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2015년 07월

편집장칼럼 * 사르밧 과부의 빵과 삼손의 기도

발행인칼럼 우은진 편집장

요즘 TV에 나오는 쿡방 프로그램에 푹 빠졌다. 일명 요리방송인데, 셰프들이 나와서 여러 종류의 요리들을 선보인다. 케이블 TV에서 방영되는 셰프들의 쿡방 프로그램들로는 <냉장고를 부탁해>, <한식대첩>, <집밥 백선생>, <수요미식회>, <오늘 뭐 먹지?> 등으로 다양하다. 사실 쿡방 프로그램은 예전부터 존재해 왔었다. 엄마 같은 요리사와 연예인이 함께 요리하는 컨셉은 어릴 적부터 많이 봐 오던 구성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셰프가 주로 남자들로 변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쿡방에 빠지는 이유는 바쁜 사회생활로 인해 대리만족을 즐기기 위해서란다. 실제로 쿡방을 많이 보는 사람들은 요리를 실제로 하기보다는 사먹거나 인스턴트 식품을 먹는 예가 더 많다고 한다.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요리하는 시간도 훨씬 적다고 한다. 그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뜻이다.
쿡방을 보다 보면 요리를 두 종류로 나누게 된다. ‘저건 내가 따라할 수 있겠구나’ 싶은 요리와 ‘저건 재료도 외국 재료들이고, 내가 만들기에는 힘들겠다’ 싶은 요리가 그것이다. 내가 따라할 수 있는 것은 재료도 구하기 쉽고, 레시피도 간단하며, 많이 먹어 봤던 요리들이다. 한마디로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친근감과 동질감이 있는 요리다.
지난 6월 2일 인천 CAL-NET 모임이 열렸던 은혜의교회에서는 제자교회 장대희 목사가 주강사로 ‘견뎌 내는 목회’에 대해 진솔하게 강의해 많은 참가자들에게 ‘아, 나도 제자훈련 해볼 만하다’라는 인식을 심어 줬다. 장 목사는 한때 제자훈련으로 교회가 부흥했지만, 오랫동안 정체기를 겪다가 작년부터 다시 제자훈련을 붙잡고 재기한 경우다.
이날 그는 두 명의 성경 인물을 예로 들었다. 한 명은 사르밧 과부다. 선지자 엘리야는 가난과 기근으로 밀가루와 기름 조금밖에 없는 과부에게 빵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사르밧 과부는 순종했고, 작은 빵 하나를 만들어 엘리야에게 주고, 나머지 재료로 자신과 아들의 빵을 만들었다. 장 목사는 교회가 한때 부흥했지만 목사 자신이 너무 지쳤고, 이는 교회의 정체로 이어져 교인들이 하나둘씩 떠났다고 토로했다. 목회자의 사례비가 두 자리 숫자가 됐을 때도 지출은 계속 돼야 했는데, 마치 사르밧 과부가 된 심정이었다고 한다. 
또 다른 성경 인물은 삼손이다. 장 목사는 강단에서 삼손에 대해 난도질했었다. 그러나 교회가 어려워지자 삼손이 아무런 힘도 없어졌을 때, 하나님께 드린 “이번만 나를 강하게 하사”라는 마지막 기도가 자신의 기도가 됐다고 고백했다. 장 목사는 지친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이번만 목회에 힘을 주시면 다시 제자훈련으로 한사람을 붙잡고 목회 본질을 지켜 나가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과거 교회가 부흥하고 자신이 잘나갈 때, 길을 가다가 만난 작은 교회, 허름한 교회, 가난한 교회를 승리자의 눈으로 바라봤던 것이 부끄러웠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이제는 길을 가다가 작은 교회를 보면 잠시라도 불쌍히 여겨달라고 기도한다. 그리고 교회를 지키는 목회자와 사모님들을 보면 더 소중함을 느낀다. 그들이 얼마나 울면서 버티고, 가난해도, 포기하고 싶어도, 좌절하고 싶어도 교회를 지키는지 이제는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보이는 예배당 건물은 잃었지만 보이지 않는 성도들의 헌신을 알게 돼 감사하다고 말한다. 장 목사의 말을 들은 참석자들은 대부분 비슷한 작은 교회, 허름한 교회, 가난한 교회를 섬기고 있지만 “우리도 제자훈련 한번 제대로 해 볼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은혜의교회의 문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