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훈련컨설팅

2010년 11월

의욕을 상실한 훈련생 돌보기

제자훈련컨설팅 김창환 목사 _ 춘천온누리교회

불가능이 없으신 하나님이 일하시는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사역은 사람을 변화시키시는 것이다. 나도 그 능력에 잡혀 변화되었고, 또 다른 사람을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만드는 본질적 사역에 삶을 바치고 있다. 사람을 예수의 제자로 만드는 것은 내가 아니다. 전적으로 성령의 일이며 말씀의 권능이다.
한 사람이 변화되어 예수의 제자로 사는 것은 엄청난 영향력이 있다. 소리 없는 빛이 어둠을 소멸하고 소리 없이 녹는 소금이 썩음을 막고 신선도를 유지하듯, 예수의 제자는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그리스도의 능력이 그의 안에 역사하여 악을 파멸시키고 개혁을 일으킨다. 
만인을 그리스도 예수의 제자로 삼자는 목표로 시작한 교회개척 20년 역사에 제자훈련도 같은 역사를 지녔다. 몸과 마음을 짜냈고, 기도로 몸부림쳤다. 수많은 제자들과 함께하였다. 새벽으로 낮으로 저녁으로 훈련을 했다.
훈련받다가 쓰러진 제자들도 있었다. 그때는 제자훈련의 바닥이다. 나도 바닥이고 제자들도 바닥이다. 바닥으로 내려가면 힘들다. 제자들이 힘들 때 나를 본다. 힘든 나를 본다. 매너리즘에 빠진 나를 본다.
바닥은 차고 올라올 수 있는 마지막 디딤돌이다. 훈련생들보다 더 바닥에 내려간 나를 알면서도 그렇지 않은 척 외식하는 나를 보면서, 훈련을 계속해야 하는 큰 고통도 경험했다. 이러한 주제로 글을 쓰려니 제자들보다 오히려 내가 더 의욕을 상실한 때가 있었다는 것이 떠오른다.
 
인도자의 의욕 상실
개척 사역 이전에도 그렇게 살았지만 교회 개척 이후에도 세 가지에 삶을 드렸다.
첫째, 기도와 말씀, 예배에 삶을 드린다.
둘째, 전도와 기본 양육 훈련에 삶을 드린다.
셋째, 선교와 제자훈련에 삶을 드린다.
몸을 짜내고 아둔한 머리를 써가며 가슴으로 사랑하면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세우는 데 힘을 다하였다. 많은 성도들의 훈련 욕구로 인해 소그룹에 대한 과욕을 부리다가 탈진하기도 하였다. 
제자훈련을 받다가 의욕을 상실한 제자들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인도자가 원하는 바는 아니지만 인도자 자신의 의욕 상실을 경험해 보아야 한다. 예수님을 믿은 후 최초로 암송했던 성경요절은 야고보서 1장 15절이다.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 이것은 인간의 5가지 본능적 욕구인 물욕, 식욕, 성욕, 수면욕, 권력욕, 명예욕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인도자의 능력을 넘어서는 과도한 훈련 욕심도 죄다. 제자훈련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상품처럼 다량생산을 목적으로 할 때 인도자가 탈진하고 제자들도 죽는다. 일주일에 4일을 아침, 낮, 저녁으로 쉴 새 없이 훈련에 매달렸을 때 얻은 것은 두 가지였다. “우리 목사님 열정 있다. 대단하다.” 또 한 가지는 탈진하여 쓰러진 것이다.
그때 깨달았다. 예수님이 왜 여러 개의 소그룹을 인도하지 않으시고, 한 그룹인 12명만 하셨는가를! 여러 그룹을 제자훈련하다 보니 제자들과 충분히 나누지 못하고, 교과서 떼듯이 하는 훈련은 인도자의 의욕 상실과 연결되었다. 그래서 수년 전부터 신실한 부목사님과 함께 제자훈련을 동역하고 있다. 성령의 생기가 감돈다.

 

제자들의 의욕 상실 원인
1) 훈련 기간이 길다
보통 1년 기간이라 하지만 나는 2년이 걸렸다. 3년까지 훈련한 그룹도 있다.
2) 직장 일로 자주 지각하거나 결석했을 때
3) 시험 보는 것 때문에
훈련 중에 시험 보는 것에 지나치게 부담 갖는 훈련생들이 있다.
4) 가족의 반대
저녁 늦게까지 훈련하고 돌아가는 훈련생을 남편 또는 아내가 달가워하지 않거나 핍박할 때 포기하는 경우가 있었다.
5) 암송
특히 암송을 싫어하고 거부하는 훈련생은 암송시간이 벌 받는 것 같다고 한다.
6) 만학도
뒤늦게 방송통신대학 공부에 도전하는 훈련생과 전문 자격증을 따려고 준비하는 훈련생들이 있었다.
7) 예습, 과제, 생활숙제
바쁘게 살다 보니 예습과 생활과제를 소홀히 하는 훈련생은 쉽게 의욕이 저하된다.
8) 몸의 연약함
주로 직장인들이 많이 훈련받는데, 일과를 마치고 두 시간 이상을 훈련하면 체력의 한계를 드러낸다.
9) 직장 또는 주거지 이동
훈련 기간 중에 직장이나 주거지를 멀리 옮겨야 하는 훈련생들은 훈련에 관한 열정이 있을지라도 장기간 훈련은 무리이다.
10) 개인정보 누설
훈련시간에 나눈 개인적인 정보를 다른 훈련생이 제자반 밖으로 누출시켰을 때 서로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시험에 들기도 한다.
11) 훈련받지 않은 성도들의 비난
“제자훈련 받는 사람의 신앙생활이 왜 그래!” 하고 비난 받았을 때 자신은 제자의 자격이 없다고 의욕을 상실한다.
12) 벌금으로 때우려는 의식이 강할 때
13) 훈련 중 부부 간에 사이가 안 좋고 갈등이 생기면 자기오픈이 잘 안 돼 낙담하게 된다.
14) 공동체 의식과 지체 의식이 저하될 때
15) 지각이나 과제물을 안 해오면 벌금을 내는데, 그것이 자주 쌓이면 훈련에 대한 의욕이 상실된다.
16) 인도자가 훈련생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할 때

