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2019년 04월

재미만 추구하는 Z세대에게 어떻게 복음을 전할까?

발행인칼럼 오정현 원장_ 국제제자훈련원

지난 2월부터 신앙인의 삶을 바로 세우는 ‘근본 질문 시리즈’ 설교를 하고 있다. 예수님을 믿은 후 하나님의 자녀가 됐지만, 여전히 죄의 몸을 입고 있기에 사도 바울처럼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 내랴”는 비통한 질문을 포함해 인생의 한계로 인한 의문에 신앙적인 해답을 말씀으로 나누고 있다.

목회자로서 시대를 살피며 복음의 전진을 위해 골몰하는 질문이 있다. ‘어떻게 하면 생명의 복음이 시대를 관통하고 견인하는 사명을 다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결코 단순하지가 않다. 흔히 60년대 전후를 베이비 붐 세대, 60년대 말부터 70년대를 X세대, 90년 중반까지를 Y세대 혹은 밀레니엄 세대, 그리고 이 다음을 잇는 세대를 Z세대라고 부른다. 아마도 지금 중학생부터 대학생들까지 Z세대에 포함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Z세대가 사용하는 언어와 사고방식이 기존 세대들과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이들은 스마트폰을 몸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포노사피엔스(phonosapiens)요, 부모 세대는 해독조차 어려운 디지털적 언어를 사용하고, 개인적이면서도 현실적이며, 깊은 관계보다는 가벼운 취향 위주의 관계를 맺고,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표출하되, 이를 위해서는 소위 팩폭(팩트 폭격)도 마다하지 않는다. 또 계정이나 장소에 따라서 여러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X세대와 Y세대가 서구에 비해 다소 늦게 등장했던 것에 비해, Z세대는 전 세계에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한 최초의 시차 없는 세대로 불린다.

세대 간의 격차를 넘어 언어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며, 소통의 방식도 다른 이들에게 기성세대의 언어와 사고로는 접근 자체가 어렵다. 이들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재미를 추구하는 세대다. ‘무민’이라는 말이 있다. 무(無)와 민(mean), 즉 의미가 없어도 좋다. 이들은 재미만 있으면 의미의 유무는 상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재미를 최우선시하는 이들에게 어떻게 해야 그들의 가슴을 복음의 깊은 의미로 새기며, 어떤 재미보다도 더 강력하게 그들의 감정과 영혼을 흔들어 놓을 수 있을까? 급변하는 세상에서 이런 고민 없이 복음을 전하는 것은 마치 주소가 오래전에 바뀌었지만 여전히 옛날 주소로 러브 레터를 보내는 것과 같다. 아무리 뜨거운 연애편지도 연인에게 전해지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목회자들이여, Z세대의 심장에 청진기를 대고 그들의 호흡과 고동치는 맥박 소리를 들어야 한다. 이것은 나이가 들수록 지난 수십 년의 목회 사역을 합친 것 이상으로 내게 깊은 고민과 숙제를 던지고 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할수록 해답은 분명하다. 성령의 기름 부음이 있는 능력의 복음만이 이들의 영혼을 둘러싼 재미의 강고한 껍질을 벼락처럼 깨뜨릴 수 있기에, 그 간절함으로 가슴에 불붙듯 애가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