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제자훈련

2012년 05월

부족한 종의 리더십을 세워준 제자훈련

교회와제자훈련 김상정 목사_ 경주남부교회

지금 목회하고 있는 경주남부교회는 나에게 참 특별한 교회이다. 12살 어린 시절, 고향을 떠나서 십대를 보내며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한 곳이고, 고향과 같은 따스한 사랑을 경험하며 성인으로 자란 추억이 가득한 곳이다. 대학 진학 관계로 경주남부교회를 떠났다가 하나님의 섭리를 따라 2000년도에 다시 이곳 경주남부교회 부목사로 부임했다.
20여 년 만에 모교에 와보니 장로님, 권사님들이 거의 교회학교 시절 교사들이시고, 동기와 선배들도 있었다. 20년 만에 만난 반가움이었던지 한 친구는 머리를 치면서 “야, 상정아 반갑다”라고 했고, 권사님들은 “김 목사는 내 제자야”라고 했다. 사실 이런 분위기에서 목회자의 권위를 찾아보기는 힘들었기에 고향에 내려온 것을 많이 후회했었다.
그런 가운데 5년 동안의 부목사 생활을 은혜로 마치고, 서울 무학교회에 부목사로 부임했다. 마침 그 교회는 제자훈련을 2년째 하고 있었는데 나는 제자훈련을 주관하는 양육부를 맡게 되었고, 반 강제로 CAL세미나를 다녀오게 되었다. ‘프로그램이 다 그렇지. 뭐 특별한 게 있으려고!’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참석한 CAL세미나의 첫 강의인 옥한흠 목사님의 ‘광인론’에서부터 하나님께서는 나의 눈을 열어 무지한 나의 모습을 보게 하셨다. ‘인격을 변화시키는 제자훈련에 목숨을 걸었다’는 목사님의 말씀에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생겼고, ‘제자훈련을 하면 성도들이 변하겠구나!’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그 후 무학교회에서 항상 성실하게 준비 제자훈련을 인도했다.
그러던 중 2007년, 모교회인 경주남부교회에서 청빙을 받아 담임목사로 부임하게 되었다. 젊은 나이에 친구와 선배, 스승님들 앞에서 어떻게 든든하게 교회를 세우고 내 자리를 찾아야 할지 고민을 하던 중 부임 다음해인 2008년부터 제자훈련을 시작하게 되었다.
물론 갈등하며 시작했다. 과연 지방 교회에서도 제자훈련이 제대로 될까 하는 고민이었다. 사랑의교회나 무학교회의 성도들은 젊을 뿐더러 엘리트들이 많고 적극적인 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가능한 것 아니었을까? 지방에 있는 교회가 나눔을 잘할 수 있을까? 독후감은 제대로 쓸까? 암송과 큐티는 성실하게 할까? 온갖 걱정을 하며 그래도 모험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남자 12명, 여자 12명으로 제자훈련 1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훈련이 진행될수록 걱정은 사라졌다.
훈련생들이 나날이 성숙한 신앙고백자로 서가는 모습에 나는 더욱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또한 십자가의 길도 두렵지 않다며 나의 동역자가 되기를 마다하지 않는 그 든든함이 곧 나의 기쁨이 되었다. 함께 삶을 나눌 때 문제 있는 가정들의 문제가 해결되고, 이혼 위기의 부부가 함께 훈련을 하면서 가정이 회복되었고,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나의 리더십을 세우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해 수료한 제자훈련 1기생들은 나의 목회에 적극적이고 든든한 후원자들이 되었고, 2011년까지 4기를 마치고 보니 어느덧 약 60여 명이 수료했다. 제자훈련을 수료한 이후에도 훈련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후속 프로그램으로 제자반별로 협력 선교사를 파송하도록 했고 매달 생활비를 후원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는 5기 제자훈련을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  22명이 훈련에 임하고 있다.
제자훈련을 하면 할수록 나에게는 비전이 더욱 분명해진다. 제자훈련을 통해 하나님께서 나의 리더십을 세우신 것처럼 기드온의 300용사와 같은 헌신된 제자훈련생 300명이 세워지는 비전,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 교회가 경주 성시화를 이룰 힘 있는 교회가 되는 비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