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제자훈련 강기옥 목사_ 제주서문교회
신대원 졸업 시험을 마치고 바로 결혼을 했고,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한 교회로부터 부교역자 청빙을 받았었다. 당시 대학부와 고3부를 맡게 되었는데, 대학부 전임사역자는 네비게이토 선교회 출신으로, 소그룹 성경공부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체계적인 훈련을 시키고 있었다.
소그룹 성경공부에 대한 경험이나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던 나는 당황스러웠지만 배워가면서 대학생들과 성경공부를 시작해갔다. 결과적으로 4년 동안 소그룹에 대한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고, 대학생들의 실제적인 변화를 보면서 그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 후 서울 시내에 있는 작은 교회에 청빙을 받았다. 그 동안 경험한 소그룹 성경공부를 성도들에게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대학생들과는 달리 장년 성도들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그때 한 동역자로부터 제자훈련에 대해 듣게 되었다. 그러던 차에 옥한흠 목사님의 『평신도를 깨운다』 책을 접하게 되었고 큰 도전을 받았다.
그리고 CAL 세미나를 소개받아 제3기 세미나에 참석했다. 첫 시간 옥한흠 목사님의 광인론은 잠자고 있던 나의 영혼을 깨웠다. 세미나를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바로 제자반을 모집해 소그룹 성경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의욕이 앞섰던 나는 일주일에 다섯 반을 인도하면서 탈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체들의 변화되는 모습은 큰 힘이 되었다.
15년의 서울 단독 목회 사역을 접고, 1999년 고향인 제주로 내려와 부임한 교회는 25년 된 전통 교회였다. 당시 교회는 분열의 아픔을 겪고 있었다. 성도들의 아픔을 싸매고, 교회를 안정되게 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성경공부반을 모집해 제자반을 시작했다. 4년 동안 사택을 개방해 모임을 가졌다. 그 이후에는 교회와 성도들의 가정을 돌아가며 제자반 모임을 지속했다. 제자훈련을 통해 교회가 안정되고 부흥하기 시작했고, 2008년에는 교회를 건축할 수 있었다. 또한 제자훈련에 관해 관심은 있으나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동역자들을 위해 같은 노회 목사님들과 제자훈련 사역을 나눴고, 그중 몇 분은 현재 제자훈련 사역을 하고 있다.
한번은 남자 초신자로 이루어진 제자반에서 이런 일도 있었다. 처음에는 3명으로 시작했는데, 몇 달이 지나면서 단 한 사람만 남게 되었다. 그분은 부인 때문에 교회에 나오게 된 성도였는데, 혼자 하는 것이 쑥스럽다고 제자훈련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훈련생이 단 한 명이라도 제자훈련은 진행되어야 한다”며 그분과 3년 동안 성경공부를 했다. 이분은 건설회사 전무였는데, 직업상 술을 마셔서 성경공부에 올 수 없다고 하는 날도 있었다. 그래도 나는 그에게 제자훈련에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술에 취한 사람을 데리고 제자반을 인도했다.
그분은 현재 우리 교회의 장로님이시다. 제자반을 통해서 술과 담배를 끊었고, 그의 믿음은 견고해졌다. 이분의 변화는 주변의 사람들에게 많은 도전이 되었다.
모든 제자반이 다 성공하고, 사람들이 다 변화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어떤 사역보다 제자훈련이야말로 가장 많이 사람을 변화시키고, 성장하게 하는 사역이다. 때로는 수년 동안 훈련을 받고도 변화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근본원리를 떠나지 않고 꾸준히 사역한다면, 언젠가는 그들 속에 심겨진 하나님의 말씀의 씨앗이 싹을 틔우리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