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스토리

2024년 03월

귀납적 묵상과 질문, 알면 재미있다!

기획스토리 우은진 편집장

어린 시절 TV에서 방영하던 영화 중 애거서 크리스티의 <오리엔트 특급살인>이나 <형사 콜롬보>와 <셜록 홈즈> 시리즈물은 여기 저기 살인 사건을 풀 수 있는 옷과 물건 등을 증거물로 던져 놓는다. 이는 범인을 잡을 수 있도록 단서로 추정되는 열쇠들을 연결시켜 보는 이들로 하여금 흥미진진하게 만든다.

 

성경을 공부하고 묵상하며 나누는 귀납적 성경공부나 인도법, 귀납적 묵상과 나눔도 마찬가지이다. 추리 소설 작가보다 더 탁월하신 성경의 원저자이신 하나님과 예수님께서 성경 곳곳에 우리가 유추하고 생각해 낼 수 있도록 여러 단서를 넣어 두셨고, 그것들을 당시 배경을 통해 재구성해 묵상하면 내 삶의 다양한 숙제와 고민에 대한 해답을 말씀에서 찾아낼 수 있다.

 

학창 시절 수업 시간에 많이 듣던, 결론이 맨 앞에 나와 있는 연역법과 달리, ‘귀납법’은 개별적인 특수한 사실이나 원리로부터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명제 및 법칙을 유도해 내는 것을 뜻한다. 또 추리 및 사고방식의 하나로 개연적인 확실성을 가지며, 구체적 사실을 분석해 얻은 귀납적 결론으로 설득력을 얻는다.

한국 엄마들은 아이가 학교에 갔다 돌아오면 “오늘 뭐 공부했어?”라고 묻지만, 유대인 엄마들은 아이에게 “오늘 선생님에게 무슨 질문을 했니?”라고 묻는다고 한다. 좋은 교육법은 좋은 질문을 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여러 질문을 제자들과 바리새인, 백성에게 하셨다. 그런데 그 질문법은 직선적이지 않고, 답이 바로 나오는 질문도 아니다. 항상 비유로 질문하셔서 2천 년 전 제자들뿐만 아니라 21세기 제자들인 우리 역시 답하기 곤란할 때가 많다. 성경에는 하나님과 예수님께서 우리를 제자로 만들기 위해 하신 수많은 질문과 비유들이 나오는데, 대부분 귀납적 인도법을 따른다.

 

예를 들면, 하나님께서는 아벨을 죽인 가인에게 “가인아, 왜 동생 아벨을 죽였니?”라고 직접적으로 묻지 않으신다. 대신 “네 아우는 어디에 있느냐?”라고 물으심으로써 가인에게 회개할 기회를 주신다. 또 하나님께서는 니느웨 백성이 회개하고 구원받는 것이 싫었던 요나가 더위를 가려 주던 박넝쿨이 하룻밤에 말라 버려 불평하자, “이 큰 성읍 니느웨에는 좌우를 분변하지 못하는 자가 십이만여 명이요 가축도 많이 있나니 내가 어찌 아끼지 아니하겠느냐”(욘 4:11)라고 말씀하시며 요나가 변화하고 성장하길 바라시는 질문으로 요나서를 마무리하신다.

 

예수님 역시 제자들에게 “너희는 내가 메시아인 것을 아느냐?”라고 직접적으로 묻지 않으시고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물으시며, 제자들에게 각자 신앙을 고백할 기회를 주신다. 또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라고 세 번이나 질문하시면서 예수님을 세 번 부인한 베드로를 영적으로 완전히 치유하시고, 베드로의 사도직을 회복하신다.

 

특히 귀납적 묵상을 할 때에는 하나의 성경 본문을 통해 여러 가지 연구와 묵상 질문을 성도 스스로가 만들어 봄으로써 ‘성경이 이렇게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구나’라고 느끼며 말씀의 꿀맛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이처럼 귀납적 성경공부와 묵상, 인도법과 나눔은 스스로 성경을 깊게 묵상함으로써 삶의 문제들을 말씀에 비춰 스스로 적용하고 풀어 나가게 하며, 다른 사람의 나눔을 들음으로써 은혜가 배가되기도 한다.

 

이에 <디사이플> 3월호에서는 “귀납적 사고와 묵상, 새로운 영적 삶의 변화를 일으킨다!”라는 기획 주제를 통해 제자반과 다락방 안에서의 귀납적 성경공부와 인도법, 귀납적 묵상과 큐티, 귀납적 사고와 나눔의 유익으로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고, 성경을 귀납적으로 묵상할 때 얻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변화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지혜 있는 자는 듣고 학식이 더할 것이요 명철한 자는 지략을 얻을 것이라 잠언과 비유와 지혜 있는 자의 말과 그 오묘한 말을 깨달으리라”(잠 1: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