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야기

2016년 10월

이천신하교회 * 교회 본질을 지켜 가는 지역사회의 빛과 같은 공동체

현장이야기 조철민 목사

홍성환 목사는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과 숭실대학교 대학원 기독교사회학과를 졸업했고, 풀러신학교(D. Min.)를 졸업했다. 사랑의교회 부교역자로 9년간 섬기면서 매주 성경대학에서 성경을 잘 가르치는 목회자로 알려졌으며, 현재는 이천신하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 저서로는 『구약의 숲을 걷다』와 『신약의 숲을 걷다』가 있다.





경기도 이천, 무엇이 떠오르는가?
경기도 이천 하면 사람들은 십중팔구 이천 쌀밥을 떠올린다. 이천을 중심으로 그와 인접해 있는 일부 지역에서만 ‘자채쌀’이 재배된다. 성종이 세종을 성묘하고 환궁할 때 이천에 머물렀는데, 이천 쌀로 밥을 지어 진상했더니 맛이 좋아 진상미가 됐단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이천을 농업 도시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천은 남북의 중부, 동서의 영동고속도로가 교차하고 서울에서 충주를 잇는 국도 제3호선과 수원에서 여주를 잇는 국도 제42호선이 교차하는 교통의 요지다.
그러다 보니 산업 입지 조건이 좋아 유명 기업들이 들어서 있기도 하다. 인구 20만 명의 소도시지만 교통의 요충지로서 앞으로의 발전이 더 기대되는 도시다. 이 같은 도시를 섬기기 위해 하나님께서 세우신 예수님의 몸 된 교회가 있으니, 바로 이천신하교회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이천을 섬기며 제자훈련 목회 철학으로 뜨겁게 사역하고 있는 목회자를 만났다. 바로 홍성환 목사다. 홍 목사는 이천신하교회를 제자훈련 하는 건강한 교회로 세워 나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목회자다.
그렇다면 홍성환 목사는 지역사회에서 오랜 시간 자리매김하며 전통 교회인 이천신하교회에 어떻게 제자훈련 목회 철학을 뿌리내릴 수 있었을까?




