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스토리 우은진 편집장
투명 항아리에 돌과 모래, 물을 넣는 실험을 할 때, 어떤 순서로 넣어야 남김없이 다 넣을 수 있을까? 정답은 가장 크기가 큰 순서대로, 즉 돌부터 넣어야 한다. 이 실험의 의미는 가장 본질적인 것을 먼저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심중에 채우는 일을 먼저 하지 않으면, 금세 세상의 것들이 들어오게 되고 결국 그것이 내 영을 쓰러뜨린다. 살다 보면 누구나 예기치 않은 시기에 인생의 폭풍우를 만나 심령이 초토화되는 경험을 한두 번씩 하게 된다. 영육이 완전히 무너지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 이때 가장 먼저 드러나는 증상은 사람을 만나는 것부터 피하게 되는 것이다.
나도 한때 영적으로 완전히 무너져 힘든 적이 있었다. 그때 나도 모르게 계속 보고 있던 TV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것은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이었다. 그 프로에 나오는 사람들 대부분은 주로 사업에 실패했거나 인간관계에 지친 사람들로, 산속에 들어가 세상을 등지고 살았다.
성경에도 영적 침체로 사람을 피해 도망간 이가 있다. 바로 엘리야다. 그는 이방 선지자 850명과 싸워 승리했지만, 변한 게 없는 북이스라엘의 상황에 낙담한다. 또 이세벨의 살인 위협에 큰 두려움을 느끼고 이스라엘 끝인 브엘세바까지 도망가 하나님께 죽여 달라고 간청한다. 그런 엘리야에게 하나님께서는 천사를 보내셔서 잎이 앙상한 로뎀나무일말정 쉴 장소를 주시고, 숯불에 구운 떡과 물 한 병을 주신다. 그리고 천사를 통해 어루만지고 위로해 주시며 일으키신 후 다시 호렙산에서 사명을 맡겨 주신다.
또한 “내가 주와 함께 옥에도, 죽는 데에도 가기를 각오하였나이다”(눅 22:33)라고 호언장담했던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대제사장과 군인들에 의해 끌려가자, 세 번씩이나 예수님을 부인한 후 통곡했다. 그때 그의 심정이 어떠했을까? 자기 자신에 대해 환멸을 느끼지 않았을까? 제자는커녕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웠을 것이다. 그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후 갈릴리로 돌아가 어부로 살아간다. 예수님의 수석 제자로서 오병이어 기적과 변화산 경험도 했지만, 사명을 잊은 채 실패자로 살아간다.
그런 베드로를 다시 만나 주시고, 새 힘을 주신 분이 누구신가? 바로 예수 그리스도시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세 번 부인했던 베드로에게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라고 세 번 물으신다. 내게는 그 질문이 “나는 너를 과거나 지금이나 사랑해”로 들린다.
“나는 여전히,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를 사랑해”, “어서 툭툭 털고 일어나 힘을 내렴”, “땅끝까지 가서 나를 전하는 증인이 되렴”, “내가 권능과 돕는 자도 네게 붙여 줄게” 하시며 위로와 격려를 해 주시는 것 같다. 지금도 영적 무기력과 슬럼프 속에 빠진 우리에게 예수님께서는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라고 물으신다. 이제 우리가 답할 차례다.
<디사이플> 6월호에서는 “영적 무기력증과 슬럼프 탈피법, 예수 그리스도로 채우라!”는 기획 주제를 통해 피해 갈 수 없는 영적 무기력증과 슬럼프에 빠졌을 때 회복하는 방법, 영적 무기력증 진단법과 좋은 영적 습관 들이기, 영적 슬럼프에 빠졌을 때 새 힘을 얻는 법, 하나님과 소통하며 영적 무기력에서 탈출하는 방안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베드로가 가로되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것으로 네게 주노니 곧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걸으라 하고”(행 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