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연히 TV를 통해 고(故) 조용기 목사의 설교를 듣게 됐다. 1980년대 조용기 목사의 설교를 듣고 있자면 성령님께 사로잡혀 설교문도 보지 않은 채 설교하는 모습이나 강단에 자신의 모든 눈과 귀를 초집중해 듣고 있는 수만 명의 성도들의 모습이 새삼 대단해 보인다. 가히 그 시절은 부흥의 시대였으며, 설교자 한 사람의 영향력이 강력한 시대였다.

한국 교회에 있어 설교가 차지하는 비중은 ‘모든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성도들의 삶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성도들이 매주 예배는 드리지만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다운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세상의 가치관에 휩쓸려 살아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설교 한 편이 강력한 영향력을 주기도 하지만, 지속적인 영향력은 주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에 마틴 로이드 존스는 《설교와 설교자》에서 “강단이 주로 부닥치게 되는 위험은 현재 교회에 다니면서 스스로 그리스도인이라고 생각할 뿐만 아니라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을 전부 그리스도인으로 가정해 버리는 것이다”라며, “참된 신자는 언제나 말씀의 능력을 느끼며 그 능력으로 자기 죄를 깨닫는다. 어떤 의미에서 믿음은 단번에 얻는 것이지만 또 다른 의미에서는 단번에 얻는 것이 아니다. 모두가 그리스도인으로 여겼던 사람이 갑자기 회심해서 참된 그리스도인이 되는 모습을 보는 것이야말로 설교자의 평생에 가장 흥분되는 경험 중 하나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매 주일 듣는 설교를 통해 회개가 일어나고 삶이 변화된다면 그 설교야말로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생명줄이자 비밀 병기와 같을 것이다. 그러나 고(故) 옥한흠 목사는 “설교로 예수님의 제자를 만들지 못한다. 감동과 위로를 주고, 한두 가지 진리를 깨닫게는 할 수 있지만 삶과 사람을 바꾸지는 못한다. 주님께서는 설교하라고 하지 않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고 하셨다(마 28:20)”라고 말했다.

그래서 옥한흠 목사는 1986년 “평신도를 깨운다”를 외치며, 말씀을 가르치고 지키게 하는 제자훈련을 한국 교회에 도입했다. 그러나 평소 옥 목사는 제자훈련 한다고 설교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항상 강조했다. 오히려 훈련을 통해 눈높이가 높아진 성도들을 위해 더욱더 설교 준비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며, 그럴 때 훈련을 통해 양성된 양질의 설교 청중이 예배의 집중력을 높이고, 예배 분위기가 질적으로 변화되게 만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제자훈련을 시작하는 연초뿐 아니라 수시로 제자의 삶에 대해 설교했다. 1986년 3월 사랑의교회 주일예배에서 옥한흠 목사는 ‘예수를 따라가려면’(마 16:21~24)이라는 주제로 그리스도인들이 십자가를 바라보는 삶에 대해 사자후를 토해 냈다. 그 일부를 소개한다.

“예수님이 한창 인기를 누릴 때 어떤 청년이 찾아와 ‘저도 제자 만들어 주세요. 어디든 따라갈게요’라고 말하자, 예수님께서 ‘여우도 굴이 있고 궁중에 나는 새도 집이지만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을 정도로 가난하다. 그래도 따라오겠니?’ 하고 묻자, 그 청년은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게 사라졌다. 지금 예수님께서 우리에게도 똑같은 말씀을 하신다. ‘이제 네가 예수 믿고 받은 모든 축복을 다른 사람과 교회, 그리고 하나님 나라 위해서 헌신하고 십자가 지고 나를 따라오라’고 하신다. 예수님이 나를 위해 십자가 지신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예수님을 위해 십자가 지고 따라가는 것도 중요하다. 십자가를 많이 진 선배들이 말하기를 ‘처음에는 내가 십자가를 지고 가지만, 나중에는 십자가가 나를 지고 간다.’ 주님께서 십자가를 지라고 하시는 때는 엄청난 축복과 위로를 준비해 주시고 지라고 하시는 것이다. 그래서 주님은 지금도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오라’고 말씀하시고 있다.”

이에 <디사이플> 1월호에서는 ‘설교와 제자훈련, 예수님을 닮아 가고 따르게 하라’는 기획 주제를 통해 제자훈련 하는 교회에서 설교의 중요성, 제자훈련을 통해 성도가 변할 수 있는 설교의 팁(Tip) 얻기, 제자훈련 전 동기 부여 설교, 일상에서 제자의 삶을 사는 것에 대한 권고 설교, 제자훈련 수료예배 때 어떤 설교를 해야 하는지 설교 샘플과 함께 담아 봤다.

“이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마 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