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스토리

2025년 03월

내 옆집에 사는 데오빌로에게 복음을 전하자!

기획스토리 우은진 편집장

최근 전쟁과 경제, 노동력과 기후 변화 등으로 국가 간 민족 이동이 그 어느 시대보다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 길거리에서 외국인을 보는 것은 흔한 일상이 돼 버렸다. 그것도 여행이나 단순 방문 등 일회성이 아닌, 바로 내 이웃집에 수년간 오래 살고 있는 타국인들이 있다. 국적도 다양하다. 미국인, 동남아시아인, 중동인, 유럽인, 러시아인, 조선족 등 바야흐로 ‘디아스포라 선교’의 핵심 국가로 우리나라가 부상하고 있다. 


특히 한류(K-Culture)의 인기로 한국을 찾는 유학생과 관광객의 수는 앞으로 더 증가할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사당동은 서울대와 가까워 외국인 유학생들을 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고, 여러식당에서 일하는 조선족과 동남아 출신 이주민 노동자들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경복궁이나 덕수궁에 가면, 한국 사람보다 외국인이 더 많은 날도 있다. 우리나라 학교 교실 안에서 다문화 가정 출신의 아이들이 함께 공부하는 장면도 흔한 일상이 됐다. 내 옆집과 윗집 그리고 아랫집에 타국인이 사는 것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흔히 제자훈련을 수료한 훈련생들에게 덕담으로 “이제부터 사도행전 29장을 직접 삶 속에서 써 내려가는 예수님의 제자가 되십시오”라는 말을 하곤 한다. 이 말은 그의 삶의 터전에서 예수님을 전하는 자로 살라는 의미이다. 사도행전은 “데오빌로여 내가 먼저 쓴 글에는 무릇 예수께서 행하시며 가르치시기를 시작하심부터 그가 택하신 사도들에게 성령으로 명하시고 승천하신 날까지의 일을 기록하였노라”(행 1:1~2)는 누가의 말로 시작한다. 


누가는 “데오빌로여”라고 수신자의 이름을 부르며 사도행전을 시작했다. ‘데오빌로’라는 이름은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자’라는 뜻으로, 그리스도인이 된 지 얼마 안 된 로마 관리로 추정된다. 사도행전 1장 1절에 ‘먼저 쓴 글’은 누가복음을 말하는데, 누가복음 서두에도 ‘데오빌로’의 이름이 등장한다(눅 1:1~3). 누가복음이 쓰일 당시의 데오빌로가 초신자였다면, 사도행전 때는 믿은지 얼마간 지난 신자로서, 누가가 데오빌로 한 사람을 양육하고자 쓴 편지가 바로 사도행전이라고 전해진다.


우리도 누가처럼 내 주변에 사는 타국인 중 데오빌로를 찾아 복음을 전하고 양육해야 한다. 그러려면 단일 민족이라는 자부심이 타국인에 대한 배타성과 차별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주님 안에서 구원해야 할 한 영혼으로 바라보는, 베드로에게 일어난 이방인 전도의 사고 전환이 우리에게도 일어나야 한다.


이제는 핸드폰 하나면 실시간으로 AI가 세계 모든 언어로 통역을 해 주는 시대가 도래했다. 하나님께서 흩으신 언어의 바벨탑이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해 복음 전파가 한결 쉬워진 시대가 된 것이다. 내가 복음을 전할 데오빌로를 찾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그에게 선물도 주고 밥도 사 주며, 복음을 전하는 사도행전 29장을 써 내려갈 기회를 맞았다. 비행기를 타고 먼 타국으로 가는 선교도 필요하지만, 이제는 내 옆집에 사는 타국인 데오빌로를 찾아 복음을 전하고 말씀을 가르칠 새로운 선교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다.


이에 <디사이플> 3월호에서는 “급변하는 디아스포라 선교, 타국인이 내 옆집에 산다!”라는 기획 주제를 다뤄 봤다. 선교의 흐름이 과거 서구 국가 중심의 선교에서 선교 대상 국가였던 나라들의 ‘약함의 선교 시대’로 전환되면서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제자훈련이 세계 선교의 최상 무기로 떠오른 상황을 소개하고, 디아스포라 선교학의 관점에서 국내에 들어온 이주민들을 선교 대상으로 삼아 제자훈련해 동역자로 삼는 방안, 효과적인 이주민 전도를 위해 타 문화도 배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이유, 디아스포라 이주민이 세계 복음화에 기여하는 선교 흐름과 귀국 선교사들의 이주민 선교 기획 확대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또 이르시되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막 16:15).


<우은진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