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스토리 우은진 편집장
올해 고등학교 1학년이 된 첫째 아들이 동네 종합 학원에서 독립해 작은 영어 교습소를 오픈한 영어 선생님을 따라 학원을 옮겼다. 선생님은 교습소를 오픈하고 몇 명 안 되는 수강생들의 학부모를 초청해 영어 학습 계획 등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선생님은 15년간 대형 학원의 영어 강사로 일하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하는 최첨단의 온라인 학습 교육과 유튜브 등 변해 가는 교육 시스템을 보며 ‘이 직업이 언제까지 갈까’라는 회의감이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코로나가 터져 학원 수업도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오히려 ‘아, 이 직업은 영원히 살아남겠구나’라는 것을 직감했다고 전했다.
그 이유는 온라인 수업에 지친 학생과 학부모들이 대면 수업을 더 갈망하게 됐기 때문이다. 또 지역 학원 선생님의 경우, 온라인 학습으로는 충족되지 않는 학생에 대한 격려, 습관 교정, 우선순위, 성적이 떨어질 때 멘탈을 끌어올려 주는 조언 등을 해 줄 수 있고, 부모에겐 반항적이던 아이들이 선생님의 말 한마디에는 귀를 세워 경청한다는 점이 학부모들의 니즈를 충족시켰다. 말 그대로 스승과 제자 사이에서 이뤄지는 인격적, 인간적 교감을 원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역 교회에 대입해 봐도 마찬가지다. 특히 교회에서 이뤄지는 제자훈련 소그룹은 인도자와 훈련생 간의 인격적 교감 외에 말씀과 성령이 머물며, 변화의 공간으로서 최적지다. 이것은 메타버스 시대를 비롯한 그 어떤 환경의 변화가 와도 동일하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교회마다 멈췄던 제자훈련을 대면 훈련으로 일제히 재개했다. 12명 이내의 제자훈련 소그룹이 익숙하지 않은 훈련생에게는 귀납적 나눔이 어렵고, 수많은 과제물에 부담스럽고 긴장되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 안에서 양질의 섬김과 깨어짐이 이뤄지고, 삶의 우선순위가 바뀌는 은혜를 경험할 것이다.
성도로서 교회만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말씀 앞에 깨어지고, 교회 멤버로서 소속감도 느끼며 예수님의 제자로서 일원이 되기 때문이다. 그 모든 변화의 동기가 제자반 안에서 이뤄지기에, 훈련 초기 인도자와 훈련생 모두가 갖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이제 인도자와 훈련생 모두 제자훈련의 시계가 돌기 시작했다. 훈련에 돌입하는 순간 직장과 가정 등 우선순위가 바뀌게 된다. 정신적 무장과 함께 처음 훈련받는 훈련생들에게 제자훈련에 대한 충분한 주의 사항과 공지가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훈련생이 두려움을 떨쳐 내고 담대히 정신적, 육체적 무장을 하고,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자훈련 초기에 진행되는 1권 ‘제자훈련의 터 다지기’ 시간이 중요하다. 예수님을 구원자로 받아들이고 믿음의 공동체에 들어온 성도가 본격적으로 예수님의 제자로서 변화되기 위해 홀로 설 수 있는 큐티, 생활숙제, 암송, 성경 통독, 기도 등 경건의 습관이 자리 잡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에 <디사이플> 3월호에서는 “제자훈련 개강, 신학기에 집중하고 점검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인도자 스스로 지녀야 하는 마음가짐과 훈련생이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 초기 훈련에서 훈련생이 주의해야 하고 점검해야 할 부분 등을 살펴봤다.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십자가를 지는 첫출발에서 낙오되지 않고, 마음이 힘들지 않도록 그 팁들을 알아보자.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갈 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