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오정현 원장_ 국제제자훈련원
지난 5~6년 동안 가장 힘든 일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이들은 이미 나름의 여러 가지 답을 짐작한 상태에서 질문하는 것 같다. 내가 하려는 대답과 일치하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다. 지난 몇 년간 가장 힘들었고,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했던 것은 ‘마음을 지키는 일’이었다. 마음을 지키지 못하고, 마음을 빼앗기면 우리의 신앙은 패잔병 신세를 면할 수 없다. 마음이 가장 치열한 영적 전쟁터이기에 마음이 무너지면 전쟁에서 패하게 된다. 주님의 재림이 가까운 종말의 때일수록 세상은 우리 마음을 움켜쥐기 위해 혈안이 된다.
마음을 지키는 것은 단순히 참고 인내하는 것과는 다르다. 어떤 기업인이 딸을 데리고 신부 입장을 할 때 이런 말을 했다. “앞으로 결혼 생활을 하면서 참지 말고 견뎌라. 참는 것은 억울하지만 견디는 것은 보람이 있다.” 그리스도인이 마음을 지키는 것은 믿음의 닻을 하나님께 내리고, 세상 풍파를 견디는 것을 의미한다.
몇 해 전에 소천한 달라스 윌라드는 그의 명저 《마음의 혁신》에서 첫 문장을 “우리는 마음으로 산다”라고 시작한다. 마음을 어떻게 지키는가가 삶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성도들이 세상 광풍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그리스도인으로서 날마다 마음의 근력을 키우며 살 수 있을까?’는 목회자의 고민이자, 기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마음을 지킬 수 있을까?
첫째, 임계점을 돌파한 기도생활을 해야 한다. 스치는 바람의 무게조차 견딜 수 없어 모든 것을 놓아 버리고 싶은 지점이 있다. 기도했음에도 상황은 악화되고, 더 이상 기도하고 싶지 않은 시간도 있다. 그때는 마음이 크게 요동해 온전히 지키기가 어렵다. 사탄이 귀에 대고 ‘할 만큼 했다. 이제는 그만해도 돼’라고 속삭인다. 야곱처럼 얍복 강가에서 밤새 씨름하던 중에 허벅지 뼈가 위골돼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순간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때는 우리가 다시 야곱처럼 ‘하나님만이 복의 근원이요, 해답’이라는 믿음으로, 기도의 임계점을 돌파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것이 천지가 뒤집어지는 듯한 격렬한 상황, 내 삶을 압도하는 거대한 환경 속에서도 우리의 마음을 지키는 비결이다.
둘째, 예배 속에 임재하시는 하나님의 쉐키나 영광을 경험해야 한다. 성경에 나오는 신앙의 위인들이 무너진 삶을 회복할 수 있었던 첫걸음은 언제나 예배였다. 예배 속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경험하게 되면, 그동안 가졌던 상처가 치유되고, 고통이 위로가 되며, 다시 믿음의 꿈을 꿀 수 있는 용기를 얻게 된다. 그동안 그렇게 연연하며 조금 더 가지기 위해 안달하던 세상적 영광과 명예, 그리고 자랑이라는 무서운 중력은, 예배 속에 임재하시는 하나님의 영광을 경험할 때에야 비로소 끊어 내고 내려놓을 수 있다.
셋째, 세상 풍파 속에서 흔들림 없이 마음을 지키기 위해서는 하나님께서 앞서 인도하심을 확고히 믿어야 한다. 우리가 임계점을 돌파하는 순종을 드리면, 하나님께서는 그분의 군대를 먼저 보내셔서 전쟁을 하신다. 우리는 이것을 믿기 때문에 마음을 지킬 수 있다.
2019년 전인미답(前人未踏)의 새해가 시작했다. 교회와 믿음의 가정마다 우리 속에 계시는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시고 세상 모진 풍파와 격랑에도 온전히 마음을 지키자. 그래서 연말에는 ‘승리의 믿음 보고(報告)’를 올려 드리는 한 해가 되기를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