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제자훈련

2012년 10월

사람에게 미치자! 한 영혼에게 미치자!

교회와제자훈련 진장환 목사_배들중앙교회


배들중앙교회를 개척하여 섬긴 지 10년이 조금 지났다. 내가 처음 제자훈련을 접하게 된 것은 부교역자 시절이었다. 군대를 전역한 후 서울에 있는 신성교회 교육전도사로 청년부를 담당할 때였다. 당시 재적 인원이 약 20명 정도 되었는데, 실제로 모임에는 5~6명 정도가 모였다. 이들과 함께 사역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청년들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삼을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다. 
그러다 옥한흠 목사님의 저서 『평신도를 깨운다』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단숨에 읽어나가는 동안 가슴이 뛰었다. ‘바로 이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자훈련을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CAL세미나 참석 신청을 하려고 했지만, 제자훈련을 하지 않는 교회의 부교역자였기 때문에 담임목사님이 CAL세미나를 수료하지 않아 등록이 안 되었다. 결국 나는 할 수 없이 제자훈련 교재를 통해 나름대로 혼자 준비해서 청년 제자훈련을 시작했다.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많은 인내와 기다림이 필요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은혜를 베풀어 주셔서 청년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제자훈련에 대한 열정과 말씀을 사모하는 마음이 생겼고, 제자반 모임 그리고 삶이 변하기 시작했다. 선데이 크리스천(Sunday Christian)으로 살아가던 청년들이 이제는 삶 속에서 그리스도의 제자 된 삶을 살아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끼게 되었고, 실제로 그런 삶을 살기 시작했다. 정말 재미있었다. 한 사람이 변하여 새사람이 되는 이 맛,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아는 희열이 아닐까 싶다.
그 후 하나님의 은혜로 부산에 있는 새순교회로 사역지를 옮기게 되었다. 그곳을 섬기면서 드디어 CAL세미나에 참석할 수 있었다. 부산 호산나교회에서 개최되었던 18기 CAL세미나에 참석하게 된 것이다. CAL세미나를 통해 구체적으로 ‘왜 제자훈련 목회인가?’를 정립하게 되었다. ‘그래. 나도 제자훈련에 미친 목사가 되어야겠다!’라는 결단을 하고, 그 후로 지금까지 제자 삼는 사역을 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누가 뭐라 해도 행복한 목사다.
물론 시행착오도 많았다. 제자 삼는 사역을 하면 금방 부흥이 될 줄 알았다. 또 제자훈련을 받으면 성도들이 금방 변해서 새사람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더뎠다. 더딘 게 아니라 어느 순간에 한 번씩 찾아오는 위기감이 날 힘들게 했다. 왜냐하면 교회 안에 제자훈련을 받은 부류와 받지 않은 부류로 나뉘어 성도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선이 그어졌기 때문이다. 그것은 좋은 의미의 선이 아니었다. “너 제자훈련 받았니? 받지 않으면 인정 못 받아” 하는 그런 의미의 선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다른 이들이 제자훈련을 받고 변하여 새사람이 되어가는 삶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제자훈련 받아야겠다’라는 결심을 하는 그런 역사를 기다렸었는데 말이다.
그래서 제자훈련을 중단했다. 이러다가 성도들을 바리새인들로 만들겠다는 생각이 날 괴롭혔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개척교회세미나를 참석해 지친 마음을 위로받고,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비전을 다시금 회복할 수 있었다.
‘그렇다. 사람에게 미치자! 한 영혼에게 미치자!’ 그렇게 재충전을 받아 다시금 제자훈련을 시작했고,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 그 결과 지금은 제2의 부흥과 성장을 꿈꾸며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데 힘쓰고 있다. 우리 성도들이 예수님을 닮아가는 제자들이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