시나브로, 목회자의 소명을 가지다
홍성환 목사는 4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홍 목사가 7세이던 시절, 아버지가 교회를 개척하셨다. 홍 목사는 자연스럽게 개척 교회 목사의 아들로 유년 시절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어린 마음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 ‘목사만은 안 하고 싶다. 가난한 환경이 싫고, 달동네에 사는 것도 싫다.’
개척 교회 목회자의 자녀로서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부모의 목회로 인해 가난 속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으니, 어떻게 목회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겠는가. 하지만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사람이 거스를 수는 없는 법이다. 홍 목사는 아버지의 목회를 지켜보며 성장하면서 아버지처럼 살아가는 것이 복되다는 것을 차츰 깨닫게 됐다고 한다.
‘시나브로’라는 말처럼 홍 목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목회자의 소명을 갖게 됐다. “하나님 앞에 성실하고 사람 앞에 진실하자”라는 아버지의 말씀은 홍 목사 집안의 가훈이자 교회의 표어며, 홍 목사가 살아가는 원동력이라고 한다.
이후 홍성환 목사는 신학교에 입학해, 교육 전도사로 외국인 사역을 감당한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외국인 근로자들과 함께 호흡하고, 소외된 이웃을 섬기며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보람된 일인지를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그뿐 아니라 중고등부 사역과 청년부 사역을 하며 목회자로서의 자질을 갖춰 나갔고, 특별히 형제 모두가 목회자였기에 목회자로서 가져야 할 사명과 소명을 자연스럽게 배워 갔다. 그러던 중 주님의 인도하심으로 2004년 사랑의교회에 부임해 진정한 목회가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원조 집에서 원조 맛을 배우다
홍성환 목사는 사랑의교회 부임 전까지 제자훈련 목회 철학이 무엇인지를 잘 몰랐다. 제자훈련지도자세미나(이하 CAL세미나)를 듣고, 사랑의교회 제자훈련 현장에서 훈련 교역자로 섬기면서, 제자훈련이야말로 목회의 본질이라는 사실을 비로소 깨달았다고 한다.
CAL세미나에 참석한 일주일은 홍 목사에게 충격의 시간이었다. 그는 제자훈련에 대한 이론을 배우고, 실습을 한다는 것 자체에 설렜다. 특별히 고(故) 옥한흠 목사의 ‘불광불급’(미치지 않으면 이루지 못한다)이라는 말씀을 마음에 새겼다. 홍 목사는 ‘미친다’라는 말을 ‘집중력’으로 해석했는데, 제자훈련을 우선순위에 두고, 제자훈련에 집중하는 것, 다시 말해 제자훈련을 중심으로 목회 전략과 전술을 짜는 것이 목회의 기본자세임을 깨달았다.
홍성환 목사는 사랑의교회에서 제자훈련을 하면서 좋은 훈련생들을 만났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특별히 한 집사님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분은 목회자보다도 더 괜찮은 사람이었어요. 사람이 보통 부족한 게 없으면, 교만하게 마련인데 그분은 겸손하기까지 했으니까요.”
소위 목회자를 기죽게 만드는 훈련생을 만나면서, 홍 목사는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었다. 제자훈련을 통해 훈련생들과 함께 말씀 앞에서 깨지고 낮아지는 훈련의 참맛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또한 홍 목사는 사랑의교회 제자훈련을 통해 큰 격려도 받았다. 가끔 ‘이런 성도들과 함께 사역하는 오정현 담임목사님은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이처럼 홍 목사에게 사랑의교회에서 했던 9년간의 사역은 제자훈련 원조 집에서 원조의 맛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익히는 시간이었다. 홍 목사는 사랑의교회의 제자훈련 비법을 잘 이어받기 위해 현장에서 경험한 일들을 메모하며 자신만의 노하우를 정리한 ‘목회백서’를 만들었다.
그는 향후 자신이 담임목회를 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노하우를 정리했는데, 단연 으뜸이 되는 것은 제자훈련이었다. 한 사람을 세우는 제자훈련에서 한 사람도 남김없이 세워 가는 제자훈련을 하는 것을 목표로 목회 철학을 구체화했다. 지금 이천신하교회 표어인 ‘말씀으로 견고하여 사명으로 비상하는 교회’라는 표어의 뼈대도 ‘목회백서’를 근간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홍 목사는 제자훈련의 원조 집인 사랑의교회에서 제자훈련을 배운 후 2012년 12월 이천신하교회에 부임하게 된다.

제자훈련의 초석 다지기
이천신하교회는 1975년에 세워져 올해 41년의 역사를 맞는 교회다. 전통 교회로 부임한 홍 목사는 제자훈련을 전통 교회에 뿌리내리기 위해 기도하며 준비했다. 먼저 이천신하교회의 정서와 토양을 연구하는 데 힘을 기울였고, 어떻게 하면 제자훈련을 잘 정착시킬 수 있을지 연구했다. 사실 이천신하교회는 12~13년 전 잠시 제자훈련을 한 적이 있었다. 당시 2년 정도 하다가 흐지부지 됐기에, 교회 안에는 제자훈련에 대한 좋지 않은 선입견이 있었다. 이를 뛰어넘는 것이 첫 과제였다. 교회 내에 과거 훈련을 경험했던 평신도들을 중심으로 제자훈련에 대한 선입견이 있어, 어떻게 하면 제자훈련을 뿌리내릴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다.
이를 위해 홍 목사는 제자훈련의 토양을 다지기 위해 부임 후, 강단에서 복음으로 살아가는 사명자의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지속적으로 설교했다. 그는 한 번뿐인 인생을 낭비하지 말고, 말씀으로 훈련받아 살자고 설교했다.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자 홍 목사는 당회에서 장로들을 대상으로 이렇게 말했다. “장로님들! 제가 제일 잘하는 사역으로 목회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자훈련입니다. 그리고 장로님들과의 제자훈련을 통해 먼저 목회 철학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이천신하교회 제자훈련 1기생이 돼 주십시오.”
당회원들은 흔쾌히 동의해 줬다. 그래서 2013년 당회원 9명이 제자훈련 1기생으로 수료하게 됐다. 이후 제자훈련을 사모하는 성도들이 많아져, 제자훈련을 위한 영적 토양이 다져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제자훈련을 시작하기는 했는데,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지역 교회에서 제자훈련을 하려니, 제자훈련 지원 문턱이 너무 높았던 것이다. 처음부터 사랑의교회 제자훈련 원칙과 기준으로 접근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체계적인 말씀 훈련이 안 된 성도들을 제자훈련 받게 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홍 목사는 고민 끝에 제자훈련을 받기 전 예비 과정으로 6개월간의 ‘제자예비학교’를 신설한다.




