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훈련컨설팅 이지은 전도사 _ 사랑의교회
사람은 훈련을 통해서도 성장하지만, 인격적인 만남과 신뢰의 관계를 통해 변화되고 성장한다. 그런 점에서 훈련생들과의 일대일 만남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일대일 만남은 목양적 기회일 뿐만 아니라, 소그룹에서 미처 다루지 못했던 부분을 다루는 훈련과 양육의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다.
훈련 전 일대일 만남
직접적인 질문을 통해 훈련생을 파악하라
훈련생들과의 일대일 만남은 크게 훈련 전, 훈련 중, 훈련 후의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훈련 전의 만남은 제자훈련 선발을 위한 면접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제자훈련 지원자의 상당수가 훈련을 받게 된다는 것을 생각할 때, 단순히 선발 여부를 떠나 훈련의 연장선에서 이 시간을 활용하면 좋다.
훈련 전 일대일 만남은 훈련 지원생이 제자훈련에 적합한 상황과 환경인지, 그리고 얼마나 준비된 자세로 제자훈련에 지원하였는지를 파악하는 자리이다. 훈련 지원생의 가정을 방문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도 훈련 지원생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특별히 훈련 전 훈련생과 만날 때는 개인적인 친분이 생겼을 때 질문하기 어려운 부분들을 이 시간에 다루는 것이 좋다. 가정환경이나 경제 상태, 때로는 학력 등 예민하지만 훈련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들을 다소 직접적으로 질문하는 것이 유익하다.
이때는 제자훈련 선발을 위한 면접의 성격이 강해서 직접적인 질문을 해도 훈련생이 반감 없이 듣고 솔직하게 대답하게 된다. 나의 경우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원자가 있었다. 학력이 제자훈련에서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읽고 쓰는 것이 훈련의 기본 패턴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솔직하게 질문했다. 지원생도 솔직하게 본인의 능력에 대해 말하면서 겸손히 부족한 부분은 더 준비하겠다고 고백했다.
한편 지원생의 경제적인 형편에 대해서도 꼭 점검을 하는데, 빚이나 경제적인 부담이 큰 경우 훈련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나아가 가정생활의 경우(부부관계, 고부관계, 자녀관계 등)도 구체적으로 질문하는데, 종종 가정의 갈등을 훈련 중에도 숨기는 사례가 있기에 깊이 있는 질문을 시도하는 편이다.
그러나 훈련 전 일대일 만남에서 중요한 것은 목양적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질문의 목적은 훈련 여부를 결정하기보다 한 성도를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으로 돌보고 목양하는 것에 있다. 하나님의 마음으로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함께 아파하며 기도하는 것이다. 그러할 때 직접적인 질문들은 더할 수 없는 목양의 기회를 열어줄 것이다.
훈련 중 일대일 만남
소그룹에서 다룰 수 없는 개인문제, 훈련생 간의 관계, 교역자와의 관계 문제를 다루라
나의 경우 훈련 중 일대일 만남은 첫 시간 이후 2~3개월 정도 지난 뒤에 가진다. 이 만남은 교역자와의 더 깊은 신뢰관계를 만들고, 훈련의 상황들을 점검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한다.
이때의 일대일 만남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주제를 한정하지 않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지금까지의 훈련에 대한 훈련생들의 고백을 이끌어낸다. 훈련하며 좋은 점은 무엇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등을 묻는 것이다.
한편, 교역자는 훈련생이 그때까지 오픈하지 않은 문제나 훈련 시간에 미처 다루지 못했던 개인적인 문제가 없는지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 훈련생에 대한 교역자의 총체적인 안목이 필요한데, 훈련 전 면담부터 1권의 1과에서의 간증, 그리고 훈련 중에 얼마나 본인의 문제를 제자반에서 내어놓고 나누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질문한다.
나는 이전에 훈련 전 면담에서 한 지체가 특정 기간의 어려움에 대해 모두 다 오픈하기 어렵다고 해서 더 이상 묻지 않고 마무리 한 적이 있었다. 처음 만남이라 꼬치꼬치 캐물을 수 없어 그렇게 마무리했었는데, 1권의 1과 간증 시간에도 그 부분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그래서 일대일 만남을 통해 이 부분을 물어보았는데, 알고 보니 지체에게 오픈하기 두려워하는 가정의 깊은 상처가 있었다.
아마 내가 질문하지 않았다면 제자반 내내 숨길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시간 모든 것을 오픈하고 함께 기도할 때, 훈련 기간 내내 그 문제를 만지시고 치유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할 수 있었다.
훈련 중 면담에서 꼭 점검해야 할 다른 한 가지는 훈련생들 간의 관계이다. 제자반 가운데 마음이 어렵거나 안 맞는 훈련생이 없는지를 점검하는 것이다. 2~3개월이 지나면 제자반의 허니문 기간이 지나고, 서로의 기질과 개성이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알게 모르게 훈련생들 간의 갈등이 시작되는 기간이다.
