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제자훈련

2010년 03월

제자훈련 1기를 마치다!

교회와제자훈련 김영걸 목사 _ 안동 명동교회

현재 교회에 부임한 지 10년이 되어 간다. 교회 설립이 100년이 된 교회의 성도들, 그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0여 명이 65세 이상이지만, 젊은층의 성도들을 중심으로 무언가 변화의 바람이 있음을 느꼈다. 나 역시 무언가 변화를 원했다. 성도들을 바라보면서 가장 아쉬운 것이 교육이었다. 그런 문제를 알고 있으면서도 선뜻 교육을 하려 하니 무엇을 해야 할지 두려움이 앞섰다.
그러나 더는 지체할 수 없어 무조건 일을 저지르고 보자는 마음으로 CAL세미나에 등록을 했고, 이왕 세미나를 들었으니 어설프겠지만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을 했다. 교육생을 모집하는 것도 배운 대로 하지 못했다. 일일이 찾아가서 상세하게 설명을 하지 못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다만 힘들다는 것만 언급했다. 그렇게 해서 모집을 했는데 여자 성도 9명 신청, 남자 성도 9명이 신청을 했다. 그런데 그 중에서 여자 성도 5명과 남자 성도 2명이 제자훈련 과정을 듣고는 포기했다. 나이는 30대 초반부터 40대 후반까지 학력은 초졸부터 대졸까지 다양했다. 그렇게 남자 7명, 여자 4명으로 두 반을 만들어 남자는 토요일 저녁에, 그리고 여자는 주일 오후예배 후에 시작했다.
시작은 했는데 모임 장소가 그렇게 쉽게 정해지지 않았다. 고민 중에 일단 교회의 목양실에서 하고, 한 달에 한 번은 훈련생 가정에서 돌아가면서 하기로 했다. 각 가정에서 모이지 않고, 교회에서 모이다 보니 모임의 장소에 대해서는 큰 부담을 덜 수가 있었다.
감사하게도 인도자가 잘 진행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정성을 다 해주었다. 제자훈련하는 근 1년 동안 가족끼리 외식 한 번 못했다는 불평 아닌 불평도 있었지만, 바쁘고 힘든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제자훈련 모임을 아주 기대하고 사모하는 모습이 보였다. 많은 변화가 금세 일어났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함께 모여서 말씀으로 이야기하고 토론도 하고, 그런 일이 모두에게는 처음 있는 일이어서 너무 좋아했다. 특히 남자들이 더 좋아했다. 빨리 사역훈련을 시키고 싶은 마음이다.
도입할 때의 아이스브레이크는 쉽지 않았다.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성경암송은 대부분 잘해왔고 숙제도 그런 대로 성적이 좋았다. 생활숙제도 그럭저럭 만족할 정도였고, 예습도 대부분 잘해왔다. 문제는 방학 때였다. 방학 때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런저런 상황 속에서 내가 붙잡았던 것은 인도자 지침서였다. 지침서에 있는 그대로 하려고 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덧붙일 필요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일 년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빨리 지나갔다. 농촌 교회의 담임목사로서 혼자 하자니 버겁기도 했고, 부족함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컸지만 그래도 정말 행복했다. 훈련에 대해서도 자신이 생기고, 배우는 훈련생들이 너무 좋아하니 피곤하지가 않았다. 감사할 일이다.
그 중 기억에 남는 훈련생이 있다. 그 형제는 유일한 싱글로 경찰공무원을 준비하는 총각집사였다. 6년의 고배를 마시면서도 계속 준비를 했고, 그런 중에 대학에 편입까지 했다. 많이 바쁜 상황인데도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제자훈련의 자리에 꼬박꼬박 앉아 있었다. 주일에는 청년부 셀장으로 섬기며 최선을 다했다. 그런 그에게 하나님은 지난해 후반기에 경찰시험에 최종 합격하는 기쁨을 누리게 하셨다. 이 일은 우리 훈련생들 모두의 기쁨이기도 했다.
이제 2기 모집을 준비하고 있다. 50세 이상 되신 분들을 어떻게 교육을 시킬 것인가가 주 관심사이다. 참고로 지난해에 권사교육을 위해서 제자훈련 3권을 가지고 공부를 했었는데 그 역시 은혜로운 시간이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자훈련을 시작하면서 처음부터 양육과정을 생략한 채 곧바로 제자훈련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좀 더 양육과정을 다져야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