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스토리

2020년 02월

‘초심’(初心)을 회복하라!

기획스토리 우은진 편집장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면 ‘작년하고 똑같네’라는 푸념을 하곤 한다. 특히 자신이 처한 상황에 변화가 없는 경우 더 그렇다. 다니고 있는 직장이나 교회, 다락방, 가정의 모습이 부정적인 상황일 때, 해가 바뀌어도 그대로인 모습은 의기소침하게 만든다. 그래서 새해에는 무조건 ‘변화’가 키워드가 되고, 변화의 동력이 되는 도구가 트렌드가 된다.


그러나 다른 것은 다 변해도 변하지 말아야 할 요소가 있다. 바로 ‘초심’(初心)이다. 일을 시작했을 때 가졌던 첫 마음을 다시 회복하는 것만큼 변화의 강력한 동력은 없다. 초심에는 열정과 땀방울, 정성과 도전이 가득하다. 이 초심을 안고 5~10년을 달리다 보면, 성장을 하게 되고 그러다가 휘청거리는 순간을 맞을 때도 있다. 그럴 때 초심을 회복하면 다시 일어설 수 있고, 변화의 동력으로 계속 앞으로 나갈 수 있다.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한 분식집 주인이 장사가 너무 안돼 손님이 오는 게 기다려져 새벽부터 나와 정성껏 식자재를 다듬고 일했다고 한다. 그런데 방송에 나간 후, 손님이 몰려들자 김밥 한 줄은 카드 결제가 안 된다고 써 붙였고, 점심시간처럼 몰리는 시간에 손님 둘이 오면 각각 라면 한 그릇씩 주문하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그러자 간단히 라면 한 그릇, 김밥 한 줄 먹으러 왔던 손님들은 그 분식집에서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손님이 고팠던 분식집 주인은 초심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 주인에게 초심은 손님이 너무 고파서, 새벽 3시에 미리 나와 오늘 올 손님을 위해 정성껏 식자재를 다듬었던 그 순간일 것이다.


누구에게나 초심을 떠올리게 하는 물건과 순간들이 있다. 첫 직장에 출근하기 위해 돈을 모아 샀던 양복이나 구두가 될 수도 있고, 첫 상사나 사무실이 될 수 있다. 내 경우는 26년 전 취재하며 메모했던 취재 노트들이다. 그 취재 노트들이 매년 쌓여 이제는 상자 속에 한가득이다. 그 취재 노트들을 보노라면 열심히 취재했던 새내기 시절의 추억이 떠오른다.


이렇듯 누구든지 초심을 떠올리는 물건과 순간이 있을 것이다. 매년 제자훈련이라는 같은 메뉴를 팔아야 하는 제자훈련 사역자에게 초심은 ‘한 영혼’을 향한 사랑일 것이다. 성도 한 명이 고팠던 시절을 떠올리며, 제자반을 겨우 꾸려 1기 제자훈련을 시작했을 때 지녔던 마음과 열정, 정성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 어쩌면 제자훈련 사역자들에게 초심은 제자훈련지도자세미나 첫날 고(故) 옥한흠 목사의 광인론 강의를 들으며, ‘교회로 돌아가면 제자훈련을 해야지’ 하고 다짐했던 그 순간일지도 모른다.


메뉴는 제자훈련이라는 곰탕 한 가지이지만, 오래 끓일수록 더욱더 곰탕 맛이 우러나는 것처럼, 제자훈련 사역자는 매년 똑같은 교재와 내용으로 인도할지라도, 그 안에는 오래 끓인 곰탕처럼 ‘회개’와‘변화’가 일어나 평신도들로 하여금 ‘소명자’로 서도록 인도해야 한다. 제자훈련에 지원한 평신도들은 지금보다 나은 자신의 모습을 기대하고 훈련에 지원한다. 이 기대감을 안다면 인도자가 매년 같은 마음가짐으로 임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에 <디사이플> 2월호에서는 ‘매년 스승과 제자로서 다시 서는 제자훈련 사역자’라는 기획 주제를 통해 오랜 경험보다 기도로 새 훈련을 준비해야 하는 마음가짐과 자기 평가, 그리고 개선을 위한 노력을 쉬지 않는 모습, 정형화된 틀을 깨는 제자훈련 사역자들의 모습을 담아 보았다.


“너는 애굽에서 종 되었던 일과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를 거기서 속량하신 것을 기억하라 이러므로 내가 네게 이 일을 행라하 명령하노라”(신 2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