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제자훈련 이주호 목사_ 소양제일교회
소양제일교회는 1996년 11월에 개척되었다. 소양교회에서 12가정이 분립되어 시작한 교회인데, 은혜로 지금까지 큰 어려움 없이 꾸준히 성장해 오고 있다. 그리고 그 한 가운데에는 제자훈련이 항상 함께하고 있었다.
2000년 11월에 CAL세미나를 수료하고, 2001년 3월부터 제자훈련을 시작해 현재 11기 훈련이 진행 중이다. 그동안 제자반은 202명, 사역반은 85명이 수료했고, 현재 제자반 9명, 사역반 2개 반 15명이 훈련 중이다.
12년 동안의 제자훈련은 우리 교회에 많은 열매를 가져다주었다. 첫째는 교회의 외적인 성장을 꼽을 수 있다. 제자훈련과 교회 성장의 연관성을 논리적으로 말하기란 쉽지 않지만, 나는 제자훈련을 교회 성장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 데 주저함이 없다.
둘째는 제자훈련이 건강한 교회의 기초가 되어 주었다는 점이다. 건강한 교회에 대한 기준도 만만치 않지만 일단, 평신도 지도자들이 많이 배출되었다. 장롱 면허가 아니라 사역 현장에서 땀 흘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교회 내의 각종 사역뿐 아니라 외부적인 사역에 헌신하는 분들도 적지 않다.
우리 교회는 서로 간의 유기적인 연결망이 비교적 잘 형성되어 있다. 최근에 들어 두어 차례 신천지의 접촉이 있었지만 바로 드러났다. 거의 모든 평신도 지도자들이 제자훈련과 사역훈련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적으로 끈끈한 연결망이 결성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회의 사회봉사를 위한 헌신도 빼놓을 수 없다. 교회 역사 16년, 교회보다 유명해진 어린이집과 노인 요양시설인 엠마우스, 그리고 호스피스 병원 건립과 운영에 적지 않은 물적 자원이 투입되고 있지만 모두 잘 진행되고 있다. 이는 제자훈련을 통한 교역자와 평신도 지도자 간의 충분한‘비전 나눔’이 없었다면 결코 쉽지 않았을 사역들이다.
이런 소중한 열매를 가져다 준 제자훈련 사역에 있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두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는 CAL세미나에서 만들어 준 훈련 방식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다. 제자훈련 12년쯤 되면 자생적인 감(感)이 있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 감을 버리기 위해서 매년 싸우고 있다. CAL세미나에서 경험했던 그 모든 것이 훨씬 더 전문적이고, 효율적이고, 성경적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입생들이 훈련 교재를 받을 때 나도 새 것을 받고 새로운 마음으로 성경을 찾고 답을 단다. 암송 카드도 같이 받아 함께 외우고, 성경도 같이 읽으며, 벌금도 같이 낸다. 기간도 9월에 시작해서 12월 마지막 주와 1월 첫 주에 방학을 하고 6월에 수료를 한다. 그리고 수료여행을 떠난다.
물론 지루한 감이 들 때도 있다. 목사는 늙어 가는데 들어오는 훈련생들은 변함이 없고, 매년 똑같이 반복되는 재탕의 쓴 맛을 느끼기도 한다. 무엇보다 두 세 시간 집중 훈련이 이제는 힘에 부치기도 하다. 그래도 그냥 처음 그대로 하고 있다. CAL세미나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
둘째는 평신도들의 사역 실천을 강조한다. 제자훈련을 수료하고 나면 목자가 되거나 양육훈련 시스템 속의 일원이 되거나, 교회 내의 선교나 봉사모임에 소속되어 사역을 하거나, 교회 밖의 봉사 단체나 기관에서 봉사를 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한다. 그래서 제자훈련을 수료한 분들 중에는 사역 현장이 없는 분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가 되었다. 올해도 우리 교회는 제자훈련이 진행 중이다. 12년이 되었지만 왕도는 없다. 처음 배웠던 대로 열심히 달려 갈 뿐이다. 열매가 있기에 감사하고, 그래서 내일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