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2018년 04월

이제는 교육이 아니라 선교다

발행인칼럼 오정현 원장_ 국제제자훈련원

40년간 사역을 해 오면서 심각하게 생각하는 현안이 있다. 이것은 작게는 교회학교 교육이요, 크게는 믿음의 세대 계승이다. 성경 속에는 믿음의 세대 계승이 온전하게 이어지지 못한 비극적인 예가 있다. 위대한 영적 지도자였던 모세의 후손이었지만, 우상 숭배자들의 제사장이 된 요나단(삿 18:30)은 이스라엘의 한 지파가 통째로 사라지게 하는 원인이 됐다.
이후 단 지파는 이스라엘 역사에서 역할을 하지 못했고, 선택받은 자들을 계수하는 요한계시록 7장에서도 그 지파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믿음의 세대 계승에 실패해 성경에서 사라진 단 지파의 비극은 오늘날 한국 교회의 교회학교에 주는 비상한 경고다.
교회학교의 성장과 믿음의 온전한 세대 계승은 한국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일 뿐 아니라, 세계 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다. 그런데 이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큰일 났다’는 위기의식 정도다. 우리의 심장을 위축시키는 위기의식 정도로는 결코 이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없다.
오늘날 한국 교회의 교회학교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가장 중요한 해결책은 ‘의식의 전환’이다. 더 이상 좋은 교육, 잘하는 교육, 적절한 교육으로는 ‘믿음의 온전한 세대 계승’이 이뤄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교회학교의 대상인 청소년 세대가 다른 세대(삿 2:10), 다른 종족이 됐기 때문이다. 그들이 기성세대와 같은 말을 사용하고, 같은 공간에 산다고 해도, 이미 그들의 정신세계는 기존의 사고방식으로는 이해하거나 소통할 수가 없다. 이런 점에서 청소년들이 있는 곳 자체가 선교지요, 이들이 곧 교회의 선교의 대상인 것이다.
이제 교회학교 교육은 ‘교육 정책’을 뛰어넘어 ‘선교 정책’이 돼야 한다. 한국 교회의 교회학교는 ‘교육 의식’에서 ‘선교 의식’으로의 전환을 선포해야 한다. 선교가 무엇인가? 그 일에 목숨을 걸고 자신을 던진 사람만이 감당할 수 있는 사명이다. 더 이상 교회학교 교육은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무엇을 전하며, 무엇을 이해시키는 것만으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 교회학교 교육은 선교가 돼야 한다. 선교는 무엇을 가르치기 전에 생명을 구하고 생명을 전하는 일이다. 이런 면에서 교회학교 교육은 다른 종족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에 방불하는 선교가 돼야 한다. 또한 교회학교 교사가 선교지에서 생명을 걸고 사역하는 선교사처럼 되지 않으면, 오늘날의 교회학교에는 더이상의 출구가 없다. 나아가 교회학교 학생들은 자신을 ‘배움의 주체’에서 ‘선교의 주체’로 인식하는 의식의 대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가정에서의 신앙 교육도 마찬가지다. 부모들이 선교 의식을 갖고 자녀들에게 접근하지 않으면, 믿음의 계승이 보장되기 어렵다. 그래서 가정예배도 일상적인 의식이 아니라, 선교지에서 낯선 사람에게 복음을 전할 때의 긴장과 준비를 하고 드려야 한다.
진정한 신앙의 세대 계승은 가정예배와 교회학교가 우리의 선교지가 되고, 교회학교 교사가 선교사로서의 사명으로 무장될 때에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21세기의 제자훈련은 가정을 선교지로, 교회 교육을 선교 교육으로 하는 ‘의식의 전환’이 해답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