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제자훈련

2012년 02월

제자훈련 목회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

교회와제자훈련 남성규 목사_ 뜻을세운우리교회

뜻을세운우리교회를 개척한 지 2년이 조금 지났다. 처음 제자훈련 사역에 관심을 갖게 된 때는 부교역자 시절, 청년부를 담당하고 있을 때였다. 당시 청년들이 20여 명 정도 있었는데, 주일 오전예배만 드리고 청년모임에는 참석하지 않은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어떻게 하면 이들을 교회의 일꾼들로 성장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말씀사역을 시작하기로 결심하고 교재를 찾던 중 옥한흠 목사님의 『평신도를 깨운다』(이하 『평깨』)를 읽게 되었다.
『평깨』를 읽으면서 분명 청년들을 변화시킬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일단 청년모임에 출석하고 있는 몇 명의 청년들과 제자훈련을 시작했다. 그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교회 중직자들의 자녀이며 모태신앙이었지만 그저 예배만 참석하던 청년들이 그리스도의 제자들로 변화되어갔고, 앞장서서 교회의 사역들에 참여하며 교회의 전반적인 흐름들을 이끌어가기 시작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변화되었던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
그러나 그때는 아직 CAL세미나에 참석하지 않은 때였다. 이렇게 시작한 제자훈련 사역을 마무리할 무렵 사역훈련 과정을 앞두고 CAL세미나를 통해 좀 더 명확한 비전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먼저 왜 CAL세미나에 참석해야 하는지 담임목사님을 설득하여 함께 CAL세미나에 참석했다.
옥한흠 목사님의 ‘광인론’으로 시작된 세미나 기간 동안 훈련에 대한 비전이 확실해졌다. 왜 제자훈련 목회를 해야 하는지 분명히 알게 되었고, 그 후 개척을 하게 되었지만, 시작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개척 후 처음 예배를 드린 인원은 나와 아내, 그리고 두 아이 모두 네 명이었다. 그래도 나 자신이 먼저 준비되어 있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제자훈련 체험학교에 다녀와서 마음의 준비를 했다. 이후 몇 명의 초신자들이 출석하게 되었고, 드디어 여자 성도 3명과 남자 성도 2명이 제자훈련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제자훈련 과정이 쉽지 않음을 주지시켜 주었을 때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그래도 감당해야죠”라며 기꺼이 참여하겠다던 성도들이 막상 시작하고 나니 그리 쉽지만은 않았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을 격려하면서 계속 훈련을 진행해 나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근심은 이내 기쁨으로 바뀌었다. 훈련생들은 자신들의 신앙이 얼마나 무너져 있었는지, 얼마나 하나님의 은혜를 느끼지 못하고 감사하지 못했는지 고백했다. 때론 눈시울이 붉어지는 훈련생들을 보면서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역사하심의 은혜에 나 또한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또 다른 시련이 찾아왔다. 훈련생들 가운데 3명이 미국과 먼 지방으로 떠나게 된 것이다. 당시의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순간적인 회의가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은 내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니었다. 시간이 흐른 지금도 그들과 연락을 하고 지내는데, 지금 있는 교회에서 열심을 다해 섬기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올해도 제자훈련은 진행되고 있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어려움 가운데에서 말이다. 그러나 나는 결코 실망하거나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한 영혼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한 영혼에 내 열정을 모두 쏟아 붓겠다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인도자로서 나 자신이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되어 한 영혼을 변화시킬 수 있길 바라고, 또 하나님께서 그 한 영혼을 통해 또 다른 영혼을 변화시키시길 간절히 바라고, 믿는다. 이것이 내가 제자훈련 목회를 포기하지 않는, 아니 포기할 수 없는 이유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