제자예비학교, 문턱을 낮추다
이천신하교회는 현재 제자훈련 전 단계로 교회에 등록한 지 6개월 이상 되고, 새가족반을 수료한 성도들을 대상으로 ‘제자예비학교’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교회들이 제자훈련 전 단계로 대그룹의 강의식 과정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천신하교회의 ‘제자예비학교’는 10명 이하의 소그룹으로 운영된다는 점과 귀납적 소그룹 성경공부로 13주에 걸쳐 진행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홍 목사는 ‘제자예비학교’에서 몹시 큰 성과를 거뒀다고 한다. “성도들이 제자예비학교를 통해 제자훈련이 무엇인지를 몸소 체험하게 됐어요. 저는 이들 마음속에 훈련받은 제자가 하나님께 쓰임받는 것이 얼마나 귀한지에 대한 동기 부여를 했지요. 또한 소그룹으로 운영되다 보니 대그룹과는 다른 유대 관계가 형성돼 새신자들이 이 과정을 통해 교회에 온전히 정착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제자예비학교’ 과정에 들어온 성도들은 자연스럽게 제자훈련에 대한 사모함이 생겼고, 이는 제자훈련으로 연결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특이한 것은 마지막 시간에 담임목사가 인도하는 제자반을 참관하는 것이다. ‘제자예비학교’ 수료생들은 담임목사가 인도하는 제자반을 직접 참관하며 제자훈련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고, 훈련생과의 Q&A 시간을 통해 제자훈련에 대한 궁금증들을 해결할 수 있다. 이처럼 2013년에 시작된 ‘제자예비학교’는 현재 32반 277명이 수료했으며, 이천신하교회 제자훈련 과정의 모집 창구이자, 동기 부여의 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교회 본질이 교회의 강점이 되게 하라!
홍 목사는 “제자훈련은 본질이고 교회가 꼭 추구해야 할 사명입니다. 사명과 본질이 교회의 장점으로 부각될 때 교회의 성장과 부흥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라며 자신의 목회 철학을 설명했다.
홍 목사의 표현대로 이천신하교회의 양육훈련 과정은 제자훈련을 중심으로 짜여 있다. ‘제자예비학교’라는 예비 과정(13주)과 제자훈련(1년), 전도폭발훈련(6개월), 사역훈련(6개월)이 이천신하교회의 양육훈련 과정이다. 특히 제자훈련 심화 과정으로 홍 목사가 도입한 것은 전도폭발훈련 1단계다. 복음을 체계적으로 듣고, 정리하며, 전하는 것은 제자의 사명이므로, 이 단계는 소그룹 리더로 세워지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이를 제자훈련과 사역훈련 사이에 도입했다. 훈련받은 성도라면 당연히 전도해야 하고, 순장이 되기 위해서라면 제자의 사명인 복음 전하는 일에 먼저 헌신해야 한다는 홍 목사의 고민이 양육훈련 과정 속에 그대로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홍 목사는 제자훈련 목회자로서의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틈날 때마다 『평신도를 깨운다』를 읽는다. 많은 제자훈련 목회자들의 바이블인 『평신도를 깨운다』를 자주 읽는 것이 어찌 보면 홍 목사만의 노하우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평신도를 깨운다』를 성도들에게도 읽힌다는 점이다. 사실 『평신도를 깨운다』는 고(故) 옥한흠 목사가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쓴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평신도들에게 이 책을 권하지 않는데, 이천신하교회 성도들은 이 책을 필독서로 읽고 있다.
이 책을 평신도들이 읽었을 때 어떤 반응이 있었는지를 묻자 재미난 답변이 돌아왔다. 교인들은 “목사님의 비밀 노트를 보는 것 같아요. 그런데 우리 교회가 옥한흠 목사님이 말씀하는 그런 교회로 변화되고 있어서 너무 좋아요!”라고 반응했다는 것이다. 훈련받은 성도들이 훈련을 통해 자신의 변화를 기뻐하고, 담임목사의 목회 철학에 동참하는 것은 목회자에게 큰 기쁨이 된다.
교회의 본질을 교회의 독보적인 강점이 되게 하겠다는 홍 목사의 결심처럼 이천신하교회 제자훈련 현장은 훈련을 통해 평신도들이 하나둘씩 사역의 동역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뿐 아니라, 이천신하교회는 목회자가 성도들과 목회 철학을 공유함으로 성도들의 자존감을 세우고, 성도들이 담임목사와 종속적 관계가 아니라 주체자로 서 가고 있었다. 결국 제자훈련 목회의 물줄기가 이천신하교회 전체에 흐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솔직하게 오픈하면 치유와 변화가 일어난다’라는 홍 목사의 목회 철학이 교회에 잘 정착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성도들의 목소리를 듣다
