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제자훈련

2011년 07월

이제 막 시작한 햇병아리 목사의 좌충우돌 제자훈련

교회와제자훈련 조주영 목사 _ 원주동부교회

사람을 키우는 목회를 하고 싶었다. 단순한 교회 성장이 아니라 성도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알곡 신자로, 참된 크리스천으로 세우는 것이 목회의 본질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6년 전 현재 섬기고 있는 교회에 부임했을 때도 대부분의 성도들은 부흥을 열망하고 있었다. 그동안 교회가 겪었던 작은 아픔을 이겨내고, 새롭게 비상하려는 교인들의 몸부림이라고 생각했다. 아마도 이 몸부림은 우리 한국 교회의 현주소가 아닐까 싶었다. 아니 우리 목회자들의 몸부림을 반영하는 것만 같았다. 이러한 교회적 상황 속에서 차근차근 교회의 본질과 건강한 교회를 지향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임을 주일설교로 선포했다. 그리고 제68기 CAL세미나에 참석한 후 2006년 9월에 제자훈련을 시작했다.
두려움 반, 기대 반으로 시작한 제1기 제자훈련은 남, 여 각각 한 반으로 출정식을 올렸다.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였다. 제자훈련 제1기를 준비하면서 여러 가지 고민이 있었다. 과연 끝까지 갈 수 있을까? 장시간 동안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 특히 소그룹 안에서 설교가 아닌 귀납적 질문을 어떻게 던져야 하나? 어떻게 반응하며 재질문을 해야 하나? 나 자신에게 하나둘씩 던져진 질문들은 좀 더 건강한 소그룹을 만들어 가기 위한 또 하나의 도전이요, 신호탄이었다. 
어떤 날은 설교만 하다가 마칠 때도 있었다. 지침서에 기록된 인도자 체크란에 표시를 하면서 ‘나는 소그룹 인도에 꽝!이구나’라는 생각 때문에 밤을 꼬박 새기도 했다. 시간 배분을 잘못하여 한 주간 이야기로 시작해서 한 주간 이야기로 끝나고 만 적도 있었다. 어떨 때는 나 자신이 독서과제 책을 읽지 못하고 훈련을 인도하다가, 엉뚱한 말을 할 때도 있었다. 훈련생들이 뭐라고 생각했을까? 솔직하게 말했어야 했는데, 아는 척 하다가 실수한 적도 있었다.
훈련생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과제 가운데 하나가 큐티인 것 같았다. 한 훈련생은 결단과 적용하면서 순종하지 못하는 것 때문에 큐티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충분히 이해가 되었고, 매번 격려해 주었다. 하지만 큰일이 터졌다. 훈련을 그만 받겠다고 했다. 그리고 몇 주간 빠져버렸고, 교회 예배 때 만났지만 얼굴이 차가웠다. ‘어떻게 해야 하나?’ 결국 심방을 가서 다시 시작하도록 했지만, 너무 힘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당시에는 최선을 다해 이끌어 주었다고 생각했지만, 좀 더 인내하지 못한 내 자신의 불찰이라고 생각된다. 
혹시 내가 삯군은 아니었는지, 선한 목자의 마음이 없었던 것 같은 자격지심에 가슴앓이를 했던 적도 있었다. 이렇게 훈련이 거듭되면서 현재 4기 제자훈련을 진행 중에 있다. 연령대, 직업, 성격, 신앙 연륜이 다양하지만 절묘한 조화로 재미있고 행복한 훈련을 함께 받고 있다. 사역훈련도 2기가 졸업하고 가을학기 때 3기가 시작 예정이다.
우리 교회의 희망을 보는 것만 같다. 제자훈련의 실패담도 주님께서 주시는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조금씩 교회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20여 명의 성인이 출석하던 교회가 주님의 은혜로 120명 정도 매주일 출석하는 교회로 세워져가고 있다. 아마도 좌충우돌 제자훈련의 모습은 계속 이어지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지금은 당황하지 않는다. 즐긴다. 성령님의 인도하심에 맡기는 여유가 생긴 것 같다. 교회가 안정이 되면서 성도들의 신앙과 삶에 적지 않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음에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모든 영광 하나님 홀로 받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