그러나 훈련생 사이의 갈등은 훈련 시간에는 잘 드러나지 않으며, 교역자에게 잘 파악되지 않을 때가 많다. 서로 갈등하는 것이 훈련생답지 못하다고 생각하여 되도록 이 갈등들을 감추거나 덮어버리려 하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교역자까지 갈등을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심각한 단계에 이른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일대일 만남에서 이 부분을 점검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꼭 무슨 갈등이 있지 않더라도 개인적으로 기질이나 성격이 맞지 않아 긴장하거나 불편한 마음이 없는지 살피고, 그 부분에서 상대를 용납하고 이해하도록 격려하는 것이다.
이렇게 교역자가 미리 갈등의 소지를 알고 있으면 계속되는 훈련의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에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도 이 질문을 통해 훈련생들 간의 문제를 교역자 몰래 해결하려 하거나 덮어버리려는 것이 아니라, 교역자와 함께 풀어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기에 유익하다.
마지막으로 나는 교역자에게 불평이나 힘든 점은 없는지를 물어본다. 훈련생과 교역자와의 신뢰관계는 훈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혹시라도 불편하거나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이 시간을 통해 풀려고 한다. 훈련생이 직접 말을 꺼내기 어렵기에, 교역자가 먼저 진실된 마음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훈련생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처음에는 훈련생들이 이야기하기를 주저하지만 교역자가 진심으로 대화를 할 때, 훈련생들의 마음이 열리고 교역자를 이해하려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을 경험한다. 그러할 때 서로간의 오해가 풀리고 관계도 깊어지게 되는 것이다. 나아가 훈련생의 한 마디는 하나님께서 교역자에게 들려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이라 생각한다.
훈련은 훈련생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교역자에게도 필요하며 제자훈련을 통해 함께 배워가고 성장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이러한 솔직한 대화들은 신뢰를 쌓는 것뿐 아니라 서로를 성장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훈련 후 일대일 만남
훈련에 대한 감사와 반성 및 앞으로에 대한 격려 및 권면을 하라
훈련 후의 일대일 만남은 훈련이 거의 끝날 무렵 일대일 혹은 3~4명의 그룹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 시간에는 훈련 기간을 통해 가장 많이 변화되고 깨닫게 된 부분과 여전히 아쉬운 부분들을 중심으로 나눈다.
이때는 훈련생의 고백을 듣기도 하지만 내 경우 훈련 기간 동안 그 사람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준다. 그룹으로 할 경우에는 훈련생끼리도 서로의 변화와 성장에 대해 나누게 하는데, 그러할 때 훈련생은 본인이 깨닫지 못했던 변화와 성장의 부분들을 깨닫게 되고, 교역자와 동역자들을 통해 큰 격려와 자신감을 얻게 된다.
이 시간을 통해 순장이나 리더가 되기를 두려워하고, 제자훈련에 대해 만족하지 못했던 훈련생들이 훈련에 감사하며 순장, 리더로서의 마음을 새롭게 다지는 것이다. 그러고 나서 본인은 훈련생에게 앞으로 좀 더 성장하고 변화되어야 할 부분을 진지하게 권면한다.
제자훈련이 모든 훈련의 끝이 아니다. 주님 앞에 서는 그날까지 우리는 성장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에 이전의 훈련의 은혜를 바탕으로 앞으로 더 성장하고 변화될 것을 격려하는 것이다. 사랑의 권면은 훈련 이후에도 훈련생에게 중요한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일대일 만남을 위해
각 훈련생을 위한 영적 성장 노트를 만들라
훈련생과의 일대일 만남은 친밀한 유대감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양육의 과정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훈련생 한 명 한 명에 대한 세밀한 관심이 필요하다. 나의 경우 이를 위해 훈련생 한 명 한 명에 대한 영적 성장 노트를 작성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일대일 만남 이후뿐만 아니라, 과제 점검과 매 제자훈련 이후 각 개인에 대한 메모를 남겨 두는데, 이 메모들은 짧은 것이라도 쌓이면 한 사람을 양육하는 데 매우 유익하게 사용됨을 경험한다. 특별히 일대일 만남 전에 이러한 메모들을 잘 숙지하고 이용하면 만남을 풍성하게 이끌 수 있을 뿐 아니라 양육적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여교역자로서 많은 여자 훈련생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일대일 만남이 갖는 유익을 많이 누려왔다. 제자반 소그룹에서 담을 수 없었던 개인의 문제를 함께 씨름하고 나누면서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는 것은 훈련의 또 다른 기쁨이 아닌가 싶다. 이를 통해 훈련 이후에도 친밀한 만남과 영적 교제가 지속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우리의 인격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 원하시는 주님의 뜻을 따라, 일대일의 깊은 만남을 통해 훈련생과 교역자가 함께 자라가는 은혜가 있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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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전도사는 이화여대 기독교학과(BA, MA) 및 에모리 대학(M.Div., Th.M)을 졸업하고, 사랑의교회 부교역자로 사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