제자훈련 물줄기가 교회 전반에 흐르고 있는 이천신하교회 평신도들을 대상으로 제자훈련에 대한 생각들을 들을 수 있었다. 먼저, 한서현 집사는 제자훈련 과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제자훈련은 인간 본연의 행복을 찾는 과정이에요. 나를 죽기까지 사랑하신 예수님, 나를 만드시고 악에서 건지신 하나님, 오늘도 내 삶을 이끄시고 도우시는 성령님 안에서 저는 행복의 본질을 찾았어요. 이 구체화된 행복은 어떤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도 두렵지 않고 믿음으로 하나님을 바라보며, 고난 후에는 하나님과 더 가까워지는 축복을 기대하며 세상 사람들에게 본이 돼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 원하는 마음이 주는 행복입니다. 훈련을 통해 하나님과 교제하는 행복과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흡족한 피조물로 다듬어져 가는 행복이 깊어지기 원합니다.” 한 집사의 고백을 들으며 훈련을 통해 얻은 행복이 얼마나 귀한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또 다른 훈련 수료자인 최진숙 집사에게 제자훈련을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물었다. 사실 최 집사는 오랜 시간 종교인으로서의 삶을 살았다고 한다. 그렇게 믿음 없이 교회만 왔다 갔다 했던 자신을 주님께서 만나 주셨고, 이후 제자훈련에 지원했는데, 제자훈련을 통해 변화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제게 제자훈련은 점화기와 같아요. 점화기라는 게 불을 붙이기 위한 것이잖아요. 제자훈련은 제 안에 계신 주님을 늘 느낄 수 있도록 제게 불을 붙여 주었습니다. 제가 얼마나 주님의 큰 사랑을 입은 자인지, 또 매 순간 일어나는 상황 속에서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알게 하실 때마다 마음이 뭉클해지더라구요. 주님을 알아 가는 기쁨을 느낄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또한 이미경 권사에게는 제자훈련을 받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이 무엇이었는지를 물었다. 이 집사는 “제자훈련을 받던 해에 전교인 수련회가 있었어요. 그때 제자반 훈련생들이 교인들 앞에서 로마서 8장을 암송했지요. 방학 중에도 암송을 위해 거의 매일 도시락을 싸서, 교회에 모여 암송하며 서로 격려하고 열심히 연습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라고 말하며 즐겁게 훈련받을 때의 추억을 회상했다.
남자 성도들의 제자훈련에 대한 생각도 궁금했다. 제자훈련을 수료한 우상길 장로를 만날 수 있었는데, 제자훈련을 시작한 계기를 물었다. “교회에서 오랜 기간 신앙생활과 봉사를 하면서 신앙의 본질을 잃어버리고 습관에 따라 생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홍성환 목사님이 오신 이후 제자훈련이 시작돼 교회 중직자로서 솔선수범하기 위해 훈련을 받았습니다. 제자훈련은 제게 신앙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기회가 됐습니다.”
또 한 분의 성도와 인터뷰를 준비하던 중 홍 목사로부터 김홍환 집사라는 분을 소개받았다. 이분은 훈련을 받으면서 큰 은혜를 받아 제자훈련 여름방학 과제물과 설교 요약본을 책으로 만들어 제출했다고 한다. 직장을 다니면서 바쁘게 사는 남자 집사님이 어떻게 이와 같이 할 수 있었는지 너무 궁금했다. 김 집사에게 이천신하교회 제자훈련 과정에 대해 소개해 달라고 부탁했다.
“우리 교회 제자훈련은 지식을 전수하고 배우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오직 말씀으로 한 사람을 온전한 그리스도인으로 세워 가는 것이 우리 교회 제자훈련의 목적입니다. 훈련 과정을 통해 세상 속에 살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로 초청하고, 일상에서의 우선순위에 대해 깨닫게 합니다.”
김 집사는 제자훈련을 통해 하나님과 사람들과의 관계 회복을 이뤘다고 한다. 40여 년 동안 신앙생활을 하면서 사랑의 수고도 뜨거움도 있었지만, 타성에 젖어 역동성을 상실한 시점에서 훈련을 받음으로, 첫사랑을 회복하고 하나님 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고백했다.
이처럼 이천신하교회 성도들은 제자훈련을 통해 삶의 변화를 체험하며, 담임목사의 목회 철학에 공감하면서 사역의 자리로 나가고 있었다.




