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스토리

2014년 05월

다시 열린 CAL세미나, 그 뒷이야기

기획스토리 우은진 편집장

CAL세미나가 다시 열렸다. 국제제자훈련원에 들어온 이후 2004년 CAL세미나의 전 과정에 참석한 지 10년 만에 다시 새로 세팅된 CAL세미나를 참관하게 됐다. CAL세미나가 열리기 직전까지 정말 열릴 수 있을까 하며 노심초사했지만, 결국 중단된 지 1년 만에 CAL세미나는 다시 열렸고, 새로운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줬다. 솔직히 말하면 아직 완성된 모습은 아니다. 이번 97기 CAL세미나 한 참가자의 말처럼 어쩌면 97기 수료자들은 새로운 CAL세미나의 실험적 체험을 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것이 처음이기에 스태프와 강사진들이 긴장하며, 더 기도하고, 심혈을 기울였고, 그런 정성과 기도는 97기 CAL세미나가 결코 가벼운 세미나로 그치지 않게 해줬다. 그 열매 또한 가능성을 넘어 CAL세미나는 역시 제자훈련의 산실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물론 스물세 개나 넘는 강의와 빽빽하게 진행된 4박 5일간의 대장정에 대해 참가자마다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다. 어떤 강의는 은혜가 충만했지만, 어떤 강의는 별로라며 불평을 늘어놓을 수도 있다. 어떤 강사는 청중을 사로잡았으나, 어떤 강사는 뛰어난 내용에도 불구하고 언어전달력이 약해 참가자들을 만족하게 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AL 세미나 강의는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깎이고 다듬어졌으며, 일정 수준 이상의 강의 내용과 순장반, 제자반, 다락방이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현장 참관과 실습의 현장을 참가자들에게 제공해 이론과 함께 직접 체험해 보는 묘미를 안겨줬다.

 

특히 이번 CAL세미나에서 눈여겨볼 점은 옥한흠 목사로부터 생전 영향을 받고, 제자훈련 사역을 목회 본질로 여기며 20, 30년간 현장에서 사역해 온 전국 CAL-NET 목회자들이 강사로 전면에 나섰다는 점이다. 생전 옥한흠 목사는 자신의 사후 CAL세미나의 여부를 놓고 고민했었다. 실제 그가 떠나고 3년 동안은 별다른 대안이 없었기에 생전 그의 동영상이 강의를 대신했었고, 그 동영상만으로도 참가자들의 가슴을 두들기기에 충분했었다.

 

그런데 이번 CAL세미나는 그의 동영상 대신 그에게 영향받은 제자들이 강사로 나서 다시 한번 CAL세미나가 명품 세미나임을 입증한 셈이다. 개척 교회, 전통 교회, 갈등이 있던 교회, 가난한 교회에서 제자훈련으로 일가를 이룬 CAL-NET 목회자들의 이야기는 현장성이 있기에 설득력과 다양한 맛을 제공했다. ‘제자가 제자를 만든다’라는 말이 있다. 비록 부족하고, 약한 점은 있지만 생전 옥한흠 목사를 통해 배우고, 익히며, 목회 현장에서 갈고 닦은 그들의 제자훈련의 살아있는 이야기들은 매 강의마다 참석자들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1986년 1기로 CAL세미나에 참석했던 은평성결교회 한태수 목사는 28년이 지난 후 이번 97기 CAL세미나의 강사로 나서 감동적인 강의를 펼쳤다. 그 외 다른 강사진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참석했던 CAL세미나에 이제는 강사로 서서 자신과 같은 또 다른 제자들을 만들기 위해 강의에 자신의 힘을 다 쏟아부었고, 제자 삼는 사역에 미쳐야 한다며 참석자들에게 도전했다.

 

“내가 그리스도를 본받는 자가 된 것 같이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가 되라”(고전 11:1). 바울은 디모데에게 자신을 본받으라고 권면했다. 우리는 미약하지만 그래도 제자훈련받은 선배의 모습을 보며 오늘의 내 모습을 반추하며 따라간다. 내 속에 그리스도로 충만하고, 따라갈 표본이 있다면, 주님은 우리의 능력보다 큰일을 행하도록 사용하실 것이다. 우리가 따라갈 표본은 예수 그리스도시다. 그를 본받는 데 힘쓰자. 길은 그것밖에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