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학교클리닉 남금조 전도사 _ 사랑의교회
2002년 사랑의교회 유아부 ‘예꼬’ 제자학교라는 이름으로 아이들 대상의 제자훈련을 시작하기로 결단했을 때다. 많은 교사들이 유아부 어린이들에게 제자훈련을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유아부가 제자훈련이 가능한지 등의 질문을 던져왔다. 부모님들도 마찬가지였다.
가끔 제자학교에서 훈련 받고 있는 부모님들이 아는 사람을 만나서 “우리 아이가 유아부에서 제자훈련을 받아요” 하면 이 말을 들은 분의 반응은 “유아부 어린이가 제자훈련을 받아요? 정말 가능해요?” 하는 반응을 보이곤 했다. 시작은 이렇게 반신반의했지만, ‘예꼬’ 제자학교는 벌써 올해로 7번째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예꼬 제자학교의 훈련 내용
유아부에서 제자훈련 하는 대상은 4, 5세 어린이 중 5세 어린이들이다. 반편성은 4개반으로 하고, 한 반에 10명의 어린이와 10명의 부모님이 함께한다. 여기에 교사 15명 정도가 섬긴다. 이들이 함께 1학기 7주와 2학기 7주 과정의 제자훈련을 밟게 된다.
1학기 제자학교에 입학하는 날은 입학 예배를 드리고, 어린이와 부모 교육을 따로 한다. 부모님은 다른 교실에서 부모 교육을 받고, 어린이는 반 교사와 함께 입학 축하 케이크를 자르며 서로 함께 알아가는 시간을 가진다. 그리고 교사는 반 이름을 어린이와 함께 정한다. 2주차 훈련은 교사들과 부모님과의 마음을 열어가는 좋은 관계를 위해서 야외로 나가고, 3주차부터 본격적인 훈련이 이루어진다.
훈련내용을 소개하자면, 1학기는 유아부에서 배운 것들을 반복 교육한다. 성경은 누구의 말씀인가, 기도는 누구에게 하나, 예배는 누구에게 드리나 등의 주제를 가지고 프로젝트 접근법으로 훈련을 진행해 나간다. 글을 모르는 어린이들이기에 모든 훈련 활동을 시청각 그림 또는 교사가 제시하는 같은 글씨를 찾거나 같은 색깔의 글씨를 찾아가며 활동을 전개해 나간다.
2학기는 실천 훈련이다. 전도, 봉사, 섬김 내용으로 훈련을 한다. 전도는 2주간 훈련시킨다. 한 주는 프로젝트 접근법 활동이고, 한 주는 실제 전도책과 도구를 만들어 실습한다.
봉사는 유아부실 청소와 가정에서 하는 봉사, 이웃을 위한 봉사 등의 생활 숙제를 내어준다. 섬김은 훈련의 마지막 마무리로 세족식을 한다. 교사는 어린이에게, 어린이는 부모님에게, 가정에 가서는 식구들에게 하게 한다.
그리고 수료식 때는 다음 제자훈련을 위한 설문조사를 하며 수료파티를 열어, 1년 동안 훈련한 교사, 훈련 받은 어린이와 부모님을 격려하는 시간을 가진다. 그리고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 같은 유아부 제자훈련의 포커스는 두 가지다. 하나는 유아들의 신앙생활 습관을 기르게 하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부모가 아이들을 성경적으로 기를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사실 모든 제자훈련이 그렇듯이, 예꼬 제자학교 역시 교사의 역할이다.
우리 제자학교 교사들은 매주 부모님께 전화를 하고, 그 가정의 기도제목을 가지고 기도하고 있다. 많은 교사들이 다녀가지만, 경험상 자녀를 키워본 기혼의 교사가 자녀 신앙 교육에 대한 상담과 안내 역할을 훨씬 수월하게 감당하는 것 같다.
부모와 함께하는 유아 제자훈련
교사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글을 모르는 5세의 어린이들을 제자훈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부모님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래서 예꼬 제자학교는 아빠나 엄마 중 한 분이 참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교사가 설명하면 부모는 다시 아이에게 재질문하며 설명하고 확인시킨다. 부모는 교사와 아이의 의사 전달자이자, 교사에게는 훈련생이고 아이에게는 개인 교사가 된다.