이천신하교회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2013년 제자훈련 1기생을 배출한 이천신하교회는 올해 상반기까지, 제자훈련 9반 76명 수료, 제자예비학교 32반 277명 수료, 사역훈련 2반 16명이 수료했고, 2016년 하반기에 수료할 제자예비학교, 제자훈련, 사역훈련 중인 인원까지 합하면 제자훈련 15반 136명, 제자예비학교 39반 333명, 사역훈련 3반 33명이다.
사실 이천신하교회 제자훈련 현장에 제자훈련이 도입된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하지만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제자훈련 중심의 목회 철학이 잘 정착돼 많은 성도가 강도 높은 훈련을 받고 있다. 사실 지역 교회에서 제자훈련의 강도를 높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홍 목사는 ‘제자예비학교’를 통해 제자훈련을 할 수 있는 문턱은 낮춰 자연스럽게 제자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사람들을 준비시켰다. 그러면서도 막상 훈련을 할 때는 사랑의교회에서 했던 것과 동일한 수준으로 강도 높은 훈련을 시키고 있다. 결국 훈련의 질은 떨어트리지 않은 상태에서 최대한 많은 사람을 모집하는 이천신하교회만의 방식은 제자훈련 교회의 또 다른 사례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홍 목사에게 제자훈련을 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에 대해 물었다. 이에 홍 목사는 “남자반과 함께 주일예배가 끝나고 갑자기 동해에 가는 것을 추진한 적이 있었습니다. 동해에 도착해 남자들끼리 해변에 서서 ‘주의 영광 이곳에 가득해’를 함께 부르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사실 남자들끼리 손잡고 노래 부른다는 것이 어색할 수 있지만, 그런 마음 하나 없이 다같이 주님의 제자 된 마음으로 하나가 될 수 있어서 너무나 뜻깊고 의미 있었습니다.”
그때 제자훈련 목회자로서 느낄 수 있는 감동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고, ‘제자훈련 목회를 하면 동역자들과 함께 이런 기쁨을 얻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처럼 이천신하교회 제자훈련은 사역의 동역자들을 세우고, 동역자들을 한마음으로 결속하는 건강한 공동체로 거듭나는 데 귀하게 쓰이고 있다.
건강하게 사역하고 있는 홍 목사에게 제자훈련 목회를 바탕으로 앞으로 어떻게 사역할 것인지에 대해서 들어봤다. 그는 먼저 분립개척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최근 이천신하교회에서 화성신하교회라는 교회가 분립개척했다. 홍 목사는 하나님께서 주신 기회를 두려움 없이 감당하자라는 마음으로 당회원들과 의논했는데, 당회원들 모두 전적으로 이 사역에 동참해 줘서 잘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는 이천신하교회 1호 개척 사례로, 앞으로도 이 같은 일을 지속적으로 감당하고 싶다고 한다.
또한 제자훈련 선교교회로서의 사명도 계속해서 감당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이천신하교회는 ‘압록강 프로젝트’라는 비전트립을 시행 중이다. 중국 접경 압록강을 중심으로 북한 접경을 보고 오는 과정으로, 1년에 한 번 4박 5일로 진행하고 있다. 홍 목사가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이유는 교회의 온전한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다. 그는 순장들을 재파송해, 보내는 선교사로서의 사명을 온전히 감당하고자 이와 같은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뿐 아니라, 지역사회를 온전히 섬기기 위해 이천신하교회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지역사회에 어려운 분들 350명을 모시고 무료로 식사를 제공한다. 한 끼 식사 해결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직원과 봉사자들이 함께 이 일을 감당하고 있다. 그리고 매주 목요일마다 ‘청춘대학’이라는 과정을 통해 400명 정도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체조하기, 노래하기, 한글학당)을 제공한다.
홍 목사는 ‘청춘대학’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프로그램 제공이 아니라, 복음 전파라고 했다. 아직까지 구원의 확신이 없는 이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온전히 믿어야만 구원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원색적으로 전한다고 한다. 이웃 사랑을 실천할 뿐만 아니라, 복음 전파를 위해서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이천신하교회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단적인 사례다.
마지막으로 ‘은빛사랑채’라는 치매 노인들을 위한 복지 시설도 운영하고 있는데, 치매 노인들을 돌보며 그들이 사회 안에서 잘 적응하며 지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홍 목사는 이 같은 사역들을 소개하면서도 교회만이 할 수 있는 중요한 일에 더욱 집중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것은 훈련받은 성도들을 영혼 구원 사역으로 이끌고 나가는 일, 바로 ‘대각성전도집회’다.
홍 목사는 교회는 복음 전파를 위해 부름받았기에, 교회의 본질을 지키는 영혼 구원 사역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여름 ‘7080 응답하라!’라는 부부수련회를 진행했는데, 폭발적인 반응이 있었다고 한다. 74년생 이하에서 막 결혼한 신혼부부까지 약 70쌍을 대상으로 2박 3일간 가족수련회를 진행했는데, 육아로 인해 제대로 예배드리기 어려운 이들을 온전히 섬길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고 한다.
이처럼 이천신하교회는 제자훈련을 통해 성도들을 훈련시키고, 훈련받은 성도를 통해 영혼 구원에 힘쓰며, ‘압록강 프로젝트’로 제자훈련 선교교회로 거듭나는 이상적인 교회로 성장하고 있다. 그렇다고 성장에만 급급해서 교회 안과 밖의 소외 계층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소외 계층을 교회 구성원으로 끌어안기 위한 노력도 끊임없이 진행하며 목자의 심장으로 무장된 주님의 교회로 성장하고 있다.



