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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스토리 우은진 편집장
살다 보면 잊고 있었던 기억 때문에 행복한 순간을 맞을 때가 있다. 어느 날 책을 읽다가 몇 달 전 선물받고 넣어둔 커피 쿠폰이 나온다던가, 계절이 바뀌어 오랜만에 입은 겨울 코트 속에서 1년 전 넣어 둔 만 원짜리 지폐가 나온 경험 등. 가끔 SNS에서 몇 년 전에 올렸던 사진을 다시 꺼내 보여 줄 때가 있는데, 그것을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솜털과 젖살이 가득한 모습으로 자주 아팠던 첫째 아들이 이제는 남성미 풍기며 건강하게 자란 것을 보면, 힘들었던 시간을 지나 감사를 고백하게 된다.
이처럼 우리에게는 이미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복이 많지만 주신 복을 잘 기억하지도 못하고, 감사하지도 못하는 습성이 있다. 또 힘들었던 과거도 돌이켜 보면 그리스도의 아픔과 성품을 닮기 위해 겪었어야 할 일들임을 깨닫기도 한다.
그래서 연말이 되면 한 해 동안 하나님께서 내게 베풀어 주신 복을 세어 보고, 적어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미 받았지만 미처 깨닫지 못했던 복들 말이다. 해가 반짝 빛나는 화창한 날뿐만 아니라 눈이 오고 매서운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에도 나를 보호하시고, 지켜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되새김질해야 한다.
감사를 잊어버린 그리스도인에게 찬양 ‘날 구원하신 주 감사’를 작사한 어거스트 스톰의 삶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세상적으로 높은 지위나 부를 쌓아서 이 곡을 작사한 것이 아니다. 그는 척추 손상으로 장애인이 됐다. 그러나 자신에게 맡겨진 직무에 성실했고 감사하는 삶을 살았다. 그는 지난 세월 동안 자신의 삶에 고통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감사와 평안도 있었음을 묵상했다. 그가 가사에서 고백한 감사는 기쁨뿐만 아니라 슬픔과 고난, 인생의 어두운 터널까지 포함한다. ‘날 구원하신 주 감사’의 1~2절 가사를 다시 한 번 음미해 보자.
날 구원하신 주 감사 모든 것 주심 감사
지난 추억 인해 감사 모든 것 채우시네
향기론 봄철에 감사 외론 가을날 감사
사라진 눈물도 감사 나의 영혼 평안해(1절)
응답하신 기도 감사 거절하신 것 감사
헤쳐 나온 풍랑 감사 모든 것 채우시네
아픔과 기쁨도 감사 절망 중 위로 감사
측량 못할 은혜 감사 크신 사랑 감사해(2절)
우리는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복뿐만 아니라, 구했으나 받지 못했던 것까지 감사해야 한다. 또 하나님께서 주셨기에 내가 감사드리는 ‘주고받는’(give and take) 감사가 아닌 늘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과 범사에도 감사하는 그리스도인이 돼야 한다.
이에 <디사이플> 11월호에서는‘그리스도인의 감사 생활, 이미 받은 복을 세어 보아라!’라는 기획 주제를 통해 예수님을 구주로 받아들이고 새로운 삶을 사는 그리스도인들의 차원이 다른 감사 생활에 대해 진단해 보았다. 예수님을 믿는데도 기쁘지 않고 감사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며, 일상에서 감사가 불평을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사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법 등을 담았다.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살전 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