이는 훈련 받은 내용이 신앙생활 습관으로 되기 위해서는 가정으로 연결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유아의 제자훈련에 있어 가정에서 부모님의 도움이 절실하다. 또 혼자 이동하기 아직 어려운 어린이들이 참여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함께할 수밖에 없는 상황적인 여건도 있다. 이처럼 제자학교에서 함께 훈련 받는 부모님들은 5세의 신앙교육의 눈높이를 알게 되고, 가정에서도 자녀들과 매일 해야 하는 과제물로 부모님의 신앙생활도 달라진다.
얼마 전 7기 제자훈련을 받았던 부모님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훈련 받은 어린이들이 눈에 보일 정도로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도 어린이들이 신앙생활 습관이 체질화되었고, 먼저 부모님 자신이 달라졌다고 한다.
또한 요즘 많이 나타나는 양상은 아빠들이 자녀들과 함께 훈련을 받는 경우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바쁜 직장생활로 자녀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 못한 아빠들이 토요일 제자훈련 시간에 자녀들과 훈련을 받으면서 자녀들과 자연스럽게 소통을 많이 하게 된다. 그래서 많은 어린이들은 엄마와 아빠가 번갈아가면서 훈련에 참여하는데, 어떨 때는 예수님을 믿지 않는 아빠가 따라와서 훈련 받다가 예수를 믿게 되기도 한다.
아이들의 신앙생활 습관을 만드는 과정
아이들의 삶 속에 신앙이 자리잡기 위해서 집에서 부모와 함께하는 생활숙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매일 성경읽기 습관을 위해서 글씨가 조금 많은 그림성경책을 구입하게 하고, 매일 부모님이 읽어준다. 매일 한 장씩 읽을 때마다 성경읽기표에 스티커를 붙이게 한다.
둘째, 매일 기도하기를 위해서 어린이 손 크기의 손 모양 그림을 코팅하여 월 30일의 날짜를 적어서 준다. 매일 기도할 때마다 코팅한 손에 스티커를 붙인다.
셋째, 성구암송 찬양을 매일 부르게 한다. 성구암송을 한 후에 성구암송 찬양표에 날짜별로 스티커를 붙인다.
넷째, 매주 나가는 가정용 성경공과를 부모와 아이가 매주 1장씩 하도록 한다.
다섯째, 어린이에게 성경 동화책을 대여하여 읽게 하고, 책을 읽은 느낌이 어떠한지를 얼굴표정 그림에서 3가지를 선택해 색칠을 하게 한다. 부모님께는 자녀양육에 도움이 되는 신앙도서를 대여하여 독후감을 쓰게 한다.
여섯째, 파일 정리하기를 한다. 주일날 유아부에서 나누어 준 ‘말씀 기억장’인 파일에 주일날 배운 성경활동지와 가정에서 하는 성경학습지와 제자학교의 모든 것을 철하게 한다.
이 모든 것이 가정에서 부모님의 도움으로 이루어진다.보통 훈련의 처음 단계에는 부모님들이 힘들어 하지만, 자녀들과 매일 과제물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어린이들이 성경책을 읽어달라고 스스로 부모님께 성경책을 가져오고, 읽지 않으면 잠자지 않는 어린이로 변함에 따라 부모님도 즐겁게 과제를 하게 된다. 또한 아이들의 신앙 습관이 변해서 만약 부모가 기도하지 않고 음식을 먹는다든지, 기도하지 않고 잠을 재우면 아이들이 먼저 이야기한다는 이야기들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과제물은 입학 후 3주차 훈련시간에 교역자가 점검을 하고 있다. 주일에 배운 교육을 부모님이 가정에서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점검이 이루어지는데, 조금은 엄격하다. 제자훈련을 받는 훈련생은 반드시 과제물들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4주차부터는 부모들의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서 과제물 점검 교사가 점검을 한다.
예꼬 제자훈련은 이처럼 유아와 부모, 교사가 함께 배우고 실천하면서 유아가 하나님 앞에서 바른 아이로 성장하도록 하는 것이다. 처음 시작할 때는 과연 아이들이 이 모든 과정을 습득하고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을까 교역자의 입장에서도 걱정 했지만, 훈련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하나님께서 함께하심으로 인해 계획했던 것보다 눈에 띄는 성과가 나타났다. 유아뿐만 아니라 부모, 교사의 마음가짐이나 생활 습관까지 하나님께 한 걸음 가까이 나아가는 경험을 가질 수 있는 귀한 훈련 과정이다.
남금조 전도사는 부산장로교신학교 유아교육과와 총신대학원 교육사 과정을 밟았다. 25년 동안 유아, 유치부 사역을 해왔으며, 현재 사랑의교회에서 유아부 사역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