 



성경이 말씀하시는 새로운 길을 찾다
홍성환 목사는 성도들에게 제자훈련을 설명할 때, “익숙한 길을 버리고 성경이 말씀하시는 새로운 길을 찾는 것”이라고 했다. 사실 많은 신앙인이 오랫동안 자신이 해 오던 습관대로 신앙생활을 하다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 이런 이들에게 홍 목사는 “길을 잃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마세요. 새로운 길을 만나기 위한 당연한 과정입니다”라고 말한다.
이처럼 훈련을 통해 성경이 말하는 대로 살기 위해서는 익숙한 옷을 과감하게 벗어 버리는 결단이 필요하다. 예수님께서 가신 길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자신이 가고 있는 길에서 과감하게 돌아서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홍 목사의 이런 외침은 이천신하교회를 제자훈련 하는 교회로 변모시켰고, 전통 교회라는 터전 위에 제자훈련이 잘 정착된 교회가 돼 좋은 모델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최근 들어 많은 이들이 제자훈련 목회에 대해 비관적으로 말한다. 하지만 이천신하교회 현장을 보면서 느낀 것은 제자훈련의 본질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한 사람이 있다면, 그를 통해 행복을 누리는 성도들이 끊임없이 재생산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제자훈련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홍 목사의 답은 이랬다. “솔직히 이런 분들의 시각을 바꾸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우리 안의 문제점을 찾아야 하며, 그럴수록 훈련생들의 변화된 삶이 성도들에게 도전이 돼야 합니다.”
제자란 산속에서 사는 수도사가 아니라 많은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기 때문에 관계 속에서 예수님의 제자답게 살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모든 성도에게 보여지는 제자의 뒷모습이 교회를 살리는 유일한 길임을 홍 목사와의 대화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이천신하교회 현장을 취재하며 참 많은 위로를 얻었다. 이천신하교회의 이야기는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한국 교회의 메마른 땅에 단비와도 같은 소식임에 틀림없다. 복음이라는 본질을 지키기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을 따라 묵묵히 걸어가는 또 한 명의 제자훈련 목회자의 모습을 보며, 이 시대에 우리가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본다. 끝으로 제자훈련에 대한 홍 목사의 마지막 말을 전하며, 이천신하교회 제자훈련 현장이야기를 마무리하겠다.
“제자훈련은 내 의지를 넘어 하나님의 강제적 은혜를 맛보는 훈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