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스토리 우은진 편집장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나에겐 상처받을 이유가 없다》, 《남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기》,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나를 지키는 관계가 먼저입니다》,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대화법》, 《신경 끄기 연습》은 최근 몇 년간 쏟아져 나온 책들의 제목이다. 한마디로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인내보단, 내 마음의 평안을 지키며 내 성격대로 살라 제언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최근에는 미니멀리즘을 인간관계에도 적용한다. 한마디로 ‘인맥 다이어트’를 하라는 것이다. 여러 사람과 교제하며 시간과 돈, 에너지와 감정 낭비를 하지 말고, 한두 사람만 챙기라는 것이다. 또 인간관계에서도 주고받는 것이 확실해야 하며, 결코 착한 사람이 될 필요가 없으며, 깊은 관계는 지양하라고 조언한다.
이런 생각이 교회 안의 성도들 사이에도 침투된 지 오래다. 예수님을 믿는 가족 간의 관계에서뿐 아니라, 교회 안의 여러 소그룹에서 성도 간에 갈등이 자주 발생하곤 한다. 물론 갈등 없는 공동체는 없다. 문제는 갈등을 회피하거나 갈등을 조정하지 못해 더 큰 화를 자초하는 경우다. 이 경우 그 피해는 교회 공동체의 건강한 영성과 유익을 막는 쪽으로 흐른다.
초대 교회 전도 사역에도 팀워크가 깨진 사례가 있었다. 사도 바울과 바나바가 그 주인공이다. “서로 심히 다투어 피차 갈라서니 바나바는 마가를 데리고 배 타고 구브로로 가고”(행 15:39). 둘은 2차 선교여행에 마가를 데리고 가는 문제로 싸우고 갈라섰다. 이유는 1차 선교여행 때 바나바가 조카 마가를 데리고 갔는데, 가는 길이 너무 험난해 마가가 중도 포기한 전력 때문이다. 이렇게 하나님의 일을 하는 전도 사역에도 동역자 간에 갈등이 생긴다. 복음전도는 사탄이 가장 싫어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울은 훗날 마가를 힘이 된 동역자(딤후 4:11), “네가 올 때에 마가를 데리고 오라 그가 나의 일에 유익하니라”(딤후 4:11)고 말했다.
현실은 어떤가? 교회 공동체 안에서도 사소한 문제로 제자반안에서 훈련생 간에 갈등이 생기고, 때론 인도자와 훈련생 간에 갈등이 벌어질 때도 있다. 다락방 소그룹 안에서 순장과 순원 간, 또는 순원끼리 갈등이 생기기도 하고, 교회 여러 봉사와 양육 소그룹에서도 크고 작은 갈등으로, 훈련을 중단하거나 섬기던 사역을 포기한다. 그런데 이는 사탄이 가장 기뻐할 일이다.
그렇다면 교회 안에서 성도 간에 겪는 피치 못할 인간관계 갈등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이에 성경은 “그러므로 예물을 제단에 드리려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 들을 만한 일이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마 5:23~24)고 말하고 있다.
교회 공동체는 천국을 연습하는 곳이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새 피조물이 된 성도라도, 옛사람의 성품이 남아 있기 마련이다. 겉으론 온유해 보이지만 그의 내면에는 고집, 자존심, 시기, 질투, 교만 등의 괴물이 들어 앉아 있다. 그래서 항상 말씀에 깨어 본성을 죽이지 않으면 부지불식간에 튀어나온다.
만약 피치 못할 갈등이 생겼다면 상대방과 나를 더 잘 알게 되는 기회로 삼고, 성숙할 수 있는 화해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갈등이 생기기 전에 케노시스(kenosis) 즉, 자기 부인과 자기 비움을 끊임없이 훈련해야 한다. 타락한 자아는 우리가 하나 됨과 사랑, 겸손과 화목, 연합을 품으려고 해도 방해한다. 각각의 마음을 하나씩 품기보다 성령의 도우심을 받아 자신을 비우는 싸움을 계속해야 한다. 그래야 죽기까지 순종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채워질 수 있다.
이에 <디사이플> 4월호에서는 “그리스도인의 인간관계 갈등, 다양한 교회 공동체에서 갈등 대처법”이라는 기획 주제를 통해 교회 공동체 안의 다양한 제자반과 다락방, 봉사와 훈련 소그룹에서 일어나는 인간관계 갈등 유형을 살펴보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로서 어떻게 믿음 안에서 화합을 도모하고 사역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할 수 있는지 해결 방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이로써 그리스도를 섬기는 자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며 사람에게도 칭찬을 받느니라 그러므로 우리가 화평의 일과 서로 덕을 세우는 일을 힘쓰나니”(롬 14:1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