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제자훈련 이남수 목사_ 상주서문교회
경북 내륙의 작은 도농복합 도시, 나는 이 지역에서 58년 된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상주서문교회에 부임해 지난 7년 동안 행복하게 목회를 했다.
지난 30년 동안 한국 교회는 긍정적인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교회 성장 프로그램에 의해 지방마다 목회자마다 독특성과 개성이 사라지고 일률적인 목회방법이 도입되고 확산됐다. 그러나 교회는 시대마다 지역마다 다양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상주라는 지역에서 교회의 존재목적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면서 지역의 역사와 전통, 거주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동안 교회가 시간의 흐름 속에서 가졌던 여러 과정들을 살펴보며 교회의 핵심 가치와 방향 등을 정리했다. 그리고 전통적인 교회 구조 속에서 영혼을 구원하고 성도를 제자화하여 세상을 변화시키는 건강한 교회가 되고자 힘써왔다.
이를 위하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체계적인 양육과정이었다. 구원받은 성도들을 주님의 제자로 키워가기 위해서 양육 과정을 단계별로 진행하였다. 우선 모든 성도들이 기본적으로 기독교 신앙의 기초를 갖게 하기 위하여 5주 확신반을 개설하고, 그 이후에 15주 성장반을 거쳐 1년 32주 제자훈련, 그 이후 1년 사역자반을 개설하였다. 그 외에도 매주 말씀묵상 모임을 통해 성도들이 하나님과 친밀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전체 양육 과정이 자리 잡기까지 3년의 시간이 흘렀다.
지금은 제자훈련 5기가 진행되고 있다. 많은 성도들이 양육 체계가 정착된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고, 나 역시 제자훈련을 인도하면서 소그룹 성경공부의 진미를 맛보고 있다. 성도들에게 구원의 감격과 복음의 핵심을 가르치면서 어느새 나 자신에게도 복음 중심의 목회관이 정립됐다.
지난 7년 동안 제자훈련이 단순히 성경공부 과정이 아니라 주님을 닮아가는 전인적인 성숙의 과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깊이 있는 삶의 나눔과 말씀훈련을 통해서 성도들이 하나님 앞에 다가가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삶 가운데 주님을 닮아가고자 애쓰는 것을 보았다.
전통적인 구조의 교회가 양육적인 체질로 바뀌는 과정이 쉽지 않음을 절감한다. 기존의 전통적인 예배 형식과 기도회, 행정, 심방, 설교 등을 소홀히 하면 성도들에게 반감과 부작용을 줄까 봐 늘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기존의 사역과 더불어 여러 반의 제자훈련까지 감당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과 집중력을 발휘해야 했다.
목회 균형을 잃지 않기 위해서 모든 것을 감당하다 보니 한 번은 설교를 앞두고 과로로 쓰러진 적도 있었다. 그러면서 가르치는 양육자로서 또한 목회자로서 부족을 절감하며 끊임없이 하나님 앞에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이것이 나 자신을 십자가 은혜 앞에 나아가게 하는 자기 갱신의 과정이 되었다.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교회에서 새로운 양육 과정을 개설하는 것이 힘들고 새로운 도전인 것을 늘 느낀다. 그러면서도 포기할 수 없는 일들이기에 더욱 집중력을 가지고 진행하고 있다. 복음적인 건강한 교회가 지역사회 속에서 어떻게 하나님 나라 공동체를 세워나갈지 지금도 그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제자훈련은 성도들을 믿음으로 세워나가는 기본적인 과정이다. 제자훈련을 진행하면서 갖는 작은 소망은 새로운 세대들이 일어나 가정과 일터, 지역과 세상에서 빛과 소금이 되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천국과 같은 행복한 세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