 

의욕을 상실하게 하는 더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이와 같은 원인들이 반드시 제자훈련 소그룹을 파괴하거나 위기를 가져온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문제가 있으면 처방도 있기 때문이다.

 

의욕 상실한 훈련생 돌보기
1) 인도자가 제자훈련의 의지를 훈련생에게 확고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8명으로 시작된 훈련이 이런저런 이유로 3명만 남은 적이 있었다. 나는 3명과 3년을 훈련하며 다졌다. 지금 그들은 가장 탁월한 교회 청지기로 사역하고 있다.
2) 합심기도를 해야 한다.
훈련을 시작하기 전 찬송과 함께 합심기도를 많이 한다. 각자의 기도제목을 듣고 두 명씩 짝지어 서로를 위해 통성으로 기도한다.
3) 직접 쓴 편지나 카드를 보낸다.
인도자의 감사와 격려가 담긴 편지는 의욕을 상실한 훈련생에게 보약이다.
4) 나 하나쯤 빠져도 된다는 생각은 절대 안 된다고 격려한다.
훈련받다가 힘들면 “저 같은 사람은 빠져도 괜찮을 거예요”라고 빼는 훈련생이 있다. 훈련생의 투정은 인도자의 관심 끌기를 위함이다. 그가 소그룹과 교회에서 중요한 사람임을 주지시킨다.
5) 한 사람도 놓치지 않으려는 열망이 필요하다.
예수님도 12명 중 한 사람 가룟 유다를 놓치셨는데 “내가 예수님인가 뭐!” 하면서 의욕을 상실한 훈련생을 버려두면 안 된다.
6) 제자훈련의 동기와 목적을 반복하여 가르쳐야 한다.
제자훈련은 교회관을 형성하는 데 본질적인 단초를 제공한다. 어떤 교회를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해 질문하고 반복적인 설명을 통해 바로 그 교회를 함께 만들자는 동기부여를 하며 그 목적을 이해시킨다.
7) 과제점검에 대한 율법적 적용보다는 융통성이 필요하다.
흔히 제자훈련하는 이들이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과제에 대한 엄격한 적용이다. 물론 느슨해선 안 되지만, 과제점검을 엄격하게 하며 훈련생들이 과제를 완벽하게 해오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이해를 하지 않으면 인도자와 훈련생 사이는 멀어진다. 훈련에 차질 없는 범위에서 융통성을 발휘하는 과제점검이 필요하다.
8) 성육신적 훈련을 해야 한다.
인도자가 훈련생들의 마음의 분량과 생활과 지적 수준을 이해하고 같은 눈높이에서 훈련해야 한다. 예수님이 죄인들에게 찾아가셔서 눈높이를 맞추어 주신 것처럼 해야 한다.
9) 함께 식사한다.
훈련 중에 종종 다 같이 식사시간을 가졌다. 나도 대접하고 훈련생들이 돌아가며 대접했다. 식사하면서 같은 가족임을 경험한다. 지나치게 의욕을 상실한 훈련생은 개인적으로 초대하여 나와 아내와 함께 식사를 한다.
10) 무릎으로 하는 훈련이다.
제자훈련은 지식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경험으로도 아니다. 방법도 아니다. 기도가 힘을 잃을 때 제자훈련도 힘을 잃고 탈진한다. 인도자는 다른 사역보다 기도를 많이 해야 한다. 목자가 양의 이름을 부르듯 훈련생들 이름을 불러가며 기도해야 한다.
11) 제자훈련의 근육을 키워주어야 한다.
훈련하고 배우기만 하여 머리만 커진 제자훈련은 균형을 잃는다. 반드시 사랑으로 섬기는 사역을 병행해야 한다. 교회가 훈련생들을 실업자로 놓아두지 말고 일자리를 주어 보람을 갖게 해야 한다.
12) 제자훈련에 실험은 없다.
실험 삼아 하는 훈련은 실패한다. 주어진 시간의 제자훈련은 한 영혼을 쓰러뜨릴 수도 있고, 세울 수도 있는 중요한 순간이다. 삶을 걸지 않으면 제자훈련은 없다. 제자훈련의 광인론을 되새기며, 제자훈련 하는 동역자들과 훈련생들의 의욕에 생기가 넘치기를 바란다. 

-----------------------------------------------------------------------------------

김창환 목사는 총신신대원을 졸업하고, 춘천온누리교회 담임목사로 시무하고 있다. 현재 예수제자운동(JDM) 한국 이사장으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