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훈련컨설팅

2015년 05월

CAL세미나 이후, 무엇부터 해야 합니까?

제자훈련컨설팅 김동오 목사_ 태장성결교회

Q_ 저는 이번 100기 CAL세미나를 수료한 수료생입니다. 이제 CAL세미나가 끝난 지도 2주가 지났습니다. 안성수양관에서는 마음에 불이 붙어서 가슴이 벅찼는데, 수료한 지 2주가 지나니 무엇부터 해야할지 막막합니다. 『평신도를 깨운다』 책은 다시 읽고 있으며, 교회 내에 제자훈련을 할 만한 사람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저희 교회는 150여 명 정도 되는 기성 교회인데, 그동안 담임목사가 여러 번 바뀌면서 성도들의 마음도 많이 불안한 상태입니다. 저는 부임한 지 2년 정도 됐으며, 그동안 성도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데 힘썼습니다. 이제 훈련으로 주님의 제자들을 양육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제자훈련을 하기 위해서 무엇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까요?


A_ 목사님의 질문을 읽으니 제가 CAL세미나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가 떠오릅니다. 옥한흠 목사님의 ‘광인론’과 ‘교회론’ 강의를 들으며 눈물을 참 많이 흘렸습니다. 그리고 여러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차근히 토양 작업을 한 덕분에 현재 제자훈련 9기, 사역훈련 4기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CAL세미나 수료 후 제자훈련을 즉시 시작하는 것이 좋은지, 여건을 만든 후에 시작하는 게 좋은지 결정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세미나 수료 후 제자훈련을 미루다 보면 아예 못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래서 즉시 시작하라고 권유하는 분도 계십니다. 반면, 여러 해 제자훈련을 진행한 목회자들 중에는 ‘처음부터 시스템을 잘 갖춰 운영하는 게 좋았겠다’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어느 것도 왕도는 없습니다. 교회 환경과 지도자의 성격 등을 반영해 결정하면 됩니다. 저는 ‘내가 처음으로 돌아가 제자훈련을 시작한다면 어떻게 할까’라는 입장에서 몇 가지 조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교회의 토양을 점검하십시오
제자훈련에서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토양 점검’입니다. 당회는 제자훈련을 긍정적으로 보는가? 성도들은 성경공부를 해 본 경험이 있는가? 성경에 대해 충분한 지식이 있는가? 등을 점검하는 것입니다.
오늘날은 한국 교회의 갈등으로 인해 ‘제자훈련’에 대한 이미지도 동반 실추된 면이 있습니다. 따라서 목회자는 제자훈련이 목회 프로그램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목회 철학이며 목회의 본질임을 성도들과 공유해야 합니다. 당회 그룹, 기관장 그룹 등과 함께 교회 본질에 관한 책을 읽고, 그 정신을 공유하는 것도 좋습니다.

 

인도자가 먼저 제자훈련을 체험해 보십시오
CAL세미나는 제자훈련 교재를 다루는 세미나가 아니라 목회 철학을 바꾸는 세미나입니다. 그래서 목회자들이 제자훈련을 직접 체험해 볼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경험 없이 제자훈련을 인도하다 보면 다양한 문제들을 만나게 됩니다. 따라서 목회자가 먼저 소그룹의 구성원이 돼 제자훈련을 경험해 보면 훈련생들의 마음을 충분히 읽을 수 있습니다.
교재 연구도 만만하지 않습니다. 인도자가 제자훈련을 먼저 경험하게 되면 교재 연구의 중요성도 알게 됩니다. 제자훈련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미리 체험해 보고 설계해 보려면 제자훈련 체험학교에 참석하거나, 같은 지역에서 CAL세미나를 수료하신 분들과 함께 제자훈련을 선행 학습하시는 것이 도움 됩니다.

 

도움 받을 수 있는 통로를 찾아 최대한 활용하십시오
제자훈련 1세대들은 대부분 홀로 제자훈련을 시작했습니다. 심지어는 CAL세미나 참석 없이 홀로 제자훈련을 인도하다가 CAL세미나를 만나, ‘제자훈련’의 우수성에 감탄하며 “진작 이 과정을 알았더라면 이렇게 고생하지 않았을 텐데”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이런 분들을 멘토로 삼아 계속해서 조언을 얻는다면 제자훈련의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 제자훈련을 하는 목사님 곁에는 어디에나 ‘CAL-NET 지역 모임’이 있습니다. 그분들에게 제자훈련을 시작할 때의 얘기를 물어보십시오. 또한 실패한 얘기를 꼭 물어보십시오. 대화 속에서 잔잔한 Tip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분들 자체가 제자훈련의 증인들이기 때문입니다. 제자훈련은 가르치는 게 아니라 삶이 변화되는 훈련이기에, 인도하는 사람도 제자훈련을 하면서 변화됩니다. 제자훈련을 제대로 인도한다면 말입니다.
그리고 국제제자훈련원 홈페이지를 활용해 보시기를 권면합니다. 꼼꼼하게 사전 보듯 홈페이지를 보십시오. 홈페이지에는 제자훈련의 전 과정이 담겨 있습니다. 또한 국제제자훈련원에서 발간되는 월간 <디사이플>도 활용해 보십시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나만의 제자훈련의 큰 지도’를 그릴 수 있습니다.

 

1기 훈련생 선발에 목숨을 거십시오
제자훈련생들을 모집할 때, 급한 마음에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다 받아들이다 보면 도중에 하차하는 분이 많이 생겨 결국 제자훈련을 통한 변화를 얻기 어려워집니다. 우리는 평생 제자훈련을 인도할 사역자입니다. 첫 기수 훈련생은 제자훈련을 통해 신앙면에서나 생활면에서 변화되기를 간절히 원하는 분들을 중심으로 선발하시기 바랍니다.
독수리의 눈으로 훈련생을 찾으십시오. 물론 성도수가 아주 적은 경우라면 있는 대로 해야 합니다. 이와는 별도로 당회 그룹 혹은 지도자 그룹 중심의 제자훈련을 미리 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 그룹이 서로 신뢰하고 인정하는 분위기 속에서 제자훈련을 진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그룹이 지속적으로 제자훈련을 지지하고 후원하는 그룹이 되게 해야 합니다.
훈련생을 선발할 때는 분명한 원칙을 제시하십시오. 처음에 제대로 제시하지 않은 원칙을 중간에 강조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또한 힘들어 하는 훈련생을 끝까지 데리고 같이 가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 훈련생에게도, 함께 참여하는 성실한 다수의 훈련생에게도 유익하지 않습니다.

 

위 내용을 읽고 꼼꼼히 잘 준비하셨다면 금년 8월 말부터 제자훈련을 시작하시기를 권면합니다. 제자훈련은 어느 때나 시작해도 좋지만 가능하면 2월 말, 8월 말부터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훈련은 끊고 맺는 것이 분명해야 합니다. 모집, 입학, 수료 시기가 상식선에서 분명하면 교회에서 제자훈련을 시스템화하기가 좋습니다.


김동오 목사는 서울신학대학교 신학과(B.A)와 동 대학 신학대학원(M.Div.)을 졸업했다. 현재 원주 태장성결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