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스토리 우은진 편집장
그동안 집은 말 그대로 먹고 자고 휴식을 취하며 가족들이 교제하는 가정의 역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젠 직장도 될 수 있고, 심지어 교회의 역할까지 대신 감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팬데믹을 거치며 경험했다.
세계적인 가구 브랜드 IKEA의 혁신 연구소 스페이스10은 전 세계의 사례를 조사해 미래의 건강한 가정의 모습을 예측한 ‘2023 건강한 집’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집은 삶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하고 사회화를 배우는 곳일 뿐만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영적으로도 연결된 곳으로 확장됐다고 한다. 그런데 이전에는 없던 저출산율, 고령 인구 증가, 관계의 단절 등 사회 문제가 등장하면서 집의 역할을 재정의할 필요성이 생겼다고 한다.
《한국교회 트렌드 2024》에 의하면, 외로운 크리스천, OTT 크리스천, 밈 제너레이션, 교회를 떠나는 3040, 사역을 기피하는 부교역자의 등장이 올해 새롭게 한국 교회에 대두되는 트렌드라고 한다. 2023년에는 여기저기 떠돌며 신앙생활 하는 ‘플로팅 크리스천’이 유행이었다면, 올해는 ‘외로운 크리스천’이라는 말이 눈에 띈다.
근래 1인 가구의 증가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한 교회 내 외로움을 느끼는 성도들의 비율이 30%를 웃돈다. 그러나 이들은 신앙으로 이 외로움을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한다. 교회 내 다양한 소그룹 등의 활동 역시 외로움 해결의 주된 방법은 아니었으며, 세상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게임이나 유튜브, 혼식, 또는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스도인임에도 외로움을 외로움으로 달래거나 아예 외로운 상황을 방치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제자훈련을 받으면 집에서 훈련 인터뷰를 해야 한다”, “1년 동안 훈련생의 집을 돌아가며 제자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하면 솔직히 부담감을 갖는 성도들이 꽤 많을 것이다. 때론 훈련 장소의 협소함과 목회자와 직장 다니는 훈련생의 편의 때문에 교회나 제2의 장소에서 제자훈련을 진행하는 교회도 많다. 그러나 사랑의교회는 집에서 훈련생 면접을 하고, 집에서 제자훈련을 인도하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훈련생이 집을 오픈한다는 것은 이미 자신의 내면을 절반 이상 오픈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공식적인 자리인 교회에서 보는 성도의 모습과 집 안에서 보는 성도의 모습은 많은 차이를 지닌다. 또 집 안에서 볼 때 그 사람의 숨겨진 내면을 인도자가 감지하고 변화를 위해 1년간 집중할 수 있는 힌트를 얻기도 한다.
“그들이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며 오로지 기도하기를 힘쓰니라”(행 2:42).
초대 교회 성도들은 집에서 사도들로부터 말씀을 배웠고, 성도 서로 간에 교제했으며, 음식을 나눠 먹고, 기도에 힘썼다. 제자훈련은 예수님과 신앙의 선배들이 하신 사역이며, 그 배경에는 여러 유익이 있기 때문에 집에서 제자훈련 하기를 권장하는 것이다. 물론 훈련생 간의 경제적 차이가 집 오픈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마저 주 안에서 자유한다면, 예수님을 닮아 가는 제자로서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에 <디사이플> 2월호에서는 “제자훈련과 집 오픈, 주 안에서 자유하는 첫출발이다!”라는 기획 주제를 통해 제자훈련에서 훈련생이 집을 오픈하는 의미와 유익, 집에서 훈련생을 인터뷰하며 인도자가 나눠야 할 부분과 점검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훈련생이 집 오픈을 꺼릴 때 인도자가 권면해야 할 부분과 주의 사항으로는 무엇이 있는지, 집을 오픈한 만큼 누릴 수 있는 변화와 장점으로는 무엇이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행 2:4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