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훈련컨설팅

2014년 06월

제자훈련 시간 안배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제자훈련컨설팅 최현범 목사_ 부산중앙교회

Q

저는 제자훈련을 시작한 지 아직 1년이 안 된 새내기 목회자입니다. 올 상반기에 제자훈련을 처음 인도하다 보니, 자주 옛날 습관이 나와 길게 설교하며 정해진 시간을 넘기기 일쑤입니다. 게다가 질문하고 답을 듣는 시간을 잘못 계산해서, 훈련을 마칠 시간이 돼도 해야 할 질문이 아직 남아 있을 때가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정해진 시간 안에 제자훈련 교재의 질문들을 다 끝낼 수 있을지, 또 질문을 그냥 끝내지 않고 효과적으로 훈련생들의 내면을 터치할 수 있을지, 그 방법이 궁금합니다.


A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제자훈련을 하면서 시간 안배에 만족스럽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것은 제자훈련이 일방적인 설교나 강연이 아니라, 훈련생들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뤄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잘 준비한다고 해도 예상 못한 질문이 나올 수도 있고, 어떤 문제에 가서는 갑자기 훈련생들의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많은 대화가 쏟아져 나올 수 있습니다. 또 준비할 때 미처 생각지 못했는데, 훈련 도중에 어떤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고 여겨지면서 거기에서 시간을 끌게 되는 일도 있습니다. 우리가 훈련을 시키기 이전에 성령께서 진정한 훈련자라고 고백하며, 정한 시간의 틀에 너무 매이지 않는 것도 중요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늘 이런 일이 반복돼 교재를 끝맺지 못하고 중도에서 마친다면, 그것은 바람직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인도자는 준비 과정에서 전체 시간을 미리 예측하고 안배해야 합니다. 물론 실제 훈련에서는 계획한 시간 그대로 되지 않지만, 그래도 미리 준비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하나님 앞에서’ 점검하는 훈련 초반
제자훈련은 크게 세 단계로 나눠집니다. 교재를 갖고 공부하기 전 단계, 교재로 공부하는 단계 그리고 마무리하는 단계입니다. 미리 이 과정에 얼만큼의 시간이 필요할지 계산해야 합니다.
먼저 교역자는 훈련 시작 15분 전쯤 훈련 장소로 가서 훈련생으로 하여금 오는 순서대로 ‘하나님 앞에서’를 기록하게 하고, 어떻게 지냈는지 안부를 묻습니다. 그리고 다 기록한 것을 보면서 특이사항을 빠른 시간 안에 표시합니다. 시간이 되면 조용한 묵상 기도와 찬양으로 훈련을 시작합니다. 찬양도 시간을 대략 예상하고 준비합니다. 찬송가의 경우 4절까지 있으므로 복음송보다는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찬양을 마친 뒤 몇 가지 기도제목을 놓고 합심 기도를 하면, 대략 15~20분 정도 할애됩니다.
그후 ‘하나님 앞에서’를 갖고 한 주간의 삶을 나눕니다. 기도나 성경 읽기가 부족했던 사람에게는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묻고, 모든 것이 잘 된 사람에게는 승리의 비결을 나누게 합니다. 그리고 과제 점검을 통해 성경 암송도 하고, 큐티나 생활과제를 나누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다음 주 과제를 안내합니다. 여기에 20~25분 정도를 사용하면서 교재로 하는 공부 전 단계로 대략 4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사전 준비와 성령의 도우심을 구하는 훈련 시간
교재를 다루는 시간은 대략 1시간 30분 정도가 됩니다. 교재는 크게 3~4개의 대지를 갖고 있고, 그 속에 대략 10~15개의 질문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제자훈련은 귀납법적으로 훈련생들을 대화의 마당에 끌어들여 적극적으로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대체로 교역자는 설교하고 교인들은 듣는 데 익숙하다 보니, 훈련생들의 소극적인 반응과 어색한 침묵의 시간을 참지 못해 교역자가 말을 많이 하게 됩니다. 이것이 반복되면 훈련은 활기를 잃어갑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전에 질문에 관한 보다 세심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 준비란 질문에 답할 대상자를 미리 염두에 두는 것입니다. 교재의 질문은 내용관찰, 해석 그리고 반응과 적용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같은 반 훈련생이라고 해도 신앙 경륜도 다르고, 자기 오픈의 성향도 다릅니다. 그러므로 이를 파악해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에게 질문을 주는 것입니다. 가령 답이 단순한 내용관찰은 아직 미숙한 훈련생에게, 해석을 요하는 까다로운 질문은 성장한 훈련생에게 합니다. 그리고 반응과 적용 질문의 경우 첫 사람이 피상적인 이야기를 하면, 다음 사람도 그런 식으로 따라하게 되므로 첫 질문자로 자기 오픈이 자연스러운 사람을 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가 적절한 적용을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기준과 도전을 주게 됩니다.
일반적으로는 큰 대지별로 시간 안배를 적절하게 하는 것이 좋지만, 때로는 성령의 인도하심에 맡기는 것도 필요합니다. 어떤 반응과 적용 질문에서 훈련생들이 진지한 적용을 해나간다면, 예정된 시간이 초과한다고 해도 막지 말고 더 많은 시간을 줄 필요가 있습니다.

 

요약정리와 적용하게 하는 마무리 시간
특별히 제자훈련은 마무리가 중요합니다. 마무리하는 데는 약 30~4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10~15개에 이르는 많은 문제를 갖고 다양한 내용을 다뤘기에 정리가 잘 되지 않은 채 끝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교역자는 약 3분간 오늘 배운 것을 요약정리해줘서 공부한 말씀을 마음에 담게 해 줍니다.
그리고 약 5~10분간 각자 묵상의 시간을 가지면서 깨달은 점, 회개할 사항, 실천 사항을 생각하고, 기록하게 합니다. 이 시간 교역자는 성령께서 각 사람을 만지시고 인도하시도록 기도합니다. 그리고 기록한 것을 읽게 해 서로 다른 깨달음을 나누면서 공유하게 합니다.
그 다음에 각자 기록한 것을 놓고 개인 기도의 시간을 준 뒤, 각자 돌아가면서 적용을 고백하는 기도를 드립니다. 그리고 교역자가 마무리 기도를 하면서 훈련 시간을 마칩니다.
혹시 교재에서 다루는 양이 많다고 여겨지는 과의 경우, 앞뒤 부분의 찬양과 기도를 조금 줄여 융통성 있게 인도합니다. 적절한 시간 안배는 훈련생에게 교역자가 훈련을 잘 통제해 인도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면서 더욱 인도자를 신뢰하게 할 것입니다.

 

 

최현범 목사는 서울대와 총신대신대원(M.div.)을 졸업하고 독일 보쿰대 신학박사(Th.D 조직신학/윤리학), 전 사랑의교회 부목사, 전 도르트문트제일교회 담임목사를 거쳐 현재 부산중앙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