이 먼저 높아져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또한 한국 교회가 양적 성장을 경험하면서 많은 것들을 누리게 되었지만 동시에 영성, 도덕성, 공동체성을 상실해 사회적인 신뢰도를 잃어버렸다고 평가했다.
오늘 한국 교회는 비기독교인들에게 개교회주의, 물량주의, 상업주의에 빠져 공룡 같은 몸뚱아리를 주체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으로 비치고 있다. 한국 교회가 영성을 잃어버리고 세속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도덕성을 상실하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미국 브라이어우드교회의 담임목사인 해리 리더는 꺼져가는 불씨를 다시 살려서 불길을 일으키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는 교회가 죽어가고 있거나 쇠퇴할 때 나타나는 현상을 다음과 같이 들고 있다.

· 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춘다. 도박꾼이 한판을 기대하는 것처럼, 교회를 확 바꿔놓을 프로그램에 기대 교회 성장에 목을 맨다.
· 과거에 매여 산다. 교회의 영광스러운 시절을 회복할 것이라는 희망 속에 과거를 회상하며 전통에 매여 살고 있다.
· 특정한 인물에 의존한다. 외향적이며 유창한 설교를 할 수 있는 강력한 지도자 한 사람만 바라본다.
· 현상 유지만 해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기념비를 열심히 윤기 나게 닦을 뿐이다.
· 예상되는 패배에 대한 변명거리 목록을 준비하고 있다. 자신들은 어떤 외부 요인의 희생자들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 사회적인 이미지와 평판이 추락한다. 때로는 내부에서는 인식조차 못하는데 외부에서 쇠퇴의 징후가 나타나기도 한다.
· 복음으로부터 이탈한다. 하나님의 은혜를 떠나 건물, 전통, 특정 인물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사실 한국 교회는 그동안 너무 자만했고, 스스로를 너무 과신했다. 자신의 능력과 업적에 대해 자화자찬하기에 바빴고, 교만했다. 성공 신화에 빠져서 교회가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이제 하나님보다 물질, 명예, 권력, 성공과 같은 세상적인 것에 집착했던 과오를 내려놓고, 신앙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 특별히 목회자가 품위를 잃고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된 것에 대해 회개하고 도덕성을 회복해야 한다. 한국 교회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물적, 인적 자원을 내려놓고, 나눔으로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살 수 있다. 이제 꺼져가는 불씨를 살리고 다시 불길을 타오르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